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18세, 22세 ㄲㄱㅇ 헌팅
오늘 아침, 하노이에 사는 다른 지역의 친구가 온다고 하여 11시에 점심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송전선 교체 작업이 있어 전기가 끊긴 상태였다. 덕분에 뜨거운 물조차 나오지 않고, 집 안은 컴컴해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외출하려면 준비를 해야 했기에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고, 전기가 없어 드라이기를 쓸 수 없어 수건으로 머리를 말렸다. 면도도 대충 끝낸 뒤 그랩을 불러 한국식당 ‘진로 비비큐’로 이동했다. 식당 내부는 한국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귀여운 친구가 자리를 안내해주었고, 자연스럽게 잘로 캐스팅을 시작하게 되었다.
잠시 후 만나기로 한 친구가 도착했다. 그는 현재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곧 한국으로 취업을 가기 위해 비자를 신청해둔 상태라고 한다. 다만 아직 한국에서 일할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내년이 되면 비자 신청 기한이 만료되어 출국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옆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행히 친구가 한국어를 잘해서 대화가 수월했다.
식사를 마친 뒤 근처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헤어졌다. 주변에 대학교가 있는지 젊은 학동들이 많이 보였다. 시간이 좀 남아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던 중, 길 반대편에서 한 새로운 친구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번역기를 이용해 바로 말을 걸어봤더니, 18살의 대학생으로 국제통상을 전공하면서 근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중이라고 한다. 지금은 급히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길이라고 했다.
대화를 나눈 뒤, 잘로에 친구 추가를 요청하니 바로 수락해 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18살 대학생인 ㄲㄱㅇ와 헤어진 뒤, 33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던 중 한 정거장 앞에서 서둘러 내리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숙소까지 약 600m를 걸어가야 했지만, 예상치 못한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숙소로 향하던 길, 케이크 가게에서 귀여운 ㄲㄱㅇ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외모와는 달리 22살로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착하고 귀여운 그녀가 마음에 들어 바로 잘로(Zalo) 친구 추가를 하며, 퇴근 시간을 물었더니 오후 7시에 끝난다고 합니다. 그래 저녁을 함께 먹자는 제안에, 오늘은 어렵지만 다음날 만날 수 있다고 답했죠. 덕분에 행운의 만남은 다음날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 잠시 쉬고 난 뒤, ㄲㄱㅇ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일본인 거리에 있는 라멘집으로 그랩을 타고 향했습니다. 만나자마자 일본 전통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죠. 옆 테이블에서는 맥주를 곁들인 안주를 먹고 있는 한 베트남 청년이 여자친구 영상까지 보여주며 본인이 주문한 음식을 나눠 먹자고 건네왔습니다. 성실해 보이는 인상적인 청년이었습니다. 그렇게 ㄲㄱㅇ와 식사를 마무리한 후, 다시 숙소로 걸어가면서 하루를 돌이켜봤습니다.
숙소 근처를 돌아다니던 중 화려하고 독특한 일본식 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중 한 가게에서는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ㄲㄱㅇ를 발견했고, 용기를 내어 다가갔습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말 매력적이었는데요, 일을 마치고 만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가능하다고 대답해줬습니다. 잘로 친구를 추가하며 이야기를 나누니, 다음 달부터는 일본인 거리에서 미딩 지역으로 가게가 옮겨간다고 하네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미딩 지역이 새로운 터전으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토요일, 함께 점심과 저녁을 즐겼던 ㄲㄱㅇ들과의 만남을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지속적인 만남은 어려울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지만, 오늘 하루 우연히 헌팅으로 만난 두 명의 젊은 ㄲㄱㅇ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뜻밖의 인연들로 가득했던 하루가 행복한 추억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