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타이2회차 ㅎㅌㅊㅌㄸㅍㅇㅎ 일기 5
다섯 번째 일기를 시작해봅니다.
어젯밤, 새장 같지 않은 새장국을 먹고 나니 하루를 그냥 날려버린 기분이 들었어요. 여기가 태국이라면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빰빰 아니겠어요? 그런데 바트는 바트대로 쓰면서도 빰빰 없이 날려버리다니...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헐리푸잉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해 질 녘이 됐어요. 파타야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르더라고요. 낮에는 은밀하게 음흉한 느낌, 밤에는 대놓고 드러난 음흉함 같은? 해가 지고 나니 수많은 네온사인들이 켜지기 시작하고, 어느 방향이든 사람들이 몰리며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터미널 쪽, 센탄 쪽, 마리나 쪽, 부아카오, 워킹 스트리트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라는 말이 딱이에요. 푸잉한테 들으니 코로나 이전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중궈들이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 같아요.
푸잉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공통적으로 손님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보니 콘까올리 > 콘이뿐 > 콘찐 순서라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저도 봇다눈이긴 한데, 솔직히 태국 현지 시각으로 봐도 까올리들이 중궈보다는 스타일, 청결함, 스윗한 매너 등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는 듯합니다. 콘이뿐과 비교한다 해도 약간의 우위를 점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도 푸잉들이 중궈를 선택하는 이유는 역시 돈이네요. 중궈들은 특성상 ‘가오’가 생명이기에 돈을 팡팡 쓰고, 사달라는 건 다 사주며 롱탐임에도 한 탐 가격을 두고 그냥 떠나라고 할 때도 많다고 들었거든요. 이런 점에서 돈에 있어 확실히 강점이 있는 듯했어요.
하지만 냄새도 별로고 시끄러우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래서 헐리(지역명)만 예로 들더라도, 요즘에는 까올리 푸잉(여성)들도 가격대가 많이 올라서, 롱텀(장기 동행 기준)이 3천에서 7천 밧 사이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중국인 대상은 기본으로 1만 밧부터 시작한다고 해요. 헐리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푸잉들은 중국인들에게는 2만 밧에도 팔린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까올리가 VIP 테이블을 예약하면 웨이터들이 나이트클럽 스타일로 푸잉을 소개해 주는 빈도는 적지만, 중국인 테이블에는 웨이터들이 계속 푸잉을 데려다주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그들이 팁을 얼마 받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듯합니다.
또, 까올리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오늘은 친구랑 어디로 갈지 상의하며 밤 출격 준비를 했어요. 일단 소이혹성(지역명)으로 가서 생각해보자는 의견이 나와 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대부분의 가게들이 다시 문을 연 소이혹성을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친구에게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마음대로 들어가 보라고 했더니 Night Wish라는 바에 들어가네요. 저는 계열 이름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이름을 가진 바가 실제로 있더라고요.
친구가 먼저 푸잉을 픽한 후 저도 하나 골라 들어갔습니다. 선택한 푸잉의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요즘 세상에 조심스럽네요), 20살이고 외모는 평범하면서도 전형적인 민간인 같은 느낌이었어요. 일한 지 한 달 정도 됐다는데, 역시 이싼(태국 북동부) 출신이고 영어는 잘 못하더군요. 순박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선호하는 사이즈와 스타일이라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너무 큰 경우 부담스러운데 적당한 느낌이라 좋더라고요.

넷이 모여 사목도 하고 장난치며 놀다가 호텔이 가까운 김에 숏타임으로 호텔에 가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소이 혹성 2층에 가본 적이 있는데,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바파로는 800밧, 푸잉에게는 1500밧 주기로 하고, 오토바이 택시에 둘씩 나눠 타고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그 푸잉은 몇 날 며칠 뒤 생일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생일선물 하나 사줄까?" 하고 제안했더니 기쁘게 수락하더라고요. 무엇이 필요하냐 물었더니 반지를 사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터미널21 내 쥬얼리샵 두 군데를 돌아보는데, 갑자기 멈춰서 쭈뼛거리기 시작했어요. 반지 가격표를 보니 2000밧이 좀 넘더군요. 맘에 드냐고 물으니 고개만 끄덕이며 수줍게 웃는데, 그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확실히 아직 세상 물정에 덜 때묻은 아이 같았어요.
결국 결제하고 반지를 사줬습니다. 호텔 방으로 돌아와 반지 사진을 찍고, 테라스에서 기념사진도 찍으며 즐거워하더군요. 그리고 라인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는지 난리가 났습니다. 좀 있다가 한 명에게 전화가 왔는데, 정확히 들리진 않지만 "타올라이?"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아마도 반지 가격을 물어본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 푸잉은 스킬은 조금 부족했지만 시키는 건 다 참 잘 해냈습니다. 아무래도 소이 혹성에서 일 막 시작한 어린 푸잉들 중 대부분이 이런 스타일인 것 같더군요. 약간 어설픈 워킹 느낌으로요.
푸잉을 소이 혹성으로 돌려보내고 저는 친구와 저녁 먹고 다시 워킹 갈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번 신년 시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터미널 스타벅스 옆의 라멘 가게에서 라멘 한 그릇씩 먹고 나서 시간을 보니 거의 9시였습니다.
워킹에 도착해보니 오늘도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연휴 때만큼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다 모인 듯하더군요. 그런데 카레 성님들은 왜 그렇게 많은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삐끼들의 손짓과 유혹을 뿌리치고 우선 파렌하이트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농짜짜가 여전히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손님 옆자리에 한 번도 앉는 모습을 못 봤네요. 아, 세월이 느껴지네요.
친구와 함께 놀러 나가 LD를 두 잔씩 사주며 시간을 보내다가 파렌을 떠났어요. 다음으로 핀업에 갔는데, 여기는 물이 참 좋더라고요. 솔직히 헐리보다 낫다고 느꼈어요. 스태프에게 단발머리를 한 귀여운 푸잉을 불러달라고 부탁했죠.
친구는 옆에서 잘 놀고 있었는데, 푸잉이 댄스를 마친 뒤에도 10분 넘게 오질 않더군요. 알고 보니 옷을 갈아입고 어딘가로 나간 줄 알았는데, 중국인 손님의 손을 잡고 나가더라고요. 이미 바파된 상황이라 괜히 헛웃음만 나왔어요.
핀업을 떠나 바로 옆의 팔라스로 갔습니다. 새해 시즌보다는 손님들이 적어서 여유 있었고, 빈자리도 몇 군데 보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느끼기엔 팔라스가 파타야에서 와꾸 1등 같았어요. 이 의견에 반박하는 분도 있겠지만, 뭐든 개인 취향 아니겠습니까? 반박하면 "맞아요 형님"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왼쪽 두 스테이지 사이 중간 지점에 자리를 잡았는데, 앉자마자 푸잉 하나가 "오빠~"라고 외치면서 자기 자신을 가리키더니 저를 또 가리키더군요. 엄청난 텐션의 소유자였습니다. 주변 푸잉들이 대체로 도도한 분위기와 정반대여서 더욱 눈에 띄었죠.
옆자리에 앉히니 LD 한 잔이 자동으로 나오더군요. 어차피 살 생각이었으니 괜찮다 싶어 받아들이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외모가 성형미인 느낌이었고, 볼륨감은 마치 로켓이 발사 직전인 것 같더라구요. 알고 보니 이 푸잉은 팔라스의 땡모였어요.
텐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국어도 꽤 잘하고 나이를 좀 먹은 듯한 노련함과 고인물 느낌이 났습니다. 그러다 땡모가 화장실에 가는 사이, 스테이지에서는 댄서들이 교체되더군요. 그리고 그때 제 스타일인 푸잉을 발견했습니다. 하얀 비키니에 흰 고양이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얼굴, 키, 몸매까지 완벽했어요.
바로 스태프를 불러 "현재 옆에 있는 레이디를 다른 레이디로 바꿀 수 있냐"고 물었죠. 몇 번이냐는 질문에 번호를 알려주니, 댄스가 끝나면 데려다 줄 거라고 했습니다. 땡모가 자리에 돌아오자 미안한 마음으로 "땡모 미안한데, 다른 레이디랑도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했더니, 괜찮다며 자연스럽게 다른 자리로 이동하더군요.
그 후로는 무대를 계속 바라보며 그 푸잉에게만 시선을 고정했어요. 드디어 댄스가 끝나고 그 아이가 제 옆에 앉으니,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매력 넘치더군요. 향기도 너무 좋았어요. 친구도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옆을 보니 친구는 그저 열심히 즐기고 있었고요.
통성명을 하고 몇 마디 주고받은 뒤, 제가 물어봤어요. "너 댄스 가지 마. LD 몇 개 필요해?" 한 타임 스킵하고 묶으려면 5잔이 필요하다네요. 앞에 있던 스태프한테 바로 LD 10잔을 주문했어요. 주문하자마자 마마상부터 스태프들까지 벌떼처럼 몰려와서는 "나도? 나도?" 하며 어택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위바위보로 이기면 한 잔씩 돌리겠다고 했어요. 세 명한테는 이기고 나머지한테는 졌네요. 그렇게 선택한 파트너 푸잉과 약 30분간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침 마마상이 다가와서 바파 1500인가 2000, 롱 5000이라고 적힌 종이를 보여주고 갔어요.
푸잉이 "오빠, 나랑 나갈 거지? 그럼 나 옷 갈아입고 올게. 비키니 불편해."라고 하더군요. 그러라며 바파를 결제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나왔습니다. "어디 가고 싶니?"라고 물었더니,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냥 호텔로 가서 얘기하고 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업투유가 아니라 이런 대답이라니… 홀리쒯, 마인드 합격입니다. 게다가 영어도 곧잘 하는 수준이라 또 합격.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도착하자마자 그녀가 제 티셔츠 하나를 달라길래 아무거나 꺼내 입으라 했더니 긴팔 맨투맨을 골라 입더라고요. 샤워한 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약 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푸잉과 길게 얘기할 만한 주제가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그리고 자기 전에 또 한 번 가까운 시간을 가졌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한 번 끝내면 욕구가 바로 사라지는 편인데, 이 아이는 다르더군요.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푸잉. 그리고 또 한 번 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푸잉이 순두부를 좋아한다고 해서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함께 한 후 그녀를 배웅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푸잉한테서 라인이 왔습니다.
"Me want go to you today again, okay?"
"Me sleep more and go salon make up and meet okay?"
제 원칙은 무조건 1일 1푸였고 가능하면 1일 2푸도 해보자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이 아이 때문에 그 철칙이 흔들렸습니다. 연애 감정은 안 한다고 다짐했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녀의 메시지를 보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어요. 저도 모르게 "OK!"라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