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사파~! (2)






소수민족 마을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
바로 판시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판시판은 해발 3,143미터에 위치해 있으며,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아시아의 알프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케이블카의 길이는 무려 6,000미터나 되어 여행지까지 도달하려면
약 15분에서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왕복 비용은 약 5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외국인보다는 베트남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케이블카는 선월드라는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작년 11월에 지금은 헤어진 베트남 여자친구와 다낭에 있는
바나힐을 방문했을 때 타봤기 때문에 큰 감흥은 없었다.


판시판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이다.
나는 망했다고 생각했다.
내가 베트남에 온 이유 자체가 사파와 판시판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안개 때문에 바로 앞도 보이지 않았다.

작년 11월 다낭 바나힐에서 찍은 사진이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결국 몇 장의 사진을 건졌다.
정말 예뻤다. 보는 내내 "와 와" 하며 감탄했다.
어차피 혼자 여행 중이었고 외국인이어서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음껏 감탄하며 다녔다.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여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호스텔로 돌아왔더니 첫날 함께 밥 먹었던 프랑스 친구 외에도
이스라엘 친구 두 명이 들어왔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코코넛 커리가 유명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마사지를 받았다.
유명 유튜버가 최근 방문한 마사지집을 갔는데 영상에서 봤던
꽁까이는 없고 애엄마와 남편, 아기 세 명이 있었다.
실망감을 안고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축구를 좀 하고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줬다.
총 8개를 사고 개당 천 동씩 합해서 8만 동이었는데,
10만 동짜리를 주니까 거슬러주지 않고 "땡큐"라고 했다.
내가 아이들과 놀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것을 지켜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호스텔로 돌아와 대충 씻고 다시 하노이로 향하는 슬리핑 버스를 탔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갔는데
왜 사파를 홍보하는 사진에
그런 여자의 사진을 걸어두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노이에 아침 6시에 도착해
역시 7천 원짜리 호스텔에 방문했는데 어라?
내가 날짜를 착각하고 예약했는지
지금 체크인은 불가능하고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빈방도 없다고 해서 급하게 다른 호스텔을 알아봤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까운 곳 위주로 대충 예약했는데
호스텔 입구 사진을 보고 당황했지만 용기를 내서 들어갔다.
무인 호스텔이었고 생각보다 깔끔해서
대충 씻고 두 시간 눈 붙이고 아침 9시에 나왔다.





3년 전 하노이를 처음 여행한 후 베트남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때 미프를 통해 알게 된 꽁까이와 하노이에서 재회했다.
그 친구는 한국 업무차 방문했을 때 잠깐 짬내서 나를 만났었다.
베트남에서는 정부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친구이고
가끔 얄로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니
꽤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일하는 것 같았다.
영어는 잘 못해서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참 고마운 친구였다.
내가 그랩 잡겠다고 하니까 자기가 더 저렴한 방법을 안다며
택시도 불러주고 비용도 다 내주며 현지인 식당도 함께 방문해줬다.
평소 먹어보고 싶었던 솟방도 먹어보고
혼자서는 못 먹어봤을 두부 음료수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박물관 탐방 후 그 친구가 요청한 한국 화장품을 건네주려고 했으나
그 친구의 호의가 너무 고마워서 결국 돈을 받지 못했다.
약 5만 원 상당의 화장품들을 그냥 선물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