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우당탕탕 태국여행 - 1
새벽 5시 반, 나는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구매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함께 온 사람도 없고 시간은 충분했기에 그냥 일반 절차를 따랐다. 다행히 예상보다 사람이 적어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현지 통신사 심카드를 15일짜리로 약 700밧에 구입했고,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환전은 공항에서 100달러만 하고 나머지는 큰 쇼핑몰 내 환전소에서 했다.
파타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 1층 게이트 8에 위치한 부스로 향했다.
첫 차는 아침 7시에 출발하며 매 정각마다 운행된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부스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나는 캐리어를 부스 앞에 두고 근처 식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돌아와 보니 캐리어 줄이 약 50미터 정도 늘어나 있었다.
버스 요금은 143밧이며 소요 시간은 약 두 시간이다.
홈페이지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https://airportpattayabus.com/).
일행이 세 명 이상이라면 택시를 추천하지만, 두 명 정도라면 버스가 좋다. 에어컨도 잘 나오고 쾌적하다.
버스는 좀티엔 버스정류장까지 가는데, 파타야에 도착해서 한 번 이상한 곳에 내려주었다.
호텔이 그 근처라서 거기서 내렸다.
대기하던 썽태우 기사가 내리는 사람들을 모두 태워갔고, 한 사람당 요금은 100밧이었다.
볼트나 그랩을 불러도 되지만 장시간 이동으로 피곤하여 그냥 썽태우를 탔다.
택시가 아니어서 여기저기를 들르며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아스터 호텔에서의 숙박비는 하루에 약 6만원이었다.
아담하면서 깔끔했고 싱크대가 있었다.
대신 위치가 부아카오와 써드로드 사이여서 다소 애매했으나 걷는 재미가 있었다.
수영장은 너무 좁아서 추천하지 않으며 조식은 먹지 않았다.
발코니가 꽤 커서 앉아서 흡연이 가능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했기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웃으며 천밧을 더 달라고 했다.
짐을 대충 넣고 잠깐 쉬려 했으나 배가 고파 호텔 밖으로 나섰다.
오른쪽으로 돌자 오전 10시부터 숯불꼬치 냄새가 나는 허름한 식당이 있어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곳에서 먹은 팟타이는 태국에서의 첫 끼였다.
새우가 신선하고 맛있었으며 가격도 저렴했던 것 같다.

부스터를 맞고 나서 망고주스를 손에 들고 세컨로드까지 걸어 내려가 썽태우를 타고 박군 투어로 향했다. 몇 가지 하고 싶었던 액티비티가 있었기에 홈페이지에서 예약할까 하다가 직접 가서 이야기해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도착하니 더운 날씨에 직원이 "홈페이지로 하시지, 왜 직접 오셨어요?"라며 웃었다.
알카자쇼, 세레티니 요트투어, ATV 투어, 진리의 성전, 빅아이쇼까지 합쳐 7천 밧 정도였다. 농눅빌리지 투어도 하고 싶었지만 2인 이상만 가능하다 해서 일하는 태국 언니에게 "그럼 저랑 같이 갈래요?"라고 물었더니 그녀는 미얀마 사람이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파타야 전일정 관광을 확정 지었다.
저녁 알카자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밥을 먹고 망고주스를 마신 후 마사지 한 시간을 받았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보니 허니2와 사바이디가 바로 옆에 있었다. 건물 외관은 놀이공원의 꿈과 환상의 나라 같았다.
오후 1~2시쯤 되었는데 인파가 북적였다. 카레국 성님들과 중국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의 복장은 모두 비슷했다. 나는 그곳에서 빠져나와 미리 별표 해둔 D마사지로 갔다.
D마사지의 외관과 실내는 깔끔했고 로비의 직원은 친절했다. 초이스는 없었지만 나온 언니는 귀여웠다. D코스 한 시간 반 정도 받았는데 3,500밧이었다. 서로 잘 달래며 함께 씻기도 했다.
대화 내용은 어디서나 비슷했다. 이름이나 나이를 묻거나 고향을 물으며 핸섬하다고 칭찬하는 것들이다. 파타야에 언제까지 있을 거냐며 또 오라는 말을 듣고 라이터 세 개를 챙겨 나왔다.
인조잔디 위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잠겼다. 첫 경험이라 비교할 대상이 없어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 어려웠다. 얼굴보다 몸매를 중시하고 슬랜더한 스타일을 선호하지만 마음이 맞으면 외모는 중요하지 않았다.
팁을 200밧으로 고정해 놓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 말하지 않아도 줄 생각이었는데 크게 적혀 있으니 주기 싫어졌다.
별점: ★★★☆☆
호텔로 돌아와 잠깐 쉰 후 저녁에 알카자쇼를 보러 갔다. 공연은 680밧에 70분 동안 진행되었다. 티파니쇼나 콜로세움쇼 같은 유사한 쇼들이 많지만 근본은 알카자쇼였다.


공연은 원칙적으로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앞에 앉은 인도 여성은 계속해서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스태프가 레이저를 쏘며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굳건히 촬영을 이어갔다. 결국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더니, 그녀는 날카롭게 나를 노려보았다. 스태프가 다가와서 제재하자 마침내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관람하는 동안 약간 짜증이 났다.
그러나 공연 자체는 꽤 볼만했다. 곡에 따라 무대 배경도 잘 꾸며졌고, 그들의 애환도 느낄 수 있었다. 중간에 등장한 K팝 스타일의 보이그룹 '아리랑'은 국뽕을 자극했으나 눈물까지 흘리지는 않았지만 훈훈한 기분이었다.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들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조금 과장된 것 같았다. 아마도 화려한 조명과 반짝이는 메이크업 덕분일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예전에는 1달러에서 2달러 정도면 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100밧으로 고정되어 있어 사진 찍을 마음이 싹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변마 팁으로 이백밧이나 주면서 그냥 찍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혼자라서 좀 어색했던 것 같다.
별점: ★★★★☆
공연장을 나오면서 맞은편 야시장을 구경하며 군것질을 했다. 비행기 옆에 멋진 이발소가 있어서 한 장 찍어보았다.

아마 뒤쪽에 보이는 곳이 소이6인 듯하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가까운 곳에서 쿵딱! 쿵딱!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봐도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가볼까 하다가 첫날이고 시차 적응도 안 되었으며 컨디션도 좋지 않아 다음 날 아침 요트 투어를 위해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세븐일레븐에 들러 먹거리를 사고 호텔로 들어갔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졌다.
적다 보니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갈수록 힘을 좀 빼야겠다. 별것 없는 긴 일기를 읽느라 고생 많았어,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