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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여행 1-2일차 (두근두근 첫 자유여행)

시티
2024.11.26 추천 0 조회수 2351 댓글 19

 

호치민에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별다른 내용은 없지만, 많은 고민 끝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첫날 아침 7시 반쯤 현지식을 맛보겠다는 결심으로 식사를 한 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돌아다녔습니다. 지인과 친구가 추천한 벱메인을 찾았습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곳이라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미슐랭 간판이 보였습니다.

 

 

식당 안은 유명세 때문인지 꽉 차 있었고, 외국인이 현지인보다 많아 보였습니다. 제 뒤쪽에는 일본인들이 식사 중이었고, 서양인들도 꽤 눈에 띄었습니다. 저 멀리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약간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입구에서 네 팀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혼자 온 사람들도 많았고, 우리도 자리가 없어 입구 문 앞에 앉았는데 대기하는 사람들과 자꾸 눈이 마주쳤습니다. 해외라는 생각 때문인지 당당하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그들도 우리를 구경하는 듯했습니다. "평생 다시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니까"라고 생각하니 조금 더 대담해졌습니다.

 

 

분짜와 함께 주문한 파인애플 음료는 분짜보다 빨리 나왔습니다. 합성착향료나 설탕 없이 순수한 파인애플 맛이었습니다. 처음엔 심심하다고 느꼈지만, 과일의 향과 단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계속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드디어 분짜가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게 그렇게 추천할 만한 음식인가 싶었지만, 첫입을 먹는 순간 "지금껏 먹어본 분짜 중 최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겁지겁 먹다 보니 금방 바닥났습니다. 양은 돈에 비해 적었지만 맛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그런 음식점입니다.

 

 

첫날 벤탄 시장을 구경하고 벱메인을 방문하며 계속 걸어 다녔더니 벌써 5시가 넘었습니다. 통일궁 문은 닫혔고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걱정이 생겼지만 곧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래 뭐 못 보면 어때 다른 걸 더 보면 되지 이게 자유여행의 묘미 아니겠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무작정 걷다가 발견한 노점상 같은 곳에서 친구와 망고 아이스크림을 샀습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천 원이나 천오백 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찾아가면 확인해봐야겠습니다만, 정말 천상의 맛이었습니다. 땀도 흐르고 많이 걸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찐한 망고 향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너무 좋았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맛의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면 최소 4천 원쯤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아이스크림은 한번밖에 안 사먹었는데 여행 내내 그 아이스크림 생각이 났습니다. 가격도 싸고 앉아서 먹을 수도 있으며 컵으로 담아주기도 해서 편리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재미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양인 관광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식사를 하거나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서양인 관광객으로 보인다.

분위기에는 약간의 서양적인 느낌이 감돈다.

많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스시, 스테이크, 타코, 핫도그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이미 맛있는 분짜를 먹고 온 터라 크게 끌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들은 꽤나 맛있어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낮에 보았던 호치민 동상과 인민청사가 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낮과는 또 다른 화려함이 느껴졌다. 앞쪽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10여 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가 강했다. 그때는 꽃을 파는 어린아이들도 있었는데, 돈이 없다고 하자 아이들은 꽃 파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와 함께 놀았다. 그 시절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뛰어놀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은 그런 아이들은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먹고 뛰어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이공 스카이덱도 지나쳤다. 화려하게 빛나는 모습은 어느 선진국 대도시 못지않게 발전된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오토바이가 차보다 훨씬 많았지만 이제는 자동차가 더 많이 보인다. 당시 심했던 오토바이 매연 냄새도 사라졌다. 오래된 바이크들도 잘 보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경적 소리는 들렸다. 운전 방식은 마치 물길처럼 흘러갔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충돌할 것 같은데 모두 그렇게 지나갔다.

 

 

처음 와본 곳이다. 입구부터 기대감이 가득했다. 걸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수많은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귀를 찢는 듯했다. 손가락으로 귀를 막아보았지만 음악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손가락을 뺐더니 기타 엠프가 귓가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너무 큰 소리에 머리까지 울렸다. 사람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고 싶었지만 힘들었다. 빠르게 곁눈질로만 보고 지나왔다. 다시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다시 들어갈 용기는 나지 않았다.

 

 

인민청사는 웅장하다. 그곳을 방문하며 첫날의 여행은 막을 내렸다.

 

 

사진에 담지 못한 곳들도 있다. 레탄똔 거리와 재팬거리는 사진으로 남길 수 없었다. 기분은 좋았지만,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했다. 순간 방심하면 이자카야로 끌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나는 뚱뚱하지만, 여자아이들이 네 명이나 밀고 당기니 문 안쪽까지 발을 들여놓았다가 다시 나왔다. 친구를 보니 몸 절반이 들어갔다. 미친 듯이 비웃어 주었다. 시간이 늦기도 했고, 이자카야나 술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술은 별로였다. 하지만 첫날엔 가지 않았다.

모든 장소를 걸어서 다니다 보니 레딴똔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2시였다. 그냥 거리를 걷는데 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원래 계획은 첫날 ㄹㅊㄹ에 가는 것이었지만 몸도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구경만 하고 사람들의 움직임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갔다.

첫날의 일정은 모두 끝났다. 힘들었고 땀도 많이 흘렸지만 알찼다. 종아리에 찬물로 샤워를 하고 누워서 친구와 다음 날의 스케줄을 대충 짜고 잠에 빠져들었다. 친구는 베트남에 자주 와봤고 한 달 살기도 해봐서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구경도 잘 하고 지도를 켤 필요도 없었다. 편안한 여행이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내일은 ㄹㅊㄹ 무조건 간다."

댓글 19


딱히 만족 스러운 미슐랭 거의 없는거 같은데 ㄷㄷㄷ
저도 별로 못봄

저도 진짜 매슐랭 기준이 궁금 하긴함 ㅋㅋㅋㅋㅋㅋ
그냥 마음대로 인듯 ㅋㅋ

내일 가는 겁니까 기대 해봐야 겟네요
어디를 기대 하실까요? ㅋㅋㅋㅋ

ㄹㅊㄹ 기대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인민 청사 쩌네요
잘해놨네요 진짜

자유여행이라 이라 그런가 뭔가 낭만이가 ㅋㅋㅋ
낭만 보단 편안 하죠 ㅋㅋ

역시 혼여가 진짜 여유의 끝판이기 하죠
그렇긴 해죠 ㅋㅋㅋ

린체린 기대 되네요
기대 부응 못하면 무섭네요 ㅋㅋ

찐 여행기 지렸다 ㄷㄷ

하 분짜 먹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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