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달달한 데이트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지만 전날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생기가 떨어지네요. 독감에 걸린 듯한 느낌입니다.
오전에는 아파트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외출했는데, 가려고 했던 근처 일식집이 문을 닫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신 자주 가던 로컬 음식점으로 향해 야채쇠고기 무침과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의 맛도 만족스러웠고 가격도 4만 동밖에 하지 않아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근처 약국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전에 몇 번 방문했던 곳으로, 약사들과 가볍게 농담을 나누기도 하던 친숙한 곳입니다. 증상을 이야기하니 몇 가지 약을 건네며 복용 방법과 주의 사항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약사에 따르면 5일 정도 약을 먹으면 상태가 좋아질 거라고 하네요. 다 나으면 함께 아파트 근처에서 게임을 하자고 약속하며 손가락 걸기까지 했습니다.
아파트로 돌아온 뒤 바로 약을 복용하고 한동안 몸을 눕히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렇게 약 3시간 정도 몸을 회복시킨 후, 28살의 귀여운 ㄲㄱㅇ를 만나기 위해 미딩에 있는 갈비로만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30분 정도 지나 미딩 지역에 도착했는데, 길을 걸으며 들리는 한국말에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약속 장소인 갈비로만에 도착하니 ㄲㄱㅇ가 미리 자리를 예약해 두었더군요. 잠시 기다리자 ㄲㄱㅇ가 도착했습니다.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달콤했습니다.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늘 밝은 미소를 띤 ㄲㄱㅇ이지만, 최근 독감에 걸렸는지 컨디션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소중한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게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서로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었기에 식사를 마친 ㄲㄱㅇ는 곧장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ㄲㄱㅇ와 헤어진 후에는 근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3박 4일 일정으로 함께하기로 한 1호기 ㄲㄱㅇ가 한국에서 오면서 삼계탕용 인삼을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미 몇몇 날이 지나 하노이에 도착한 시점이더라도 걱정했던 연락은 다행히 잘 닿았습니다. 사실, 1호기 ㄲㄱㅇ에게는 24일에 도착한다고만 전한 상황이었죠.
길을 걷다 우연히 인삼을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삼계탕용 한국산 인삼이 있는지 물어보니, 1kg에 1,250,000동, 2kg에는 2,200,000동이라고 합니다. 주문하면 30분 안에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가격은 다소 높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필요 물품을 바로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1호기 ㄲㄱㅇ에게는 무슨 선물이든 하고 싶어요. 특별히 원하는 것도 없이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며, 오로지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는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ㄲㄱㅇ입니다. 조금 아쉬웠던 열흘 살기 이후, 오랜만에 회사에서 휴가를 얻어 4일 동안 함께 보낼 시간을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