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어쩌다가 또 가게된 파타야 3 - 그녀 P와의 마무리.
오늘은 태국의 '만불절', 즉 술이 판매되지 않는 날이다. 마치 석탄일 같은 느낌인데, 법령상 알코올 구매도 금지되어 있기에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았다. 늦은 몇 시에 일어나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보내니 그녀도 만족했고 나 역시 보람 있는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만, 한 사람과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익숙함 때문에 설레거나 특별한 피니시를 느끼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녀가 있는 콘도에는 술도 없고, 오늘은 술 없이 쉬는 날이니 딱히 별다른 계획도 없었다. 게다가 어제 돌아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오늘은 더 붐빌 것 같았다. 이런 이유로 간단히 가까운 '빅 부다 사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볼트를 잡는 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사원이 오르막길에 있어서 위험해 보이는 바이크는 부르지 못했지만, 볼트 하나 잡는 데 15분 정도 소요됐다. 게다가 요금도 평소의 두 배쯤 비싼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히 사원에 도착해서 경건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단지, 밥을 먹지 못해 배가 고프고 날씨가 너무 더워 조금 피곤했다.
참배를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가려 했는데 또 볼트가 잡히지 않아 결국 천천히 걸어서 언덕 아래로 내려왔다. 내 생각엔 근처 아무 까페나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면 괜찮겠다 싶었지만, 그녀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조금 짜증이 났지만 다시 볼트를 기다렸고 15분 만에 센탄로드 근처의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 차가 엄청 막혔지만 다행히 드라이버가 흥겨운 음악을 틀어줘서 나름 기분 좋게 도착했다. 음식점은 꽤 넓고 야외 공간도 있어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접시와 개미들이 신경 쓰였고, 전체적으로 추천하고 싶진 않은 곳이었다. 음식값은 저렴한 편이었고, 한국인 관광객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계속 볼트가 잘 잡히지 않고 교통 체증도 심했기에, 결국 방향을 정하지 않고 무작정 걷던 중 '부아카오'로 향하게 되었다. 거기서 1시간 동안 오일 마사지로 피로를 풀고 숙면을 취한 다음, 성태우를 타고 워킹 스트리트 쪽으로 내려갔다. 근처에 큰 사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임시 야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사원 안에서는 불교 집회가 열리고 있었고, 그 앞 마당에는 현지인들 중심으로 다양한 물건과 음식을 판매하는 시장이 크게 자리 잡아 사람들로 북적였다. 관광지 야시장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독특한 음식들도 많아 구경하기 좋았다. 아마 불교 행사 때만 열리는 특별한 시장인 듯했다.





yes pattaya의 새벽 24시 오픈 알림을 받았으나, 갈 마음을 접고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사 숙소로 돌아왔다. 음식과 함께 TV를 보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가 자연스럽게 1차 붐붐(?) 후에 숙면을 취하며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