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짧지만 알찬 파타야 여행기 - 4일차

카오팟
2025.06.09 추천 0 조회수 19 댓글 5

 

 

파타야에서의 마지막 날이야. 내일이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이것만큼 아쉬운 일이 또 있을까. 마음이 싱숭생숭한 이 밤, 어제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며 하루를 정리해본다.

최근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몸이 정말 무거워졌다.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잖아? 첫날부터 술을 퍼마시고 잠도 부족해서 그런지 기운도 없고, 마음대로 컨디션 조절도 안 되는 기분이다. 이제는 약간 약발(?)도 안 받는 느낌이랄까. 괜히 서글퍼지네.

어제는 상황이 조금 복잡했어. 오후 4시에 만나기로 한 그녀는 한낮이 다 되어서야 일어났고, 친구를 만나러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했지. 그러라고 했더니, 저녁에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로 이어졌어. 그 순간 고민에 빠졌지. 파타야까지 와서 한 여자에게만 집중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과, 그래도 익숙한 상대가 주는 안정감 사이에서 갈팡질팡. 결국 결정을 미루고 다시 연락하자며 이대로 보내주었다.

이후 터미널21 몰로 가서 ‘후지’라는 일본 음식점에서 간단히 장어덮밥으로 배를 채웠다. 하지만 여기 음식의 퀄리티는 해마다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메뉴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예전만큼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였다가 10시쯤 다시 나섰다.

비치로드 근처의 한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다가 꽤 귀여운 서빙스태프를 발견했다. 그 순간 바파인(현지에서 술집 직원과 동행하려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물어볼까 하면서도 곧바로 마음을 접었지, 어차피 그날의 목적지는 워킹 스트리트였으니까.

워킹 스트리트에서는 먼저 ‘샤크’를 들렀어. 재밌는 분위기 속에서 손짓하며 손님을 유혹하는 여성들이 입구에 가득했다. 그중 괜찮아 보이는 여성과 말을 나누며 드링크를 시켰지만, 결과적으로 금액대(바파인 2500, 짧게 4000~길게 7000)가 너무 높다고 느껴서 뒤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팔라스’에 갔는데, 샤크와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던 듯하다. 비슷한 가격과 분위기, 그리고 수질(?) 정도였다. 그다음은 다른 곳도 몇 군데 들렀는데 다들 북적거렸고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분위기는 신났지만 뭔가 마음에 쏙 드는 건 없었다.

이어서 ‘미스트’라는 클럽으로 향했는데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11시쯤이었는데 서서 마실 수 있는 테이블 몇 개가 남아 있었고, 점점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자정 무렵부터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더라. 몇몇 마음에 드는 이들과 눈을 맞춰보려 노력했지만 쉽진 않았다.

결국 술 한 병 킵해둔 상태로 클럽을 빠져나와 ‘인섬니아’로 이동했다. 여기도 사람들이 꽉 차서 넘쳐났고, 여기서는 비교적 쉽게 눈 맞춤이 가능했지만 끌리는 사람은 없었다. 워킹 스트리트 쪽으로 다시 걸어가던 중, 샤크에서 봤던 귀여운 여성들에게 접근해봤다. 내가 “미스트에 가서 바파인만 해줄 건데 어때?”라고 했더니, 그녀 중 한 명이 바로 오케이 하며 따라 나와줬다.

처음엔 꽉 들어찬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분위기에 살짝 압도되었지만, 운 좋게도 유럽에서 온 친구 두 명과 합석하게 되었다.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갑자기 우리 무리 중 한 친구가 사라져버리는 일이 생겼다. 도망간 것이 분명해 보였다. 다행히 남아 있던 다른 친구는 끝까지 함께 있어줬다.

날은 깊어갔고, 우리가 미스트에 들어간 시각은 밤 2시쯤이었다. 그렇게 거의 새벽 5시까지 놀다 나오게 되었고, 그제야 함께 했던 친구마저 보내고 홀로 숙소로 돌아왔다. 적막한 숙소에서 하루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반성하기 시작했다.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 그러다가 문득, 그날 다른 지인과 주고받았던 연락이 떠올랐다. 그녀는 방콕에 있다고 했었고, 새벽 4시까지 내가 연락을 피했던 것을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몇 번의 대화를 주고받았고 예상치 못한 답장이 왔다. 아니, 사실 이미 새벽을 넘어 아침이었다. 그녀는 오늘 방콕으로 다시 가야 하지만 잠시 들를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숙소에 도착했고, 오랜만에 반가움에 서로를 꼭 안았다. 별다른 말 없이 편안하게 곁에서 잠들었던 시간. 따뜻했고, 동시에 짧게 느껴졌다.

낮 12시 무렵 그녀는 방콕으로 떠났고, 나는 다시 온전히 혼자가 되었다. 이 글을 쓰며 하루를 되돌아보고 나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을 해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선택과 행동이 너무 산만했다고 느낀다. 집중력이 부족했던 게 아쉽고, 결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우유부단한 태도 역시 반성하게 된다.

오늘은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기로 다짐했다. 그동안 돌아다니며 봐둔 몇몇 이들에게 다시 연락해보려 한다. 그리고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내 조건과 기대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더 이상 분산된 에너지로 허둥대지 않기로 결심하면서.

결론적으로, 어쩌면 개호구 같았던 내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오늘 밤에는 조금 더 멋지고 알찬 하루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지금의 순간을 마무리한다. 새로운 날은 어떻게든 더 나아져야 하지 않을까?

댓글 5


때론 선택과 집중이 ㅋㅋㅋ

뭔가 아쉬움이 ㄷㄷ

역시 불투명한 미래 보다 정확한 현재가

이제 뭔가 깨달음을 ㄷㄷ

뭔가 새로운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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