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타이2회차 ㅎㅌㅊㅌㄸㅍㅇㅎ 일기 2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헐리를 방문했어요. 원래 10시에 오픈하는 줄 알았는데, 12월 31일이라 그런지 9시 반까지 오지 않으면 예약한 테이블이 취소된다는 경고를 받았네요. 작년 방콕 여행 때 코로나 때문에 클럽들이 다 문을 닫았던 게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첫 헐리 방문이라 더 기대가 되더라고요.
기대감을 안고 헐리에 도착했는데, 입구에는 파란 원피스를 입은 직원들이 주대와 VIP 관련 설명을 해 주고 있었어요. VIP 가격을 물어보니, 원래는 2만 5천 바트지만 오늘이 12월 31일이라 5만 바트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아, 이건 좀 무리다 싶어서 바로 패스했죠.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그중 한 명에게 키도 크고 매력적인 푸잉한테 가격을 물어봐도 되냐며 장난스럽게 물어보길래 제가 "야, 그렇게 들뜰 거면 안에서 즐기라고!" 하고 말리는 순간, 이 녀석은 이미 헐리 스태프한테 걸어가고 있더라고요. 진짜 어이가 없었는데, 한편으론 웃음도 나오더군요. 얘가 또 뭘 저지를까 싶으면서도 그런 모습이 익숙해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테이블로 갔을 때 이미 가게는 80%가 차 있더라고요. 조니 골드랑 믹서, 아이스를 주문한 후 잔돈을 웨이터 팁으로 줬는데 딱 5천 바트가 나오더군요. 저랑 친구는 해외 유학 시절 만난 사이여서 팁에는 살짝 후한 편이에요. 술을 따라주는 웨이터에게 잘 부탁드린다며 500바트씩 줬는데, 이게 큰 실수였어요.
그 웨이터가 또 다른 친구를 데려오더니, 똑같이 잘 부탁한다고 500바트 추가... 그 이후로는 웨이터들 전부에게 둘러싸인 기분이더라고요. 이 날 팁으로만 몇 천 바트를 쓴 것 같아요. 화장실 병헌 형님들까지 챙기다 보니 팁이 엄청났죠.
형님들은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처음엔 100바트, 중간에 100바트를 주시는 식으로 조절하세요. 일단은 분위기를 보고 판단하는 게 중요해요. 지피지기 백전백승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가게 성비를 보니 남자 8에 여자 2 정도더라고요. 좋게 봐줘야 남자 7: 여자 3 수준? 그리고 남자는 거의 다 까올리(현지 남성)들이었어요. VIP 섹션에는 중국 형님들 몇 분 계셨고요. 분위기가 진짜 한국 나이트 같더군요.
애초부터 까올리들 간의 신경전이 느껴졌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밤 11시쯤 음악이 EDM으로 바뀌면서 소통이 귓속말 아니면 힘들어지고, 자정부터는 남자들이 핸드폰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하더군요. 여자들도 자정부터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 바쁜 날 아니면 밤 11시쯤 도착하는 게 가장 적당할 겁니다.
저랑 친구는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며 라인을 물어보고 테이블로 데려와 같이 술 마시고 그랬어요. 근데 장기 체류자로 보이는 화장실 쪽의 퉁퉁한 까올리형이 사람들 위아래로 훑어보며 째려보더군요. 아니, 후커 클럽에 오셨으면 여자들이랑 노셔야지 왜 남자들만 쳐다보시는지... 술만 그렇게 들이부으시길래 그냥 그런 재미로 오셨나 싶었네요.
이날 라인을 10명 정도 알아냈는데, 한 명은 만 바트, 나머지는 짠 듯이 전부 7천을 부르더라고요. 몇 마디 주고받으니 가격은 5-6천으로 내리긴 했지만요.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고 연말 특수까지 있어서 비싸진 거 같아요. 정답은 거울 속에 있지 않을까 하고 혼자 합리화를 해봤습니다.
친구놈은 그런 거 모르고 마냥 즐거워하며 여기저기 애교 섞인 웃음을 날리며 행복해하더군요. 평소 대기업에서 일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친구가 태국 와서 웃는 걸 보니 데려오길 잘했단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그래도 결론은 방타이는 혼자 움직여야 결국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옆 테이블에 푸잉(태국 여성) 3명이 있었는데, 우연인지 자꾸 시선을 교환하게 되더군요. 한 명은 괜찮았지만 나머지 두 명은 별로라 그냥 패스했어요. 밤은 길니까요. 친구랑 번갈아가며 홀 안을 한 바퀴씩 돌았는데, 키 크고 예쁜 푸잉 한 명을 발견했어요. 이날 기준으로 외모 탑 3 안에 들 것 같은 사람이라 바로 테이블로 데려왔습니다. 친구도 서로 잘 맞는 상대를 찾았고, 그 친구도 꽤 예뻤어요.
바로 테이블로 데려오라고 했어요.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테이블로 초대한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Can pay?"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How much?"라고 물어봤더니 만카라네요. 깜짝 놀랐어요. 친구랑 속삭이며 상의를 했는데, 친구는 만카 괜찮다고 하더군요. 제가 친구한테 뭐라는 거냐며 입 잠그라고 말했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거라고 하면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한 번에 7천 바트를 제안하는 줄 알았으면, 5천부터 불러볼걸 싶더라고요. 어쨌든 그날은 다들 일찍 나가려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조금 더 놀다가 나가는 기분이었죠. 우리 코가 하늘 찌를 것 같은 언니들이 정말 신났더라고요. 뭐랄까, 이렇게 유쾌할 수가 없었어요. 줄 세워 놓고 주도권을 완전히 쥔 모습이 참교육이 필요할 정도였달까요?
그래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함께하고 흥에 겨워 춤추며 분위기를 더 띄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묘하다 싶을 정도로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더라고요. 그 와중에 미어캣처럼 여기저기 보고 다니는 분들도 많았고요.
목격한 것 중 하나는, 왼쪽 테이블에 방금 들어온 푸잉 두 명의 새로운 팀이 있었어요. 오른쪽은 푸잉 세 명이 앉아 있고, 앞뒤는 그야말로 남탕 느낌이었습니다. 카운트다운만 하러 잠깐 나온다던 다른 언니들은 결국 다시 안 나타나더라고요. "Are you coming?" 하고 메시지를 보내봤는데 읽지도 않네요. 아무래도 다른 형님한테 갔거나 아직도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왼쪽 테이블에서는 푸잉 중 한 명이 계속 활발하게 춤추며 분위기를 날리더군요.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같이 온 친구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친구한테 빨리 한 명 골라보라고 했죠. 얘가 안목은 있는지 꽤 괜찮은 사람을 픽했더라고요. 그러는 사이 오른쪽 테이블에서는 누군가 새로 교체됐는데, 정말 얼굴이 조막만 하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푸잉이 있더라고요. 살짝 하연수를 닮은 외모였는데, 그녀와는 나중에 팔라스에서 다시 만났답니다.
그렇게 친구와 저는 각자 마음에 드는 푸잉과 대화하며 즐겼어요. 제 옆에 있던 왼쪽 테이블 푸잉 중 한 명은 친구가 혼자 있다며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그러라 했고요. 한편 하연수 닮은 푸잉에게는 말을 걸어봤습니다. "마이 프렌드 라이크 유 소 머치." 그러자 그녀가 대답하더라고요. "오빠, 아임 워킹걸." 그리고는 7천 바트를 요구해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제가 "5천 가능?"이라고 물어보니, 자기 친구를 데려오면 우리 넷이 놀고 5천 원 오케이래요. 그래서 친구한테 물어봤죠. "이 친구 괜찮아?" 하고. 그랬더니 제 친구가 그러는 거예요, 너무 귀엽다고, 새해 첫날 밤을 이 아이와 보내고 싶다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야, 오늘은 훈훈하게 가자, 브라더" 이러더라고요.
그러다 친구 중에서 금발 숏컷 스타일의 애를 데려오라는 요청이 들어왔어요. 조금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친구 넘 위한 거니까 재밌게 놀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옆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저를 째려보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아, 진짜 무섭더라고요. 저는 원래 소심한 편이라 잘 쫄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 무에타이 선수 출신 같아 보이고, 키도 170은 돼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 상황 피하려고 화장실로 도망쳤어요. 그런데 담배 피우는 공간 쪽이 약간 위험(?)해 보여서 긴장했습니다. 화장실 가는 길에 누군가가 제 팔 한번 잡더라고요. 형님들이 늘 말하던 게 이런 거였나 싶었어요. 하지만 별로 끌리는 느낌이 아니어서 그냥 "하이" 한마디만 하고 빠졌습니다.
테이블로 돌아가서는 다시 호텔로 향했어요. 우리 넷이 술을 좀 더 마시고 방으로 해산했습니다. 본격적인(?)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이 부분은 자세히 쓰기 좀 그렇네요. 응우옌 누나가 신경 쓰여서요. (누가 응우옌 누나 짜오강에 좀 던져주세요, 제발.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