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영까올리의 잊지 못할 첫 태국 여행 (4) 끝
너무 아쉬운 파타야를 뒤로하고, 이제 방콕에 도착했어. 그런데 벌써 여행의 절반이 지나갔다는 사실에 살짝 우울하고 슬프더라.
파타야에서 즐겼던 추억들이 문득 떠올라. 클럽에서 신나는 시간을 보냈던 푸잉들과의 추억, 푸잉 집에서의 탐험, 그리고 아고고 바까지. 많은 사람들이 아고고는 바트전사나 아재들만 가는 곳이라고 말하던데, 내 생각은 좀 달랐어. 물론, 우리 셋이 그렇게 뛰어난 외모를 가진 건 아니지만, 적당히 괜찮은 외국인들에게는 숏이고 롱이고 떠나서 그냥 재미있게 노는 곳인 것 같아.
생각해 보면, 태국이라는 나라는 여러 부분에서 매력이 넘치는 곳이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외모든, 말재주든—많은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지.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흥미로운 일들이 정말 많다는 걸 이번 여행으로 확실히 깨달았어.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간 곳은 터미널 21. 뭐, 그렇게 대단히 특별한 건 없었지만 SNS에 올릴 만한 사진 몇 장은 건졌어. 로컬 음식점에서 팟타이도 한 접시 먹고, 태국 억만장자가 운영한다는 아기사자 카페도 가봤는데...

아기 사자라니... 전혀 귀엽지 않고 무섭더라.

베트남 여행 때 기억이 떠오르면서, 이번에도 호텔에 묵어보자는 생각으로 예약한 곳이 있어. 바로 마이애미 호텔인데, 아속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꽤 괜찮아. 수영장은 깊이가 3m 정도 되는 곳도 있고, 방 상태는 그럭저럭 만족할 만했어. 위치가 특히 마음에 드는데, 길만 건너면 코리아타운이 있어서 편리하더라고. 브로들, 이 정보 참고하면 좋을 거야!

근처 인도풍 야시장을 잠깐 구경한 후, 그 유명한 나나 플라자에 가보려고 했어. 그런데 여권 없으면 아예 입장이 불가능하다더라. 게다가 사진 촬영도 금지라니 조금 당황스러웠지. 짜증이 났지만, 어쨌든 태국까지 왔으니 그들의 규칙을 따르자는 마음으로 호텔에 들러 여권을 챙기고 잠깐 쉬면서 다른 곳을 알아봤는데, 스쿰빗이라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됐어. 나나 플라자 때문에 살짝 기분이 상한 터라, 다음 목적지는 스쿰빗으로 정했어.
워킹 스트리트에 익숙해 있던 우리에게 스쿰빗은 그다지 특별한 느낌은 없었어. 거리도 생각보다 짧았고. "크레이지 하우스"라는 아고고가 꽤 유명하다길래 입장료 100밧을 내고 들어갔는데, 폭죽 같은 것도 하나씩 나눠주더라고. 안에 들어가 보니 교복이나 메이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춤을 추는데, 다들 팬티는 안 입은 상태로 파타야에서 보던 아고고들과 비슷한 분위기였어. 하지만 파타야처럼 여유롭지는 않았고 사람이 정말 많았어. 심지어 수요일인데도 엄청 붐비더라. 자리도 넉넉하지 않아서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금방 나왔어.
다음으로 향한 곳은 또 유명한 "바카라"였어. 이곳은 더 난리가 나 있었는데, 2층까지 사람이 꽉 차 있을 정도였거든. 그런데 문제는 분위기도 별로였고, 전체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거야. 아고고는 정말 하루 차이로도 분위기와 질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느꼈어. 결국 우리 셋은 방콕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을 안은 채 힘이 빠져서 바카라 야외 테이블에 앉아 쉬었어. 두 번이나 별로였던 경험을 하고 나니, 다시 아고고를 갈 마음은 전혀 들지 않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얘기가 나왔어. 모두가 그렇게 추천하는 "루트 66"에 한 번 가볼까? 우리 중 대부분이 클럽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한 번쯤은 어떤 곳인지 구경해 보자는 분위기가 되었거든. 사실 이전에 갔던 판다 클럽이 나름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비슷한 마음으로 루트 66을 찾아갔어. 이미 테이블은 다 차 있어서 그저 게스트로 간단히 둘러보기로 했지.
수요일 저녁이라 크게 기대는 없었는데, 친구들은 굉장히 만족하더라. 외힙, 한국 케이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잘 어우러져서 분위기도 좋았다고 해. 개인적으로 EDM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저 그랬지만, 친구들이 즐거워해서 기분은 좋았어. 적당히 내부를 둘러보고는 다음날 테이블을 잡자는 결론을 내리고 빠져나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