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의 즐거움 보단 과정의 즐거움 마지막편
드디어 우리의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어...
형들이 방콕에서의 일은 그대로 두고 오라는 말을 많이 했기에, 나도 최대한 그 조언을 따르려 노력하고 있지만, 참 쉽지 않구나.
우리는 클럽에 갈지 말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어. 형들이 너무 많아서 새장국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마지막 밤이기도 하고, 만약 새장국이라면 밖으로 나가 다른 곳에 갈 수도 없으니 이 특별한 밤을 망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내 마음 한편에는 일반인 푸잉과 하룻밤의 로망이나 꽁ㄸ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결국 우리는 모험을 선택했어!

낮에는 친구들과 함께 짝두짝 시장을 거닐며 다양한 선물을 골랐다. 실내 건물로 들어가 맛있는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 속 장소는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였다. 그곳은 자주 방문하다 보니 직원들이 나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 주었고, 그 따뜻함이 좋아 더 자주 찾게 되었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쯤이었다. 루트에서는 저녁 9시까지 와야 테이블 예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도 우리는 테이블 예약을 할 수 있었고,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저녁 8시까지 쉬기로 하고 만남을 준비했다.
친구들과 나는 화려하게 차려입고 루트 클럽으로 향했다. 시계가 9시를 가리킬 때쯤, 우리만 있는 듯한 공간에 몇몇 까올리 형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이전에 클럽이라고는 특수부대 교육생 시절 '실로암'을 외치던 교회 클럽밖에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약간 긴장된 상태로 입장했지만, 예상보다 금방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다.
레드라벨 한 병을 주문하며 술을 가져다준 직원에게 우리는 여자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고, 팁으로 300밧을 주며 미리 보험을 들어놓기 시작했다.
테이블이 하나씩 채워지면서 우리는 동서남북으로 여자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뒤쪽은 커플, 앞쪽은 푸잉 두 명과 남자 두 명, 양옆에는 형님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는 그냥 즐기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친구들과 함께 바운스를 타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우리 바로 앞에 앉은 푸잉 두 명과 남자 두 명 팀은 너무 재미있게 놀고 있었고, 서로 눈인사를 하고 짠도 하며 조금씩 친해졌다. 나중에는 마치 그 팀과 원래 친구였던 것처럼 서로 너무 재미있게 어울렸다.
그들 중 한 명이 손바닥을 올리면 나머지는 손가락을 받쳐 들어 손바닥을 올린 친구의 행동을 따라하거나 팔찌, 목걸이 등 같은 물건이 없으면 술을 마시는 게임을 했다. 형들도 이 게임을 알고 있었는지 술기운이 올라오니 너무 재미있었다.
어차피 앞 테이블은 남자들과 왔기 때문에 포기하고 티 안 나게 미어캣짓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앞 테이블의 여성이 나에게 혹시 게이냐고 물어보았다. 친구들도 혹시 게이냐고 묻더라.
"절대 아니야, 우리는 여자를 좋아해." 그들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데 왜 여자랑 놀지 않고 너희끼리만 노는 거야?"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냥 즐기러 왔어,"라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ㅅㅂ 못노는거야...'라고 생각했다. "너희는 남자친구랑 온 거야?"
"아니, 그냥 친구들이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 이것이 형들이 말하던 푸잉들이 남자 사람 친구를 가드처럼 데려온다는 것이구나! 머리를 탁 치며 깨달음을 느꼈다. <행복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고 했던가.
하지만 내가 마음에 들었던 푸잉, 에프라 부르기로 한 그녀는 내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해서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중간 나와 눈을 맞추더니 몇 번 짠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내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중에 이야기를 해보니 그녀도 나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내가 관심을 주지 않아 자신이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3시쯤 되자 어느새 에프는 나와 점점 하나가 되어 섞여갔다. 그리고 내 친구 두 명은 너무 취해 먼저 호텔로 돌아갔다.
에프의 친구들이 먼저 자리를 떠난 후, 나와 에프는 루트매니저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나는 조금 놀랐다. 에프는 정말 클럽을 사랑하는 사람인 듯했다. 서빙하는 직원들 외에도 매력적인 매니저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프는 돈이 많은지 술잔에 팁을 넣어 건네주었고, 그렇게 최소한 열 번 이상은 반복했던 것 같다. 오백 밧, 천 밧, 백 밧 할 것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지폐를 꺼내어 주었다.
수많은 남자들이 에프에게 다가왔지만, 에프는 내게 기대며 "내 남자친구 여기 있다"라고 말하며 다른 남자들을 돌려보냈다.
에프는 약간 중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성형 덕분인지 푸잉 같은 느낌은 덜했다. 그녀의 가슴도 수술로 인해 크고 아름다웠다.
그때부터였을까? 원래 계획은 단지 하룻밤의 즐거움이나 잠깐의 쾌락을 목표로 했지만, 에프의 여러 모습에 빠져들어 진짜 연인 관계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루트 마감 시간인 새벽 4시까지 미친 듯이 먹고 놀다가, 에프와 함께 내 호텔로 향하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에프는 먼저 샤워를 마쳤고, 그 후 나도 씻고 열심히 숙제를 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에프가 먼저 애정을 표현해주었고, 나 역시 그녀에게 다정함을 전한 뒤 콘돔을 착용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 했는데, 에프가 너무 피곤해서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너무 아프다고 했을 때, 원래라면 그냥 내 할 일만 하며 지나쳤겠지. 하지만 에프는 이미 내 마음속에 소중한 여자친구가 되어 있었어.
정성스럽게 다시 그녀를 애무하며 서로의 감정 속으로 젖어들기 시작했어. 우리는 강렬하게 숙제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슛을 날리는 그 순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바로 확인해 보니 콘돔이 사라진 거야.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어. 만약 질 안에 있다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며 찾고 있는데, 에프가 울상으로 콘돔이 어디 있냐고 묻더라고. 그때 미안함이 밀려왔어.
자세히 보니 콘돔에 구멍이 난 채로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었고, 내 소중한 곳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더라고.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노콘으로 숙제를 해버렸고 발사를 했던 거였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 씻은 후, 껴안고 잠들기 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등. 에프는 태국에서 물건을 한국에 사는 태국인들에게 보내는 일을 한다더라. 가끔씩은 한국 사람에게도 물건을 판매한다고 했어. 그렇게 우리는 잠이 들었는데, 두 시간이 흘렀나? 나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일어나 편의점에 다녀온 후 다시 누웠어. 그런데 에프가 화장실에 가서 씻고 나오더니 말하더라. 자기는 내가 오늘 호텔 체크아웃할 걸 알기 때문에 오래 자지 못하고 집에서 자야 할 것 같다고...
사실, 한 번 더 숙제를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서로 포옹한 채 집으로 보냈다. 내 방문이 닫히는 순간, 심장이 아파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아쉽고 힘들었다.
내 인생 첫 클럽에서의 첫 원나잇이라서 그런지 더욱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라인으로 너무 즐거웠다고, 마지막 태국 여행을 너와 함께 해서 좋았다고 이야기하니, 자기도 먼저 가서 미안하다며 너무 행복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잠에 들었고, 우리는 체크아웃 시간이 5시였기 때문에 푹 자다가 일어나 체크아웃을 하고 근처에서 밥을 먹은 후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소중했던 것은 에프와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 그 행복한 순간들이 그리워 현실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연락하고 싶지만, 이곳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참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프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관계는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맴돕니다. 마치 첫사랑과의 추억처럼 말이죠.
아마도 에프에게 나는 단순히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낸 많은 사람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그래도 다음 방콕 방문 때 에프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마 내년쯤이 되겠지요. 방콕은 유흥뿐만 아니라 그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 그리고 사람 사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매출 걱정과 생활비 걱정에 시달리지만, 이곳에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오히려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은 풍경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던 한국과 달리, 이곳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길을 잘못 들어서도 새로운 풍경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국에서는 모두 휴대폰만 보고 서로 눈을 마주치면 레이저가 나올 것 같지만, 여기서는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여행은 마음을 젊어지게 만드는 샘물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그곳에서 만큼은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온전히 '나'라는 존재로 지낼 수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동생들! (형들은 제외) 여행에서 꼭 챙겨야 할 것은 많은 돈이나 짐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입니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하며 미소 짓는 여유,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눈과 마음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럼 여러 가지 변화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내가 반응하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모습에서 나의 강점과 단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에서도 더 좋은 일을 만들어내고 바트를 많이 모아서 더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 이 감정과 느낌은 저만 느낀 것이 아니라 휴민 형님들도 공감하실 겁니다.
인생은 짧으니, 평생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보자. 그 밤이 바로 오늘이 될 수 있도록.
이 글을 끝으로 나는 꿈에서 깨어나 한국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가려 한다.
안녕, 형들! 내년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