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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모든게 신기하고 어메이징 했던 방타이- Ep.4-1

방콕가즈앙
2025.04.10 추천 0 조회수 121 댓글 6

 

 

결국 일요일 밤, 시간도 꽤 늦었겠다 싶어서 판다에 자리가 있겠거니 하고 들어갔어. 그런데 이게 웬걸? 와... 정말 사람들이 집에 안 가는 거냐고 묻고 싶을 정도였어. 역시 파타야의 밤은 대단하더라. 발 디딜 틈조차 없고, 클럽 자체도 작아서 더 북적북적한 느낌이었어.
지나가는 웨이터를 붙잡고 테이블 하나 잡아달라고 부탁했지. 그 뒤로 웨이터랑 한 바퀴 돌아보는데, 웬만한 테이블은 다 짝이 이미 정해져 있더라고. 뭐, 새벽 4시에 들어간 내가 잘못이긴 해. 딱 보니까 혼자 남은 푸잉 한 명 있는 테이블도 있었는데... 솔직히 내 기준으론 푸잉 점수 "D"였어. "당신은 낙제점입니다. 내년에 재수강하세요." 이런 느낌? 
솔직히 클럽 자체가 너무 좁고 사람은 많아서 숨 막히더라. 게다가 나만 멀쩡하고 다들 취해 있으니 좀 애매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퇴각. 판다 앞에서 한숨 돌릴 겸 담배 하나 피우고 있었는데, 레보들이 자꾸 나한테 들러붙는 거야. 정말 레보들에게 인기 있는 스타일인가 싶기도 하고... 이 상황이 오징어젓, 창란젓, 명란젓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다 갑자기 1일차 때 만났던 잉글랜드 브로가 "미스트에 와서 보틀 깠으니 와서 꽁술 마셔라"라는 라인을 보내왔어. 또 "마이 풴 라잌 유!" 외치라는 건가 싶어서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미스트로 갔지. 근데 여기는 판다보다 사람이 더 많더라고. ㅌㅌ.
문득 배도 고프고, 별다른 아이디어도 안 떠오르길래 결국 베카딘으로 이동했어. 또 베카딘이라니 웃기지만 그래도 익숙해서 좋다? 토니랑 간단히 인사 나누고, 웨이터 동생이 구워주는 무카타로 배를 채우며 한숨 돌렸어.
그런데 원두막처럼 생긴 테이블에 남자 한 명, 여자 세 명이 앉아 있더라고. 그중에 모자를 쓴 푸잉이가 자꾸 나를 쳐다봐서 슬쩍 웃어줬지. 그리고 와이파이 신호를 보내줬는데, 이게 또 통했는지 자꾸 나보고 오라고 손짓을 하는 거야. 까올리의 자존심이 있지, 오라면 막 가냐? 그래도 한참 즐기는 척하다가 "응, 갈게. 잠시만! 배 좀 채우고." 이렇게 여유 부려봤어.
결국 못 이기는 척 술잔을 들고 그 테이블로 이동했지. 거기 있던 남자는 대만에서 온 브로였는데, 다행히 매너가 좋은 친구더라. 서로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 앉았어. 그런데 갑자기 가위바위보를 하자는 거야! 아니, 도대체 여긴 왜 이런 게임밖에 안 하냐고. 그래도 별수 없이 가위바위보 좀 하다가 옆자리 푸잉이 내 손을 덥석 잡고 기대는 거 있지?
순간 '헐... 이거 혹시 헐리 끝나고 누구랑 파트너 못 구해서 나 주워 가는 건가?' 싶었지만, 뭐 어때? 원래 이런 데 아니겠어?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옆자리 푸잉 말고 맞은편 푸잉이가 내 스타일이었단 말이지... 욕심내다 다 놓치는 건 아닐까 잠깐 고민도 했지만 손 잡아주는 분위기에 따라가기로 했어. 특히 친구비용 얘기도 안 꺼내길래 아무런 의심 없이 호텔로 향했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너에게 샤워를 하라고 권했어. 하지만 너는 다리를 다친 건지 붕대를 감은 상태였고, 샤워를 할 수 없다고 말했지.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이제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 할 때가 된 것 같기도 해.
나는 피로를 씻어내려 시원하게 샤워를 마쳤고, 이후 국군도수체조 운동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 그런데 너는 그냥 거기서 뻗어버리더라. 어이가 없었지.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싶어서 순간 짜증이 확 올라왔어. 뭐 하러 따라온 거냐 싶기도 하고. 
그러다 너를 깨워볼까 싶어서 장난처럼 손을 뻗어 살짝 건들다가, 밑으로 손을 슬쩍 넣었다가 재빠르게 빼봤지. 그런데 내 손에서 느껴지던 그 청량한 감각은 온데간데없이, 오히려 어떤 독극물에 쩔은 듯한 기분이 들더라. 정말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어.

 

 

결국엔 'ㅂㅈㅇ' 상황에 당첨됐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지. 뭐 사실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고 예상은 했었던 게 솔직한 마음이야. 한 번쯤은 'ㅂㅈㅇ'이라는 내상을 피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몸도 피곤했겠다, 이쯤에서 오늘 하루는 그냥 포기하고 쉬는 게 낫겠다 싶었어. 난로나 켜고 푸잉난로(*)나 간단히 준비해서 먹자고 결심했지. 결국 그렇게 셀프 위로 같은 식사 한 끼로 하루를 마감하는 셈이 되었네.
 

댓글 6


ㅂㅈㅇ 경보 심하군요 ㄷㄷㄷ

와 내상 이거 오래 가는데

ㅂㅈㅇ 어택 ㄷㄷㄷ

손잘릴만 하쥬

와 현타 씨게 오셧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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