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아재의 우당탕탕 태국여행 - 3

아재
2024.11.26 추천 0 조회수 2173 댓글 11

 

어제의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꿈속에서 바늘과 면도칼은 보이지 않았지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아침 9시에 로비에서 전화가 울렸는데, 알고 보니 ATV 픽업이었다. 깜짝 놀라 씻지도 못하고 서둘러 나갔다.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ATV 정글 투어 장소에 도착했다. 코스는 훌륭했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른 사람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었지만, 나만 혼자라는 것을 보고 인솔자가 왜 혼자 왔냐며 농담을 던졌다. 알고 보니 더 비싼 코스로 데려가려고 꼬드기는 것이었다.

 

 

갈까 말까 고민했더니 500밧만 더 내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가기로 했는데, 아뿔싸!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안 가져온 것이다. 나중에 호텔에서 주겠다고 했더니 현금을 지금 달라고 하길래 미안하다고 했다. 그 뒤로는 말을 걸지 않았다.

별점: ★★★★☆

 

제대로 된 마사지를 받고 싶어서 검색하다가 그레이스 스파를 선택했다. 전화를 걸어 예약 가능 여부를 물었더니 지금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갔다. 오일 종류를 고르라고 해서 라벤더를 선택했다.

대기실에서 한국 커플들이 '저 사람은 왜 혼자 이런 곳에 왔지?' 하는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생긋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그들도 반갑게 맞아주며 파타야에서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물었다. 나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하면서 라이브 쇼는 절대 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여기는 진정한 마사지 스파였다. 마사지사는 영어도 잘했고, 와트포 마사지 학교 장학생이라고 자랑했다.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마사지했다고 했다. 대충 넘기려다가 그녀의 뛰어난 기술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마사지룸은 원목으로 독채였고 시설도 훌륭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90분 기준 1,200 밧이며 팁은 200밧이었다.

별점: ★★★★★

 

 

터미널 21 근처에 위치한 코리안타운에서 식사를 마치고, 하루에 한 번은 변화를 주고자 별표를 구경하다가 발견한 88 마사지. 시설은 중상급으로, 네온과 그림을 적절히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였으나 내부는 다소 어두웠다.

진정한 마사지를 받고 나니 몸이 노곤해졌지만 스크럽을 받으니 나름 괜찮았다. 고양이 자세는 부끄러워서 피했지만, 손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코스별로 가격이 달랐으며, 나는 손 마사지만 받아 약 1,800밧 정도 지불했는데 모든 것을 포함하면 2천 중반까지도 가능했던 것 같다.

별점: ★★☆☆☆.

 

이제 빅아이쇼를 보러 가야 한다. 바쁜 하루다. 성인 쇼 중에서는 알카자쇼 같은 종류를 제외하고 69 쇼, 89 쇼, 그리고 99 쇼(빅아이)가 있다. 왜 79는 없는지 궁금하다. 유자트래블 사장님께 여쭤보니 봐도 후회 안 봐도 후회라고 하셨다. 89 쇼는 러시아 출신 언니들이 나오고, 69와 99는 비슷하지만 빅아이쇼가 좀 더 럭셔리하다고 한다. 그에 맞게 가장 비싸며 대략 4만원 미만이다.

공연장 건너편에서 만나 공연장까지 약 2분 거리의 픽업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사장님과 함께 가야 계약된 금액으로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혼자 들어가면 눈탱이를 맞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쇼를 보러 간다는 것 자체가 호구짓 같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결국 보기로 했다.

내려주고 담배 한 대를 같이 피우며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혼자 왔다고 하니 와이프분이 파타야를 남편 혼자 가게 허락하셨냐고 물으셨다. 진리를 찾으러 간다고 했더니 보내줬다고 답하니 둘 다 크게 웃었다.

공연은 순환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한 번 본 것을 다시 보게 되면 쇼가 한 바퀴 돈 것이다. 원한다면 몇 시간이고 계속 볼 수 있지만, 알아서 나가실 거라고 한다.

락커룸에 소지품을 넣고 망고 주스를 하나 들고 들어갔다. 그런데 너무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잘 보이지 않았다. 스태프들이 손전등을 휙휙 비추며 공연장 가장 가까운 앞자리에 앉혔다. 라이브 성인 공연이 떠올라 뒤로 가면 안 되냐고 물었지만, 단체 팀들이 와서 여기 앉아야 한다고 했다.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조금 지나니 중국인 패키지 투어 팀이 밀려와 뒤를 꽉 채웠다. 하지만 내가 앉아 있는 맨 앞자리에서 두 줄 뒤까지는 비우고 꽉꽉 앉았다.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쇼가 시작되고 무대 위 언니들은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나와 춤을 추면서 하나씩 옷을 벗었다. 윗옷도 아랫옷도 모두 사라졌다. 덜렁!
몇 곡이 지나고 나서, 무대 중앙에 커다란 소파가 놓였다. 춤을 추던 언니와 눈이 딱 마주쳤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나에게 나오라고 했다. 아, 이럴 줄 알았다. 등 떠밀려 무대로 나갔다.

소파에 앉아있던 나는 갑작스럽게 대여섯 명에게 둘러싸였다. 그들은 억지로 내 상의를 벗기고, 중국인들 앞에서 나의 신체를 드러내게 했다. 그들은 크게 웃었고, 나는 오늘 두 번째로 깊은 수치심을 느꼈다.

혀로 할짝거리는 시늉을 하더니, 바닥에도 깔려고 하자 나는 "야, 이 미친놈들아!"라고 외쳤다. 그러자 그들은 "쇼, 쇼..."라며 마치 까는 척만 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내 것이 새끼손가락만 하다고 비웃었다. 그 와중에 팁을 주지 않으면 내려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능욕을 당하고 모든 것을 빼앗긴 채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다음 무대에서는 몸 좋은 형들이 그들의 힘을 과시하며 물통과 벽돌을 들고 북과 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공연 중 관객석으로 다가가 여성들에게 거대한 소중이를 잡고 북을 쳐보라고 권유하던 장면이 있었다. 중국 여성들의 손놀림은 매우 능숙하여, 그 소리는 웅장하고도 인상적이었다.

크기는 상당히 큰데, 그 상태가 쇼가 끝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콘돔 같은 것을 씌워 놓은 것 같았는데, 실리콘 같은 보형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새끼손가락만 한 나는 움츠러들어 있어야겠다.

러시아계로 보이는 두 명의 언니들이 펼치는 봉춤은 그들의 근육질 몸매와 함께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봉은 십 미터가 넘는 것처럼 보였고, 회전할 때마다 흔들거렸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한 번에 쭉 떨어지는 모습이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느껴졌다.

별점: ★★★☆☆

 

나름 볼만했지만, 이 공연을 사만원 주고 다시 볼 것이냐 묻는다면 조금 망설여진다. 이런 종류의 쇼를 처음 접한다면 한 번쯤 추천할 만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책임지지 못한다. 그런 것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길 바란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편에서 다시 만나자.

댓글 11


ATV도 많이들 하네요 잼나 보네요

오호 그레이스 스파 별점 만점 ㄷㄷㄷㄷㄷ

빅아이쇼도 다녀 올만 한가 보네요 저도 그건 아직 안가봣는데 ㅋㅋㅋ

파타야는 역시 유흥만 있는게 아니엿네요 ㅋㅋㅋㅋㅋㅋ

고양이 자세 부끄럼들이 좀 있네요 ㅋㅋ

힐링 여행 좋네요

역시 번아웃은 여행이지 ㅋㅋ

와 이런것도 좀 해봐야 하는데

파타야는 역시 유흥만 있는게 아니엿군

파타야에 이런 레져까지

오로 애티비티 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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