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시크릿바 3일차

아침에 어제의 피로를 풀기 위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빈홈에 새로 생긴 쌀국수집에서 갈비 쌀국수를 먹었습니다.

이후, 지인들의 쇼핑 열정에 이끌려 다니다가 그날 밤, 친구들이 "1일차"의 바에 가자며 저를 설득하더군요. 저도 궁금했던 터라 예약을 하고 함께 갔습니다. 바는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입구에서부터 스타일리시한 분이 반갑게 인사해 주더군요.
지인들은 전에 봤던 아가씨들을 불렀고, 저는 짝 없이 혼자 소주만 홀짝였습니다. 안주는 특별할 것 없었고, 주방도 일요일이라 비어 있다고 하더군요. 일요일이라 직원을 많이 출근시키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점점 기분이 상해지며 그냥 기본 시간만 채우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문득 눈에 들어오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 땡땡이 무늬가 반짝이는 옷을 입고 들어오는 그분. 아, 바로 그 순간 알았습니다. 그분은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이랑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어둡던 방 안이 순식간에 밝아지는 듯 그녀가 제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한동안 정신을 놓고 4시간 내내 그녀의 옆모습만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호치민 여행 중 큰 기쁨이었지만 동시에 큰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이런 바들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 같네요. 꽁까이는 대학생들이 반반 섞인 느낌이었는데, 주말에는 직원을 적게 배치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도 사실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지만, 잠시나마 그분을 보게 되어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더 글을 쓰고 싶은데, 자꾸만 그녀가 생각나서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