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의 아름다운 기억 (막날.....천국과 지옥.. 천국...) - 9

점심쯤 눈을 떠 간단히 밥을 먹고 그녀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갔다. 그녀의 집은 좀티엔 근처에 있었고, 그녀를 데려다주고 난 뒤 좀티엔 해변을 걸을 생각이었다. 항상 여행 마지막 날에는 좀티엔 해변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햇살이 조금 따갑긴 했지만, 기분만큼은 무척 좋았다.
이번 여행 동안 몇 가지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잘 보낸 것 같았다. 그녀에게 잊지 못할 선물도 주었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녀 마음속에 내 존재를 깊이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오늘 그녀를 만나 잘 마무리하면 여행이 완벽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좀티엔 해변을 걷다가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돔피자에도 갈 예정이었다. 이곳은 언제 와도 참 마음에 든다.

피자를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한 뒤 잠시 쉬었다. 그 뒤 그녀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녀의 집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물론 그녀의 친구와 같이 사는 집이라 특별한 일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아쉽게도...), 그래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그러던 중 내가 무가타(태국식 BBQ)를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니 그녀가 시장 같은 곳에 데려갔다. 완전 현지 분위기였다. 현지인들도 엄청 많았고, 더운 날씨 탓에 땀이 정말 비 오듯 흘렀다. 그래도 이 모든 경험이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가격은 사람당 399바트로 꽤 저렴했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 더워서 땀을 흘리다가 쓰러질 정도였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그녀의 집으로 함께 향했다.
나는 땀을 많이 흘려 샤워를 하고 준비해온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시간이 늦지 않아 그녀의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며 게임을 하기로 했다. 그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그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함께 지내는 그녀의 룸메이트는 우릴 조금 시끄럽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우린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녀가 내 귀에 속삭였다.
"오빠를 오래 기억할 거야. 고마워."

우리는 술을 마시고 게임도 하고 함께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냈다. 돌아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며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그녀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했다. 술게임을 하던 중 내가 지게 되었고, 금방 취해버렸다. 잠시 휴식을 위해 간이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렸고, 그녀는 우는 것 같았다. '왜 울고 있지?' '무슨 일일까?' 궁금했지만, 우선 그녀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비교적 긴 시간 동안 한국의 슬픈 음악이 크게 울렸고, 그녀는 계속 울고 있었다. 일어나서 안아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 후 그녀는 담배를 피우려고 발코니로 나갔고 음악은 멈췄다. 나는 그제야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그 태도가 평소와 달랐다. 마치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매우 소중한 존재처럼 대하는 모습이었다. 그 음성과 눈빛은 마치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