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타이2회차 ㅎㅌㅊㅌㄸㅍㅇㅎ 일기 13
형님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난히 태국에서 자유롭게 놀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날입니다. 방타이는 항상 최선을 다해 재미있게 즐기고 오자는 마음으로 임하지만, 다녀오고 나면 평소 일상이 재미없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다시 즐거운 날들이 오겠죠. 그러다 또 방타이를 가고, 그렇게 반복되겠죠.
그건 그렇고, 여러분께서 제 글을 늘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일기가 아마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현재 태국에서는 거의 "팔라스푸잉"이와 계속 함께 지내고 있어서, 특별히 에피소드가 없기도 하고, 체조 이야기처럼 자세히 쓸 수도 없는 터라 이렇게 마무리하려 합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며칠 뒤면 제가 좋아하는 오션뷰도 못 본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갑자기 기분이 조금 울적해지네요. 방타이를 떠나기 2~3일 전쯤엔 여전히 신나긴 하지만, 이런 우울함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행기 날짜를 연장할까 하는 고민도 잠시 들곤 해요.
최근에 팔라스푸잉이가 저를 자신의 남자친구로 소개하더라고요. 가족들과 영상통화하면서 말이에요. 은근 당황스러우면서도 웃겼지만, 순간 ‘이제 진지하게 신혼을 준비해야 하는 걸까?’ 하는 농담 같은 생각도 들더군요. 그녀는 너무너무 절 사랑한다고 자주 얘기하는데요, 사실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저 하나는 아니겠죠. 한 해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받는 남자가 트럭 단위로 많을 텐데, 그래도 적당히 속아주는 척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워킹푸잉들을 보면 마음 아픈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고향에 남은 가족들이 힘들게 돈을 모아 보내주길 기다리기만 하고, 태국 남자들은 이들을 단순히 착취하려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라고요. 특히 이곳 남자들은 비즈니스로 접근하다가 믿음을 악용하거나 함부로 떠나는 경우가 잦아서 그런지, 진정한 연애를 꿈꾸던 여자들이 상처받고, 버려지는 경우가 흔한 것 같아요. 매일 술에 의존하고 춤추고 노는 모습 뒤에는 해결되지 않은 허전함이 보이더라고요.
팔라스푸잉이 역시 알면 알수록 전형적인 워킹푸잉들의 그런 어두운 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함께하며 정도 많이 들었어요. 남은 방타이 기간 동안 그녀에게 좋은 기억만 주고, 깔끔하게 떠나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마치 김치를 들고 태국에 온 것처럼 푸잉이와 함께 건강한(?)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쇼핑도 하면서 가방 하나, 신발 하나 사줬어요. 네일 살롱에도 따라가 보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예쁜 카페에 가서 커피나 음료를 마셨죠. 뭐랄까, 여자친구와 남자친구처럼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했네요.
다른 형님들 후기처럼 푸잉이가 무카타를 구워주고 새우까지 까주더라고요. 저는 그저 계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죠. 뭔가 웃기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푸잉이 친구들도 만나봤는데, 그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좀티엔 비치 쪽으로 갔습니다. 그쪽에서 노상 음식도 맛보고, 현지인들만 있는 술집에서 놀기도 했어요. 또 한동안 이전 소식이 들렸던 슈퍼스타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꽤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네요.




같이 여행을 갔던 친구와 방콕에서 보낸 마지막 일정 중에 서로 각자 개인 플레이를 하느라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친구는 나보다 하루 먼저 귀국했고, 나는 몇 날 며칠 동안 팔라스 푸잉이와 붙어 지내다 보니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다가왔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라 택시를 새벽 6시에 예약해 두었고, 전날 밤 짐을 거의 다 싸놓았다. 알람은 5시에 맞춰놓았는데, 일어나 샤워하고 남은 짐을 마무리했다. 5시 반쯤 보니 푸잉이는 여전히 자고 있길래 깨우러 다가갔더니, 침대에서 소리 없이 혼자 울고 있는 게 아닌가. 눈물을 훔치고 나서 나에게 와서는 "오빠, 30분 안에 끝낼 거죠?"라고 말하더니 기습적으로 행동을 시작했다. 순간 웃음이 나왔지만 마지막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택시 시간이 다 되어 함께 로비로 내려갔다.
푸잉이에게는 지갑에 있던 돈에서 택시비만 남기고 전부 건넸다. 대략 2만 바트 조금 넘는 금액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푸잉이와 작별하며 공항행 택시에 올라 이번 방콕 여행, 약간 넘는 2주간의 일정이 끝났다.
혹시 지금도 그 팔라스 푸잉이와 잘 지내냐고? 아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매일같이 영상통화도 하고, 통화도 한 시간 넘게 하며 사진까지 주고받았다. 그렇게 2주쯤 흘렀는데 어느 순간부터 푸잉이가 아이폰 14를 가지고 싶다거나 돈이 부족하다며 점점 불편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못 알아들은 척하면 직접적으로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길래 바로 관계를 정리했다.
지금은 대신 방콕 낙삭 푸잉과 꽁냥꽁냥 잘 지내고 있다.

방타이 여행 경비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대략적으로 정리해보려고 했어요. 사실 세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아서 정확한 금액은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네요 ㅋㅋ) 비행기랑 호텔 비용을 제외하고도 꽤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두 가지 비용만 합쳐도 이미 300만 원을 넘겼던 것 같아요 ㅋㅋㅋ
달러로 7천 불, 약 23만 바트를 준비해 갔는데, 마지막 날 추가로 2만 바트를 더 인출했으니 총 25만 바트를 썼어요. 첫날은 새벽 늦게 도착했고, 막날은 아침 일찍 떠난 걸 감안하면 13일 동안 쓴 돈이 하루 평균 약 2만 바트 정도 되는 셈이에요.
작년에 혼자 방타이에 갔을 때는 하루 만~만오천 바트 안쪽으로도 충분히 즐겼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엔 친구랑 함께 가서 먹고 싶은 건 다 먹고, 하고 싶은 건 다 하다 보니 확실히 지출이 늘어난 것 같네요. 특히 푸잉(여행 중 만난 친구) 관련 비용이나 여러 활동들이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엔 *돈을 아끼자*는 마음 없이 팁도 팍팍 주고, LD(Ladies Drink)도 자주 쏘면서 마음껏 즐겼습니다. 클럽에서는 거의 매번 VIP 테이블을 잡았고요. середі 여행 막판에는 조금 조용히 놀긴 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놀다 왔어요 ㅎㅎ
결국 총 지출이 천만 원을 넘더라고요... 주식장이 올해는 잘 풀려서 이만한 금액은 메꾸길 기대해야겠죠? ㅋㅋㅋ

참, 저는 매일 외출하기 전에 방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해두는 습관이 있어요. 돌아와서 물건이 제대로 있는지 비교하려고요. 그나저나 지금까지 방타이를 여러 번 다녔지만, 세이프티 박스를 건드리는 호텔은 한 번도 없었네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다음번에는 이번 방타이 경험에서 느낀 점이나 개인적인 팁 같은 걸 정리해서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모두들 방타이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그리고 즐빰빰(?)도 잊지 마시구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