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공항에서의 짧은 만남
공항에서 떠나려는 순간,
아쉬움에 잠겨있던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금발 여자를 보게 되었다.
그녀의 미모에 감탄하면서도 내 초라한 모습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고 망설였다.
결국 용기를 내어 따라갔지만 그녀는 이미 떠난 후였다.
인스타그램이라도 물어볼 걸 그랬다.
그러던 중, 하얀 원피스를 입고 귀여운 친구가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2층에서 봤을 때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하이, 암 쥬, 웨얼프롬?"
그녀는 말레이시아 출신이었다.
"오 유 얼론? 여기 왜 왔어? 뭐했어?"
라고 물었다.
나는 "난 한국에서 혼자 여행 왔지, 여기저기 돌아다녔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도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며 사진을 보여주었다.
"와 어메이징! 너 사진도 예쁘게 잘 나왔네?"
그녀는 와인을 따며 "응, 고마워. 이거 마실래?"라고 했다.
명품 가방을 휘감은 그녀는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오우 고맙,"라고 답하며 와인을 받았다.
그런데 그녀가 와인을 흘렸고 나는 재빨리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다.
아, 손수건을 주고 올걸 그랬다.
바보 같았다.
보딩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초조해졌다.
약 10분 정도 남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넌 비행기 언제 타? 난 11시 45분."이라고 물었다.
그녀는 "나는 지금 곧..."이라고 대답했다.
서둘러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물어본 후 인사했다.
볼에 뽀뽀를 해주면서 반가웠다고 말하며 말레이시아에 꼭 오래라는 말을 남겼다.
"응 당연하지 꼭 갈게!"
라고 답하며 헤어졌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더니, 이건 진리였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엄청난 부자인 것 같았다.
겨우 23세인데 세계여행을 다니며 한국에는 혼자서만 세 번이나 왔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말은 전혀 몰랐다.
아무튼 피니쉬라인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여담으로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말레이시아도 미래가 밝아 보였다.
모두 정말 예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