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지만 결코 쉽지 않아 귀차니즘에 휩싸인 방타이 11.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던 전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전 여친과의 시작은 다소 어색했지만, 결말은 애매하게 끝난 하루였다. 의무감을 갖고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그럭저럭 지나간 느낌이다.



파타야에 있는 ‘파 분 카페’ 5번째 지점을 처음 가봤다. 이전에 1호와 2호는 가본 적이 있어서 익숙했지만, 역시나 모두 비슷한 분위기다. 이런저런 음식을 주문한 뒤 느긋하게 쉬었다.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흡연은 흡연구역에서만 해야 해서 그 점은 조금 불편했다. 그래서였는지, 전 여친 무릎을 베고 누워 테이블 아래에서 몰래 전자담배를 피웠다. 웃음이 나올 만큼 우스운 상황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엔 석양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다. 똑같은 황혼이어도 태국에서는 유독 더 예쁘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 숙소에 도착해서 좀 쉬려고 했지만, 온몸이 지쳐 그대로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렸다. 사실 그날은 클럽에 가기로 했는데 그녀도 나도 너무 피곤했던 탓에 다시 누워 깊이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7시 반쯤 눈을 떴다.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온몸이 나른해서 미루고 또 잠들었다. 그녀는 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머리라도 감으려고 자리를 비웠다. 그러다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일어난 나는 드디어 개운한 기분을 느꼈다. 몸 상태도 좋아지고 하루가 활기차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녀와 한참 널브러진 후, 물이 없어서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약속했던 대로 하루는 바파인을 경험하기로 했다. 이번엔 소이 쨋 지역에 갔는데, 마마상이라 그런지 바파인 가격이 3000밧이나 했다. 웃음이 나와 "가격 비싸니 그냥 원래 자리로 돌아가라"며 농담했더니, 그녀는 "나이 들어서 안 받아줬잖아"라며 웃어넘겼다. 이후 잠깐 쉬고 나와서 근처 홉스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브로의 조언대로 학센과 피자를 먹었어야 했는데, 실수로 스테이크를 주문한 게 정말 실패였다. 너무 질겨서 씹기도 어려웠다.

성태우를 타고 소이 혹으로 이동했다. 그녀의 친구가 바를 새로 열었다고 해서 들러 간단히 술을 사주었다.

한동안 브로들과 카톡을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가 내게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보내라고 요구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푸잉(태국 여인) 특유의 간극 같은 느낌으로 넘어갔다. 이후 근처의 칵테일 바에 가서 한잔했지만,

해질녘 특유의 그 감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다음 장소는 트리타운이었다. 전 여친 이야기와 얽힌 그녀의 친구들이 일하는 WTF 바에 들러 가볍게 술을 한잔했다. 이곳에서 느낌은 영어로 대화가 부족한 수준... 하고선 스페이스 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페이스 클럽은 중국인들 위주로 운영되는 느낌이었다. MD가 질문 있으면 위챗으로 물어보라고 말해 웃음이 났다. 심지어 중국어로 써 놓고 영어 번역본을 내미는 식이라 조금 어색하게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