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린이의 못말리는 여행기#4
어제 파타야에 도착했을 때,
기대와는 달리 실망이 가득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진리의 성전을 방문한 후 잠시 쉬면서 글을 쓰러 왔다.
어제의 무미건조함 때문인지 오늘은 흥이 나질 않는다.
방콕이 내게 더 맞는 것 같다.
하루뿐이었지만 너무 재미없었다.
워킹 스트리트를 걸어보았지만 특별한 감흥도 없었고,
Xs라는 곳에 들어가 보니 방콕보다 사람들의 영혼이 죽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길거리에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너무 많아서 픽업하려고 해도 민망할 정도였다.
그렇게 실망하고 판다와 헐리우드를 다녀왔는데,
마치 트루먼 쇼에 출연하는 기분이었다.
클럽이라기보다는 헌팅 술집 같은 느낌이었다.
춤추는 사람은 거의 없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가격 흥정을 하는 모습이었다.
노래는 왜 그렇게 뽕짝이 많은지 모르겠다.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정신 놓고 놀고 싶어도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마치 닭장 같았다.
내가 못 노는 인간인가 보다.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고 싶다.
일단 써보겠지만 오늘은 재미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나조차 흥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사실 4일 차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숙취에 시달리며 눈을 뜬 아침,
일상처럼 그랩으로 한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제육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폭풍 흡입해버렸다.
해장을 마쳤지만 여전히 술기운이 가시지 않아 친구와 함께 수영장에 가서 술을 깨기로 했다.
한참 고민하던 중,
한국에서 알던 형이 추천했던 ktv가 떠올랐다.
그는 거기에 꼭 세 명의 진주가 있다고 했고,
꼭 가보라고 권유했었다.
지금까지 돈을 아끼며 놀았으니 오늘은 편하게 지갑을 열어보자고 결심했다.
아고고픽업이나 테메 같은 곳도 안 가봤으니 오늘은 마음껏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코리아타운으로 향했고,
약 15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한국에 있는 형님이 실장 같은 사람과 연결해준다고 해서 라인을 받았고,
그분과 대화 후 방번호를 받았다.
처음 방문하는 코리아타운이라 한번 둘러본 뒤 3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왜 천장을 두꺼운 은박지로 감싸놓았는지 궁금했다.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방번호를 말하고 들어가서 술을 고르는데,
쭉 푸잉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오 형이 말해준 이야기가 정말 정확했어.
그중에서도 딱 세 명이 눈에 띄었지.
동남아 특유의 매력을 지닌 귀여운 친구를 선택했어.
그녀는 참 예뻤어!
나는 항상 키가 큰 여자들만 만나왔는데,
작은 키의 그녀를 보니 왜 이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더라.
웃음도 많고 긍정적이라 좋았어.
오늘은 여기서 끝을 보자며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내 친구의 파트너가 한국말을 너무 잘하는 거야.
전라도 사투리까지 구사하며 재미있게 말하더라고.
깜짝 놀랐지.
그래서 중국 주사위 게임도 배우고 술을 마시며 즐겼어.
하지만 술기운에 몸이 근질근질해졌어.
파트너도 마음에 들었고,
방콕에 가면 테라와 돕앤더티에 꼭 가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오케이, 클럽 가자!" 하며 우리는 클럽으로 향했어.
그곳은 정말 쾌적하고 좋았어.
음악도 괜찮았고 분위기도 훌륭했지.
사진을 찍었지만,
친구가 너무 노골적으로 나와서 스티커로 가리려다 결국 올리지 않기로 했어.
우리는 흥을 돋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내 파트너가 친구들이 있다고 하면서 잔을 들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따라갔다.
거기에는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이 있었는데,
보자마자 그들은 잔을 건네며 환영해 주었다.
술을 마시던 중 한 남자가 갑자기 내 귀에 속삭였다.
"한국인이시죠?"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네! 네!!!! 네!!"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그리고는 물었다.
"여기 놀러 오신 거예요?" 나는 답했다.
"아뇨, 여기 살아요." 그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옆의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옆에 있는 애가 3년 정도 사귄 사람인데 오늘 생일이라서 만났어요."
그렇게 우리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고,
나는 다시 무아지경의 세계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춤추고 술을 마시던 중 아까 만난 한국 사람이 우리 테이블로 합석했다
. 그와 함께 온 친구 푸잉도 있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껴안고 춤추며 대화를 나누었다.
알고 보니 그는 나보다 훨씬 연장자였고,
처음에는 젊어 보여서 동생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훨씬 형님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방콕에 살면 젊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푸잉은 나와 함께 즐겁게 놀며 안기고 춤을 추었다. 내 친구 파트너가 물었다.
"오빠, 왜 그렇게 신났어?"
좋지 않냐! 즐겨보자, 예이예!
"오빠 너무 웃긴데."
왜! 재밌잖아, 헿.
"저 여자 둘이 오빠랑 노는 거 재밌다고 계속 얘기해."
어쩔 티비, 힣.
그렇게 정신을 잃어가는데,
춤추느라 몰랐던 친구의 얼굴을 보니...?!
나보다 더 맛이 간 게 보였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모든 걸 멈추고 클럽에서 뛰쳐나왔다.
나도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줄이 점점 놓여가기 시작해서 부랴부랴 그랩을 잡고 바로 호텔로 돌아왔다.
형들, 다들 알지? 집에 오자마자 필름이 딱 끊기는 그 기분.
나도 그렇게 됐어. 하하. 잠에 빠져들었고,
내 파트너도 곧바로 꿈나라로 갔지.
눈을 떠보니 둘 다 옷을 입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어.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넘었더라고.
나는 일어나서 샤워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내 파트너가 들어오는 거야.
"같이 할래?" 라며 말이지.
뭐야 이건! 너무 좋잖아~
우린 점심때까지 태국의 날씨보다 더 뜨겁게 놀았어.
이제 슬슬 얘가 가야 하는데 안 가더라구.
그래서 오후 3시쯤까지 꽁냥거리다가 내가 힘들어서 친구 핑계를 대고 보냈어.
여기까지가 4일차의 끝이야!
파타야에서 무엇을 해야 재미있을까?
많은 이들이 파타야가 흥미롭다고 말하지만,
나는 왜 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어제 친구들처럼 가서 번호를 따고 그런 활동을 해야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지금은 할로윈 시즌인데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브로들,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댓글 16
뭐 술값에 방값에 그런게 막 붙었던거같은데... 술값은 대충 3500정도였던거 같아
난 놀고싶은데 틈도 안줘 중국인들은 겁나 많고 한국인도 개많아
이럴거면 걍 한국에서 놀지!!!! ㅠㅠㅠㅠ
파타야와 방콕은 확실이 차이가 있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
아고고 가고 소이혹 가고 판다, 헐리우드 갔으면 파타야에서 웬만한건 다 한것 같은데..
재미가 없었다면 그런 분위기가 안 맞는거라고 생각돼.
아님 색다르게 부아카오쪽 가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
판다클럽을 가도 푸잉들은 놀고 즐기는 장소이기 보다는 우선은 영업장이거든.
그러다 보니 노는 것보다 짝을 구하는게 먼저고 짝을 구하고 돈 이야기가 확정되어야 노는 분위기가 형성돼.
방콕은 달랐을거야! 놀다가 서로 맞으면 같이 즐기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
파타야에서는 거의가 돈이 우선이야!
브로가 방콕에서는 그러지 않은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파타야의 이런 분위기를 먼저 보다보니 현타가 온게 아닌가 싶어!
하지만 푸잉들이 돈 문제가 해결되면 텐션은 미친듯이 올라가! 진짜 엄청난 에너지로 놀아!
돈 값어치를 해야 하거든.
확실히 내가 느끼기에는 유흥의 강도나 분위기정도, 즐길거리는 방콕보다 파타야가 더 다양하다고 생각돼!
그러나 임하는 자세에 따른 차이점이 있고 브로는 방콕이 더 맞았던게 아닐까 싶어.
파타야에 기대를 많이 했을텐데 그 기대를 충족 시키지 못해서 많이 아쉽네!
인니 브로말대로 파타야는 사업장이 맞지 ㅎㅎ
9월에 만났던 푸잉들 어제 할로윈에 다 판다에있더라!
나도 클러빙하면서 춤추는편인데 요즘에 판다는 진짜 춤추는애들도 없고 점점 별로인거같은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