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기대하던 파타야 2일-마지막
안녕하세요, 브로들.
정말 짧은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차라리 지금 이 현실이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첫날이라 내상이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어딘가 찝찝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쳤어요.
그래서 오늘은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어제 가보지 못한 과거 아고고 탑티어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어제 길에서 봤던 인상적인 언니가 떠올라 그곳으로 먼저 향했어요. 위치는 소이쨋에서 비치로드로 나가자마자 보이는 횡단보도 앞에 있는 바였던 것 같아요.
그 바에 들어가자마자 어제 봤던 그 언니가 있었어요. 가까이서 보니까 외모는 곱상한데 어딘가 남성미(?)도 느껴지더군요. 장난삼아 분위기를 확인할 겸 나름 친근하게 접근했는데, 대화를 나누다가 본인이 젠더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정말 여성스러운 말투와 분위기는 대단했어요.
그날 저는 진짜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볼까 한참 고민했지만, 제 정서상 아직은 어려울 것 같아서 그냥 재미있게 대화만 하다 나왔습니다. 그래도 이런 쪽에 관심 있는 브로들에게는 추천해보고 싶어요. 참고로 롱 타임 비용이 4천 카트라고 했던 것 같네요. 물론 가격은 브로들의 재량에 달렸겠죠.
그 후 워킹 스트리트를 돌아다니며 센세이션 등 어제 못 갔던 아고고를 몇 곳 둘러봤습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아직 탐방하지 않은 부아카오 지역이었죠. 이곳에 있는 고고 바 중 한곳을 찾아 들어갔고, 소문대로 수질 상태는 솔직히 처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흙 속에서도 진주를 찾을 수 있다고 믿기에 좌절하지 않았어요.
자리 잡고 뿌잉들과 함께 20밧짜리 주사위 게임을 하면서 분위기를 스캔하던 중, 포카혼타스 주인공 같은 외모를 가진 한 뿌잉에게 눈길이 가더군요. 긴 머리 때문인지 그런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대화를 나누며 얘를 앉혀 LD(음료)를 하나 사줬고, 얘기하다 보니 오늘이 첫 출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순수(?)한 매력이 느껴졌죠.
롱 타임 비용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옆에 있던 친구 뿌잉에게 물으니 4천 카트를 외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바로 깔끔하게 2천 카트로 쇼부 보고 마무리했어요. 애가 마인드가 나쁘지 않길래 다음 날 추가로 3천 카트를 더 주기로 했습니다.
일행도 각각 선택을 완료하고, 넷이서 함께 나가 맥주도 마시고 당구도 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음악 비트에 맞춰 붐붐하며 밤새 즐긴 후 다음 날이 밝았죠.
남은 이틀은 소이혹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마음먹고 다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아, 역시 또 소이혹에서의 일상이 떠오르네.
내 여행과 삶의 거리감 속에서도 까올리 버프를 만끽하며 BTS까지 외치던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해.
그런데, 애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를 놀리며 이상한 말을 걸었을 땐 조금 당황스럽더라.
"오빠, 나랑 뭐 할래?"라고 반쯤 장난치는 그들의 표정은 왜 그렇게 진지했던 건지.
나는 거기에 장난스레 "싫어!"로 받아쳤고, 대화는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져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지.
우리는 여행자들이 흔히 그러는 것처럼 계획을 철저히 세운 건 아니지만, 그 단순한 몇 마디의 소통이 현지에서 분위기를 참 편안하게 만들어주더라.
예컨대, 날씨가 더워 방콕에서 산 부채를 쓰며 걷다가, 랜덤으로 현지인들과 짧게 말 몇 마디를 주고받곤 했거든.
"론 막막" 이런 간단한 표현만으로도 그들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걸 보면, 언어를 조금이라도 익혀두는 게 여행을 더 즐겁게 한다는 걸 느꼈어.
결국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한 사람 옆에 있고 싶어 하지 않을까?
게다가 지나치는 여행자들은 다들 무표정에 뭔가 경계심 가득한 모습인데, 이런 분위기를 깨고 웃으며 다니면 더 좋은 에너지가 생길 수 있잖아.
물론 나는 조금 흥에 겨워 과했던 게 문제였긴 하지.
부채를 흔들며 이리저리 뛰던 내가 있었다면... 아마 그건 맞아, 바로 나였어. 그런 기억은 그냥 잊어줘...ㅋ
버프는 좋았지만, 어제 포카혼타스 같은 특별한 누군가를 한 번 더 보고 싶었어.
그렇게 다시 발걸음은 부아카오로 향했고 결국 마음에 드는 뿌잉이를 픽했지.
내 지인은 고양이상에 좀 돈 밝히는 스타일의 뿌잉이를 선택했는데, 그날 따라 지인의 대처가 살짝 안타까웠어.
그가 계속 호구처럼 행동하는 게 보였지만, 뭐 어떡해... 그건 어쩔 수 없는 본성인가 봐.
중간중간 내가 조언하거나 끝까지 관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엔 서로 자기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니까.
근데 그날 밤은 최악이었어. 고고바에서 나와 술집을 찾으려 했는데, 지인이 픽한 뿌잉이가 자기가 아는 곳이 있다며 가자고 하더라.
결국 간 곳은 로컬 라이브 펍인 ‘마나하콘’. 그런데 나랑은 정서적으로 너무 안 맞더라고.
그들의 지역적인 분위기에 지인 뿌잉이 동생까지 일하는 모습이 오글거리더라.
동생에게 팁이나 살짝 전해준 후 곧장 나와 내 뿌잉이랑 맥주 사 들고 숙소로 들어갔지.
이쯤 되면 하루를 마무리한 줄 알았는데...
다음날 새벽에 지인한테 연락이 왔더라.
뿌잉이가 친구들을 불러도 괜찮냐고 하더니 술도 함께 하면서 밤새 여러 장소로 옮겨 다녔더구나.
결과적으로는 새벽 6시쯤 뿌잉이가 홀연히 잠적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돈은 많이 쓰진 않았다고 했지만, 융통성 없이 떠난 그 뿌잉에게 짜증이 좀 나더라고.
결국 내 지인도 호구같은 면이 있지만, 그렇게 도망가는 행동은 참 씁쓸하게 느껴졌어.

부아카오에서 흔히 알려진 고고바 소속으로, 라인에서 Nancy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여자가 있다고 들었다. 이 여자는 처음에 나갈 때 4천 바트를 부르지만, 그냥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하면 알아서 2천 바트까지 가격을 낮춘다.
문제는 이 사람이 최대한 돈을 뜯어내려고 하더니, 결국 도망쳤다는 점이다. 도망친 다음 날엔 지인을 통해 연락을 해와서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척하면서 다시 돈을 뜯어내려는 행동을 하더라. 그 이후로는 내가 직접 나서서 어느 정도 제재를 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분이 개운치가 않다.
결국엔 다시 2천 바트를 벌겠다며 돌아왔고, 밥까지 먹고 갔는데 보는 것조차 불편했다. 어쨌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고, 이제는 포카혼타스 스타일의 만남은 싫증이 난 상황이다. 그래서 다음 날은 대낮부터 소이혹에 가서 낮술을 즐기며 자유롭게 여유를 부리며 시간을 보냈다.

지인과 함께 알카자르 쇼를 다시 보러 갔어.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엔 콘텐츠가 좀 바뀌었더라. 다시 가도 재밌더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브로들. 특히 아리랑이 나오는 순간엔 묘하게 국뽕(?)에 차오르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중간에 지인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잠시 호텔로 돌아갔어. 그때 나는 너무 더워서 소이혹 근처 아무 바에 그냥 들어갔지. 레오를 하나 주문하고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는데, 앞에 앉아 있던 한 언니가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 진짜 귀여웠어. 영어도 유창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이것저것 게임도 하면서 금세 친해졌지. 나중엔 같이 소주도 마셨고.
그 친구가 다음 날 공휴일이라길래 데이트하자고 제안했더니 바로 오케이를 해 주더라. 오랜만에 정말 설레고 행복한 하루였어. 데이트하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좋았어. 그림자 사진도 찍고, 야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먹으며 즐겼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너무 귀엽더라.
맞아, 이게 진짜 로맨스라는 거겠지. 그런데 나만 그런 건지, 소이혹만 가면 이런 느낌을 받는 것 같아. 물론 과거에 느꼈던 로맨스와는 다르지만 말이야. 도시락은 뭐, 도시락일 뿐이고. 이 친구도 예전에 만났던 '뿌잉'이라는 친구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 같아. 지금은 서로 연락만 간간이 주고받는 사이인데, 괜히 아쉽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져. 만약 이 친구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좀 더 알콩달콩한 연애를 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까올리였다면 이런 관계가 가능했을까 하는 상념들이 떠오르더라고. 요즘 들어 연애를 다시 해야 할 시기가 된 건가 싶어서 생각도 복잡해.
어쨌든 꿈같았던, 아니 어쩌면 꿈에서 깬 듯한 파타야 여행이 끝났어. 아… 회사 복귀는 정말 가기 싫다. 다음엔 쏭크란 때 다시 가볼까 고민 중이야. 쏭크란이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그런데 4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싶다. 그동안은 브로들이 올려주는 후기 보면서 대리만족이나 해야겠어.
브로들 모두 행복하고 멋진 여행 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