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이 있지만 결코 쉽지 않아 귀차니즘에 빠져 있는 방타이 12(1). 오랜만에 판다를 만져 보며, 이어지는 고된 날들의 연속.
알람 소리에 10시에 일어나 보니 전 여친은 떠난 뒤였어. 돈도 20바트 하나 남기지 않고 몽땅 챙겨갔더라. 웃음만 나오더라. 이런저런 핑계를 대도 결국 내게 돈이 없으면 만나지 않을 사이라는 걸 다시 확인한 셈이지.
그리고는 라인 메시지가 와있더라. 미안하다느니, 용서해달라느니, 어제를 이해 못 해서 자기 잘못이었다느니... 메시지가 잔뜩 왔는데, 솔직히 무슨 의미냐 싶었어. 그냥 'Goodbye' 한 마디 남겨주고는 그녀의 라인 아이디를 삭제했지.
이웃집 형이 밥을 가져다줘서 먹었어. 덕분에 허기를 채울 수 있었지. 고마워, 브로. 솔직히 밥 먹을 마음도 없던 상태였거든. 역시 숙소 위치가 좋으니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싶더라. 밖에 나가는 거 진짜 귀찮아서 말이야.
그렇게 빨래도 하고 방 청소도 하고 간단히 업무 처리한 뒤 낮잠을 잤어. 블랙 술덕분인지 숙취도 없고, 콜라 없이 소다랑 마셔도 맛있긴 하더라. 그런데 끝난 일을 두고 머리를 싸맨다고 무슨 해결책이 나오겠어? 그냥 평소처럼 살아가야지, 뭐. 게다가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더 그럴 필요 없고.
씻고 숙소 밖으로 나갔어. 전에 바파인해서 함께 밥만 먹었던 부아카오 쪽의 푸잉D를 만나러 갔어. 아무래도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힐링이 필요하겠더라고. 그녀는 어제 50살 한국인 남친이랑 헤어졌다고 하더라. 참, 세상사란...
그날은 막날이라 다시 바파인을 해서 데리고 나오려 했는데, 웬일인지 레이디들이 이미 많이 나가서 늦게야 가능하다더군. 총 레이디가 9명인데 당시에 이미 4명이 바파인된 상태라 자긴 못 나온다고 했어. 결국 타이밍이 5분 차이로 어그러진 거지.
12시 좀 넘거나 1시쯤엔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그때 연락하기로 했어. 그 사이에 성태우 타고 소이혹으로 이동했지. 푸잉J1을 찾아봤는데, 손님과 같이 있는 건지 보이지 않더라. 어제 얘기나 좀 해볼까 싶었는데, 뭐 어쩌겠어.
소이혹 쪽 애들이 붙잡긴 했지만, 딱히 끌리지 않아서 그냥 그 자리를 벗어나 걷기 시작했어. 난 생각 많아질 땐 무작정 걷는 습관이 있거든. 밥집을 찾겠다는 건 핑계였고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부아카오에 와 있었어.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적당한 곳에서 끼니를 때우고 말았지.

겉모습은 별로였는데 의외로 꽤 먹을만했어. 게다가 가격도 50밧이라 나쁘지 않았고.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트라이앵글이라는 바에 갔는데, 흡연이 안 되는 게 좀 아쉽더라. 그래도 두 명의 싱어가 노래를 너무 잘해서 분위기도 좋았어. 특히 외국 손님들이 주로 오는 곳이라 그런지 팝 위주로 음악을 틀더라고.

결국 부아카오 푸잉D와는 인연이 아닌 것 같네. 1시쯤 가게 앞에 가봤더니 이미 다른 손님이랑 있더라.
내가 너 아플 때 감기약 챙겨주고 바파인까지 해서 집까지 보내줬잖아. 그런데 내가 막날이라고 강조했음에도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정말 실망스러워서 잠깐 배신감에 휘말렸다가, 브로가 워킹스트리트에 있다는 소식에 얼굴이나 볼 겸 글램 2층으로 갔어. 흥 많은 푸잉과 함께 가면 정말 좋은 곳이더라.
브로와 그곳에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브로가 정말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지. 그런데 내가 푸씨티비(?) 발동한 건지 푸잉 J1이 내가 자길 찾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더라. 그래서인지 나보고 담날 오후 10시까지 함께 해주겠다고 했어(내가 바로 그날 밤 10시에 파타야를 떠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듯).
글램 2층에서 브로와 흡연하며 전날 일에 대해 대충 이야기하고 있는데 J1과 그녀의 베프 겸 룸메인 J3가 도착해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더라고. 브로가 "여자는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고 하길래 작별인사를 하고 그들에게 합류했지. 결국 막날에도 스톤하우스에 가게 되더라. 나야 그냥 간단히 마시고 가자고 했는데, 난 콜라 제로를 시킨 반면 이 사람들은 쌩솜을 시키더라... 결국 짜증 나서 내 콜라값만 냈어.
그런데 웬 창비어걸(?)은 내가 무슨 파타야의 똑같은 남자라는 둥 이상한 메시지를 보내길래 어이없어서 바로 라인을 차단해버렸어. 결국 새벽 4시까지 스톤하우스를 못 나와서... 진짜 제발 좀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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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내 전담을 가져가려는 푸잉 J3와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 누들 사러 간 푸잉들을 기다리면서 한 남자가 갑자기 내 양 볼을 꼬집으며 아유 오케이 하냐는 거야? 아, 진짜 뭔 상황이지? 나는 그냥 누들 사 오는 푸잉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인데! 화가 나서 욕 좀 해줬더니 영어 쓰라고 하고... 순간 화가 폭발해서 멱살 잡으려고 했더니 도망가고 난리도 아님.
끝내 J3에게 같이 숙소 가서 셋이 즐겨보자는 얘기까지 했는데, 이 친구는 거절하고 스톤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한국인을 찾아갔지 뭐야. 나는 국수만 사 들고 J1과 숙소로 돌아왔어. 다행히 전 여친은 숙소 앞에 없더라.
누들 맛은 없더라. 전분 국물 누들... J1은 싹싹 먹더니 치우지도 않고 씻지도 않고 방으로 직행해서 바로 잤어. 깨워도 짜증만 내고 옷도 안 벗고 그대로 자네? 아니, 그러면 왜 온 거야? 막 고민하다가 그냥 나도 자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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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12시쯤 J1과 의무... 관계를 가졌어. 전날 샤워도 안 한 걸 알기에 그냥 키스나 그런 거 없이 시작했지. 그래도 탄력 있는 게 피니쉬는 어렵지 않았네. 그런데 뭐랄까, 재미있었던 건 아니었어.
잠깐 눈 붙이고 깨보니 J1이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있더라. 전에도 치우기 힘드니까 머리 감지 말라고 했는데! 옷까지 다 갖춰 입고 있길래 물었더니, 오늘 바파인을 4900바트 내야 한다는 거야. 미쳤나... 주말이라 비싸다지만 말도 안 되는 금액이지.
결국 정말 끝이다 싶어서 2000+100 바트 주고 보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