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타이 후기 4편, 그녀석이 고개를 들지 않아(파타야)
여러 가지 재미있는 후기를 보는 게 즐겁기도 하지만, 막상 내가 뭔가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나도 약간 색다르게 써볼까 고민했는데, 결국 평소 스타일대로 써보기로 했어.
그날 푸잉C와는 가볍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바로 잠에 빠져버렸지. 한참 동이 트고 있던 시간대였던 것 같아.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이 눈에 들어왔거든. 그날 술도 많이 마셨고, 빡센 숙제까지 끝내서 진이 다 빠졌었나 봐.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졌지.
그런데 진짜로 눈을 감았다 뜬 것 같은데, 어느새 C가 나를 깨우더라. 시간을 확인해 보니 겨우 두 시간 정도가 지났더라고. 순간 어리둥절하면서도 ‘혹시 아까 만족을 못 했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 피곤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해야지 싶어서 살짝 웃으며 C를 바라봤는데, 어라? C는 옷을 다 입고 있었어.
뭐 하는 건가 싶어서 물어보니까, 자기 입술에 문제가 생겼다며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하더라. 예상보다 훨씬 빨리 준비한 거야? 그래도 자기 전에 약을 먹어서인지 준비는 끝난 듯했고, 난 옷을 다 입은 채 침대 옆에 서 있는 C를 팔목으로 살짝 잡아당겨 다시 침대에 눕혔어.
그리고 다시 격렬한 열망 뒤 찾아오는 허탈함. 아... 하지만 내 후기를 본 형제들은 알 거야. 또... 이 녀석이... 하... 정말... 처음에는 분명 뭔가 느낌이 있었는데, 하면 할수록 그 감각이 점점 사라지더라. 힘내라, 이 녀석아.
다행히 약을 먹어서 기운이 완전히 떨어지진 않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C가 어느 정도 만족했을 타이밍에 멈추고 ㅋㄷ을 벗었지. 그렇게 하고 나서 침대에 걸터앉았어. 그런데 C가 괜찮다며 내 앞에 무릎을 꿇더라고. 그다음은 뭐... 대충 감 오지, 브로들?
그렇게 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그녀가 너무 힘들어 보이기에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나는 괜찮으니 빨리 가라고 했더니,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알겠다고 하고는 씻으러 갔다.
곧 C가 나와 옷을 입었고, 나는 C에게 다가가 가볍게 안아주며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엣지 센트럴에서는 카드키 없이는 1층으로 갈 수 없어서 C와 함께 1층까지 내려갔어. 내려가는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손만 꼭 잡고 있었는데, 술이 깨서 그런지 조금 어색한 기운이 느껴졌어.
숙소 앞에 도착해서는 C에게 500바트를 건넸는데,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받더라고. 그리고는 다시 가볍게 입술을 맞추더니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줬어. 그렇게 C를 보내고 방으로 올라왔는데, 방 안에 욕조가 보이는 거야. “아, 욕조를 아직 못 썼네...” 싶어서, 내일은 꼭 푸잉과 욕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파타야에서의 첫날이 끝났어.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한 가지가 떠오르는 거야. 내가 C에게 라인을 물어보지 않았던 거지. 아뿔싸 싶었지만 다행히 C의 친구와 내 친구가 라인을 주고받은 덕에, 내 라인 QR 코드를 C의 친구에게 보낼 수 있었어.
그런데 이후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는 거야. "아, 그냥 하룻밤 인연으로 끝났구나..." 하고 포기하려던 찰나, 하필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C에게서 연락이 온 거야. 하지만 그날은 뭔가 애매한 분위기가 감돌아서 속마음을 알기 어려웠지.

어쨌든 우리는 파타야에서 두 번째 날을 맞이하게 되었어. 태국에 도착한 이후부터 4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클럽에 갔던 우리는 그날만큼은 클럽을 쉬기로 하고 늦은 점심을 먹었지.
센트럴 엣지 바로 옆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대부분 서양인들로 가득했고 브런치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였어.

브런치 메뉴도 좋고, 타이 푸드도 괜찮았던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나니 뭘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어. 그러다 친구가 소이혹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소이혹이랑 아고고를 탐방하기로 계획을 세웠지.
휴민을 열어서 검색도 하고, 고마운 브로들 덕분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글로 익혔어. 식당을 나와서 친구는 할 일이 좀 남아 숙소로 들어갔고, 나야 특별히 정해진 일이 없어서 그냥 무작정 걷기 시작했어. 쏭태우 노선을 따라 쭉 걸으면서 뭔가 여행자 모드를 장착한 느낌?
술을 4일이나 연달아 마셨더니 얼굴이 여전히 부어 있었어. 원래 잘 붓는 스타일인데, 땀을 빼야 조금 가라앉거든. 그래서 걷기로 한 거였지.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땡모반(수박 주스)도 사 먹으면서 길거리를 즐겼어.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센트럴 마리나까지 와 있더라고. 그 당시엔 거기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꽤 많이 걸었던 거였어. 돌아보니 사진 한 장도 안 찍었더라. 그런 생각조차 할 틈이 없었나 봐서 좀 아쉬웠어.
더위에 지쳐서 센트럴 마리나 안 맥도날드에 들어가 콜라랑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미프를 열었어. 대부분 프리랜서거나 워킹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뭐 어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괜찮아 보이는 푸잉들과 연결된 후 가격을 물어보니 ST 2000, LT 4000이라는 답을 받았어. 놀라운 건,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동일한 가격을 말하더라고.
그렇게 쏭태우를 타고 한 바퀴 돌다가 숙소 앞에서 내렸어. 잠시 쉬며 땡모반을 하나 더 사 마신 뒤 발마사지를 받으러 들어갔지. 와, 정말 시원하더라. 마사지가 끝난 후 다시 미프를 돌렸어. 꽤 괜찮아 보이는 푸잉과 매칭되어 카톡으로 넘어갔지. 그런데 이 푸잉은 나중에 내가 차단했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거든. 그래서 이번 후기를 쓸 때 카톡 캡처를 첨부하려고 차단을 풀어봤는데, 대화방도 없고 친구 목록에서도 사라졌더라. 아마 나도 친구 추가를 안 해놓았나 봐. 어쨌든 왜 차단했는지는 나중에 다시 적어볼게.
마사지로 피로를 풀고 숙소로 돌아가 샤워하고 잠깐 눈을 붙였어. 노을이 질 무렵쯤 일어나 다시 씻고 이번에는 소이혹과 아고고 탐방 준비를 시작했지. 친구와 다시 만나 쏭태우를 타고 소이혹으로 향했어. 아직 밝은 시간인데도 소이혹엔 사람들이 많더라. 친구와 나는 일단 골목을 걸으며 분위기를 살폈지. 예전에 제인과 함께 걸었던 길을 이번엔 친구와 걷게 되었네. 하하.
함께 걸으니 어제는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던 푸잉들의 시츄에이션이 시작되는 거야. 킥킥. 그러면서 우리는 지나가는 푸잉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며 걸었어. 그런데, 마음에 드는 푸잉은 딱히 없었네.
둘이 커피숍에 들어가서 앞으로 뭘 할지 고민하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깊었더라고. 아고고에 갈까 하다가 고민 끝에 소이혹을 다시 가보기로 했어. 그렇게 다시 소이혹 거리를 걷기 시작했지. 역시나 지나가다 보니 괜찮아 보이는 푸잉 몇 명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그때 본 간판 이름들을 기억하며 쭉 걸었어. 다 둘러보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친구가 소이혹의 분위기에 영 적응을 못하더라고. 나는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친구는 더는 여기 있고 싶지 않아 했어. 결국, 처음으로 우리 의견이 갈라지게 되었어. 나는 소이혹 탐험을 계속하기로 하고, 친구는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어.
혼자 길을 걷다가 아까 외운 간판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정작 마음에 들었던 그 푸잉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더라. '에이, 그냥 돌아갈까?' 하던 찰나에, 바에 앉아 있던 괜찮은 푸잉 한 명이 나를 부르더라고. '왔다면 즐겨보자'는 생각에 바로 그곳으로 들어갔지.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는 기억이 잘 안 나...)
안으로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어떤 유튜버가 구석 테이블에서 푸잉 두 명과 함께 방송을 하고 있는 거야. 테이블에는 LD가 잔뜩 올려져 있었고, 푸잉들은 음악에 맞춰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지. 그런데 그 광경이 꽤나 어색하고 민망하더라. '도대체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는 맥주를 한 잔 시켰고, 푸잉은 칵테일 같은 뭔가를 마셨어. 그렇게 둘이 한참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그 푸잉이 게임을 하나 꺼내 오더라고. 빙고 게임 같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빙고가 아니라 동전을 넣어서 맞추는 퍼즐 같은 게임이었어. 이런 종류의 퍼즐 게임에 자신이 있어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연패를 당했어. 진짜 기분이 묘하더라. 이어서 주사위 게임도 했는데, 이건 별로 재미가 없었어.
조금 지나니 뭔가 불편하고 재미도 없어지기 시작했어. 푸잉은 터치도 하고 장난스럽게 행동하려 했는데, 점점 흥미를 잃게 되더라고. 그래서 맥주 몇 잔 마시고, 그녀에게 칵테일 몇 잔 사준 뒤 자리를 나왔어. 결국 쏭태우를 타고 이번엔 아고고로 향했지.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를 볼 수 있다는 윈드밀 빨간문을 향해 걸어갔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당당하게 들어섰는데, 어라... 먼저 보이는 건 서양 할아버지의 엉덩이였다.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올라갔더니, 분위기가 참 묘했다. 마치 이브가 선악과를 먹기 전처럼, 푸잉들은 올탈을 하고 환하게 웃으며 남자들과 어울리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인위적인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추고 있는 푸잉들도 있었다.
누굴 앉혀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뾰족한 답이 떠오르질 않았다. 비교적 어려 보이는 푸잉들도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선택이 쉽지 않았다.
거기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서양 할아버지들처럼 아무 푸잉이나 불러서 놀아볼까 싶기도 했지만 결국 그만두었다. 며칠 동안 연달아 그런 일을 하다 보니 성욕도 크게 올라오지 않는 듯했고, 내 안의 욕망도 별로 고개를 들 기세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뭐하고 있냐고 물으니, 숙소로 가지 않고 가든168에 있다고 했다. 나도 윈드밀을 나오며 가든168로 합류하기로 했다.
1층으로 내려오는 길에 다시 서양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고, 그... 참... 어쩔 수 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그 모습에 잠시 멘탈이 흔들렸다. 어쨌든 윈드밀에서 나와 도로를 걷다가 핀업 간판이 눈에 띄었다. 낮에 울커에서 본 이름이라 이제야 아, 여기가 그 핀업인가 싶었다. 그런데 꽤 괜찮은 푸잉이 나한테 다가와 "오빠~" 하면서 유혹 아닌 유혹을 하더라. 약간 리사를 닮은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윈드밀보다 나은 푸잉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데리고 들어온 푸잉이 가장 괜찮게 느껴졌다.
나는 맥주를 마시면서 그녀에게도 몇 잔 사줬고, 옆에 있던 친한 동생이라는 다른 푸잉에게도 또 몇 잔 사줬다. 하지만 성욕도 없고, 특별히 뭘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그들과 그냥 수다를 떨다가 나왔다.
그 푸잉이 가게 시스템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줬는데, 꽤 재미있게 들었다. 그리고 내일 다시 와서 너를 찾겠다고 그녀에게 전하며 번호를 주고 나섰다.

번호를 공개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 같아. 안된다면 깔끔히 삭제하면 그만이고 말이야.
그리고 아고고를 재미있게 즐기지 못한 게 꼭 너만 그런 건 아닐 거야.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니까. 경험이 다르면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지. 어쩌면 네 취향이나 기대치와 맞지 않았던 걸 수도 있어.
아무튼 핀업에서 나와 낮에 연락했던 워킹 여성과 가든168에서 만나기로 한 건 좋은 선택처럼 보이네. ㄸ을 안 하면 돈을 안 줘도 된다는 조건도 합의된 상태였고, 요즘 성욕이 줄어서 기분 전환 정도로 끝내기로 했던 거라면 너 스스로도 어느 정도 선을 정하고 있었던 것 같아.
저녁 8시나 9시쯤 가든168에 도착해서 친구랑 합류했다니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분위기가 활발했을 듯해. 사람들로 북적이고 푸잉들도 많았다고 하니 확실히 핫스팟인 건 맞는 것 같아. 특히 중국 형님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니, 이곳의 인기가 대단한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