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라차 이야기 3
자꾸 두 시간마다 눈이 떠지네. 동남아를 그렇게 자주 다녔는데, 항상 처음에는 이렇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더라고. 어제는 아침부터 24아이와 즐겁게 보내고 있었어. 그런데 3시 반쯤 되니까 갑자기 회의가 있어서 가게에 일찍 가야 한다는 거야.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더 늦게 갔으면 나의 하루가 좀 짧아졌을 테니까.
오늘 뭐 할 거냐길래 저녁에 약속이 있다고 했어. 다시 놀러 오라고 할까 봐 바로 선을 그었지. 이 24아이와는 정말 잘 맞았어, 하루로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하지만 때로는 관계를 끝낼 때 잘 끝내야 해. 동남아에서 10년째 여행하고 사귀어도 보고 연인 같은 시간도 보내 봤지만, 내 결론은 이틀 이상 함께 지내는 건 아니라는 거야. 정 들면 여러모로 복잡해지니까.
그렇게 가볍게 마사지를 받고 저녁을 먹으니 어느새 7시가 되었어. 놀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 그런데 3일 동안 잠도 못 자고 돌아다녔더니 몸살이 나 버린 거야. 이제 무리하면 금방 몸이 반응하나 봐. 겨우 몸을 일으켜 약국에 가서 약을 사 먹었어. 이렇게 아쉬운 하루를 보내버릴 수는 없는데 말이야.
누워 있으니까 24아이에게서 연락이 왔어. 오빠 뭐 하냐고 묻길래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 있다고 했더니 걱정하면서 끝나고 오겠다는 거야. 아픈데도 챙겨주려 하니까 괜히 예뻐 보이더라. 그런데 태국 약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몸 상태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더라고.
이미 24아이는 오기로 했고, 중간에 나가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서프라이즈로 그 아이의 가게로 향했어, 손님이 없다고 하길래. 도착해서 들어가 보니 다른 손님과 함께 앉아 있어서 그냥 눈 인사만 하고 나왔어. 에라, 나온 김에 다른 가게 한번 둘러볼까 했는데 연락이 오네. 손님은 아니고 잠깐 같이 앉아 있던 거라고, 빨리 다시 오라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갔지.
아프면서 어떻게 왔냐고하면서 약까지 챙겨주는 거야. 이따가 주려고 미리 사다 놓았다고 하더라고, 또 한 번 감동받았어. 맥주 한 잔하고 나서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규정에 걸린다고 먼저 방에 가 있으라는 거야. 그 말은 바파인을 내지 말라는 얘기겠지.
일을 마치고 쫓아오는데 왜 이렇게 예뻐 보이는지, 그렇게 또 하룻밤을 함께 보냈어.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말이야. 대화 중에 내일은 출근하기가 너무 싫다며 벌금을 내줄 수 없냐고 하더라. 5000바트인데, 알고 보니 원래 9시 이전 바파인 2500, LD 20잔 해서 총 6300바트인데 1300은 본인이 낸 거래.
원래라면 바로 거절했을 텐데, 아픔까지 챙겨주고 모든 게 잘 맞아서 고민하게 되더라. 피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알겠다고 했지. 대신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약속을 받았어. 그리고 바로 첫 번째 미션을 침대에서 진행했지. 첫 미션은 너희 상상에 맡길게.
두 번째 미션은 다음 편에서 이어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