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남 놀러가서 생긴 에피소드 (2)
형님들,
길고 긴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날 약속한 대로 놀이공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10시쯤 만나 작은 놀이공원으로 향했어요.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처럼 크진 않았지만,
평일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견학을 온 것 외에는 관람객이 드물었죠.
우리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팔짱을 끼며 커플처럼 돌아다녔습니다.
놀이기구 중 하나는 공포의 집 컨셉이었는데,
내리막길 같은 건 없고 실내에 귀신 조형물이 설치된 곳을 카트를 타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무섭다고 소리 지르며 어설픈 한국말로
"무서워, 미안해"라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또 작은 동물원을 구경하며 수염이 긴 이구아나를 보고 할아버지 같다고 말하는 것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고맙게도 입장료와 식비를 반반씩 부담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오후 4시쯤 되었고 계속 걸어서인지 피곤해 보였습니다.
금요일이고 제가 월요일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형친들도 오늘 꼭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죠.
저녁에는 다른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지만,
그건 현지인 친구들이라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방을 잡아줄 테니 쉬다가 내가 돌아오면 다시 놀자고 했지만,
그녀는 그냥 집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아쉽지만 그렇게 헤어지고 저는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밤에 다시 만날까 했으나 연락이 없어 형과 형친들과 놀았습니다.
다음 날 밤,
마싸가 11시에 퇴근하니까 그 무렵 가게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퇴근 후 산책하고 벤치에서 얘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곧 떠날 것을 알았기에 진도를 나가는 것을 꺼려했을지도 모릅니다.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비행기표를 바꿨습니다.
마싸와 더 만나고 싶은 마음과 현지인 친구들,
형과 형친들과 더 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베트남의 분위기도 좋았죠.
마싸에게 비행기 연장을 말했다니 기뻐했습니다.
평일 밤마다 마싸 퇴근 후 간단히 맥주를 마시거나 산책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시간 개념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항상 늦더군요.
덥고 지쳤지만 보고 싶어서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는 그녀가 몇 시까지 오라고 하면 15분 뒤에 도착하도록 하니 얼추 맞았습니다.
매일 밤 마싸와 만나 설렘을 느끼니 단순한 성욕 배출보다는 정서적인 교감이 좋았습니다.
베트남은 여성의 날이 중요하다는데 제가 있는 기간에 겹쳐 장미꽃 한 송이를 주니 좋아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며 웃었습니다.
마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해서 만날 시간이 짧았습니다.
저는 화요일 새벽 2시에 비행기가 있어 사실상 월요일 저녁이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그녀가 풀로 쉬는 휴일에 하루 종일 데이트하고 싶었지만 금요일 토요일은 아니었습니다.
야시장도 열리고 함께 돌아다니며 구경하면 재밌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풋풋한 러브스토리입니다.

형들이 기대하는 내용은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