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이란 이런거~
필리핀 유흥 초보자로서 정보만 얻어가다 보니, 나름의 공헌을 하고자 여행 후기를 써 봅니다. 팬데믹 이후 유흥 후기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제 후기가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팬데믹 동안 국내외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격리 의무만 풀리면 반드시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간질간질한 마음을 달래며 팬데믹 전의 해외여행 유튜브 동영상만 보면서 대리만족을 했죠.
필리핀 국적의 선원들이 격리시설로 숙박하러 오면 저에게 “sir” 하면서 존칭을 사용하더군요. 한국인만 보면 존칭을 사용하는 게 몸에 뱄나 봅니다. 오히려 제가 서비스하는 입장인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도 그들에게 존칭을 쓰고 필요한 게 있으면 사다주고 친하게 지냈죠. 시설 시스템상 대면은 못하는 구조였지만요.
그러던 중,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의 격리 의무가 완화되면서 시설과의 계약이 만료되어 저는 직장을 나오게 됐습니다. 이때가 올해 4월쯤이었을 겁니다. 격리 시설에서 근무 중일 때 바깥 활동이 제한되어 못 만났던 친구들과 회포를 풀며 해외여행 계획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확인을 받게 되었죠. 3차까지 맞고, 그 위험한 격리시설에서 방호복 입고 근무했을 때도 멀쩡했는데 술자리에서 바로 확인됐네요.
물론 확인도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의지를 막을 수 없었죠. 확진 후 후각이 없어져서 이를 회복하려고 한동안 고생했습니다. 저는 먹는 즐거움이 여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거든요. 이 기간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실직, 실연, 코로나 삼중고에 빠져 우울증에 걸릴 뻔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마닐라행 20만 원짜리 저가 항공 비행기를 타고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6월부터 3차 접종자에 대한 보험 및 PCR 제출 의무가 사라져 비용을 좀 세이브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니 현지 시각 오후 9시 정도, 공항에서 유심 사고 하루이틀 쓸 정도만 환전하고, 공항 근처 중국계 찜질방 야타이스파에서 대충 자고 다음 날 마카티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야타이스파는 중국인 반, 현지인 반 정도 있었습니다. 한국인은 못 봤어요. 그리고 부항 뜨는 중국인이 그렇게 많더군요. 마사지나 귀 청소 같은 서비스도 가격대가 있었습니다. 태국인, 중국인 관리사를 고를 수 있고 비용은 더 비쌌어요. 방을 잡고 프라이빗하게 받거나 30명 정도 수용 가능한 수면실에서 받거나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자금 문제를 고려해 1500페소짜리 전신 마사지 하나만 수면실에서 받아 봤습니다. 개인실에서 받으면 뭐가 다른지, 태국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냥 상상만 해봅니다.
다음 날 마카티에 숙소를 잡고 낮에는 그린벨트, BGC를 돌아다니며 현지 음식이나 신기한 것을 먹으러 다니고, 밤에는 클럽을 다니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외출할 때 항상 잘 꾸미고 나갔습니다. 머리도 만지고 셔츠에 슬랙스, 구두까지 차려입었죠. 한류 미디어에 나오는 배우처럼 하고 나가면 없던 썸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마카티 쪽은 아직 한중일 관광객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한국인인 티를 내고 다니니 현지인들이 많이 쳐다보더군요. 물론 저는 젊고 잘생겨서 쳐다보는 걸로 행복회로를 돌렸습니다.
그러던 중, 첫 번째 거사는 마카티의 한 호텔에서 출마 관리사와 치르게 됐습니다. 사장님께 예쁜 분으로 부탁드렸더니 정말 괜찮은 처자가 왔더라고요.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상태로 뒷면을 오일 마사지로 받고 앞면을 하려는데 오일이 다 떨어졌답니다. 그러고 갑자기 좀 앵기려 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시간 보내고 3천 페소 부르길래 기분 좋게 줬어요. 이후로는 관리사가 마음에 안 들면 마사지만 받고 보냈습니다. 관리사랑 알아서 쇼부 보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더군요.
팬데믹 이후 필리핀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여행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