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계획대로 0.1도 되지 않았던 1년만의 방타이 방콕편 -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번 주 18일부터 22일까지 3박 5일간 다녀온 방콕 여행 후기를 한 번 써보려고 해.
22일에 한국에 도착해서 어제와 오늘은 밀린 업무를 정리하느라 바빴는데, 이제서야 겨우 시간을 내게 됐어.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방콕 여행은 음... 뭐랄까, 엄청 특별히 좋았다거나 너무 안 좋았다는 느낌은 아니었어.
이번이 벌써 7번째 방문이고 작년 이후 1년 만에 갔는데, 아마도 일정이 짧았던 탓인지, 아니면 3일 내내 비가 와서 그런 건지, 뭔가 전과는 다른 기분이더라고.
자, 그럼 바로 시작해 볼게!

그는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그동안 쌓여온 피로를 풀고 새로운 활력을 되찾기 위해 짧은 휴가를 계획했다. 이번 여행은 그가 특히 기다려온 1년 만의 방콕 3박 5일 일정이었다.
사실 방콕은 그에게 낯선 도시는 아니었다. 2017년부터 매년 한 번씩 방콕이나 파타야를 방문해온 그는 이번에도 익숙한 장소에서 여유를 즐길 계획이었다. 금요일 오전 9시 35분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문제는 전날 밤에 생겼다. 회사에서 예정에 없던 전체 회식이 갑작스럽게 잡힌 것이다.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회식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적당히 취해 일찍 잠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동료들과 소고기에 소주 몇 잔을 곁들여 대화를 나누었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10시쯤이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든 그는 알람 소리에 정확히 새벽 4시 반에 눈을 떴다.
씻고 여행 준비를 마친 뒤, 그는 새벽 4시 52분에 출발하는 공항 버스를 탔다. 이른 시간 덕분에 도로는 한산했고,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여행에 대한 설렘이 그의 얼굴에 생기를 더했다. 버스 창밖으로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기다려라, 푸잉들아!
공항에 도착한 그는 타이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신속하게 수속을 마쳤다. 비행기 탑승까지 남은 시간 동안 스마트 패스를 이용해 긴 대기 줄을 피해 보안 검사를 통과한 후, 면세점을 지나 바로 라운지로 향했다.
'이런 맛에 시간을 앞당겨 오는 거지.' 속으로 미소 지으며, 컵라면과 맥주 한 잔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여행 일정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탑승 시간이 가까워지자 게이트로 향하며 가슴 한편으로 눕코노미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평범한 좌석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6시간은 꽤 길게 느껴졌지만,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피곤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설렘으로 가슴이 가득 찼다. 입국 수속도 빠르게 끝냈고, 곧바로 공항 밖으로 나가 차량을 호출했다. 그랩과 볼트를 동시에 검색해 보니 볼트가 거의 반값이었다. 더 고민할 필요 없이 그는 볼트로 예약했고, 약 30분 뒤 방콕 시내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그가 선택한 숙소는 호텔이 아닌 통러 지역에 위치한 Alcove 콘도의 에어비앤비였다. 도착 후 확인해보니 숙소의 룸 컨디션은 비교적 괜찮았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편안한 분위기가 돋보였지만, 문제는 방음이었다. 외부 소음이 거의 별다른 차단 없이 방 안으로 들이쳐왔다. 평소 자신을 소음에 둔감한 편이라 여겼지만, 이곳에서는 스스로의 자신감마저 흔들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소음이었다.

숙소에 도착할 무렵,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일 거라 여겼지만, 비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하늘은 어둠을 더하며 그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비를 핑계로 계획을 미룰 수 없었다.
오늘 저녁 7시에 이미 중요한 약속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미리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율했던 만남이었다. 상대는 그에게 관심을 드러내 온 여러 푸잉들 중 한 사람으로, 장소는 방콕의 라마9 Park Terrace로 정해졌다.
특히 그녀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며 호감을 표시했던 만큼, 그는 이번 만남에 나름 기대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상황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며 그의 마음속에 작은 불안감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계속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