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방타이2회차 ㅎㅌㅊㅌㄸㅍㅇㅎ 일기 12

하타치
2025.02.06 추천 0 조회수 2622 댓글 11

 

안녕하세요 여러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기 쓰기가 벌써 12편째네요. 기록을 남기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게 사진과 기억을 꺼내다 보니 여행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진 느낌입니다. 나도 모르게 비행기 표를 검색하고 있더라고요.  

그럼 이번 일기도 시작해볼게요.  
지난 일기에서 판다 클럽 이야기를 잠깐 멈췄었죠?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판다나 헐리 같은 워킹 클럽들은 어찌 보면 비슷해요. 여기선 푸잉(여자)들이 자연스럽게 공정 거래(?)를 기대하며 손님을 찾는 곳인데, 시작은 각자의 기분에 따라 다르지만 손님의 매너와 분위기에 따라 딜이 가능하답니다.  

가끔 여기서 '특별한 의도'를 가진 외국인 분들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가능은 하겠죠, 하지만 그 과정은 룸에서 2차 나가고도 비용을 안 주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러면 푸잉들은 다음 날 실망해서 상대방 얼굴 사진 찍어놓고, 단체 채팅방에 공유할 확률이 높다는데요... 저는 거기에 제 자존심 10cm를 걸겠습니다.  

만약 그걸 원하신다면, 디퍼 클럽이나 다른 미스트 같은 곳으로 가는 걸 추천드려요.  
판다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면 답답할 수 있어요. VIP 테이블은 한 번 시작하면 5,000밧부터라서 혼자가 아니라면 비용을 조금 더 쓰시더라도 쇼파 테이블 정도는 잡는 게 편할 겁니다. 그냥 일반 테이블 쓰기는 좀 불편해 보였어요. 대신 공간이 좁다 보니, 장점이라면 푸잉들을 한눈에 스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역시 다른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다 보인다는 거겠죠.  

푸잉들의 퀄리티는 평균으로 보면 헐리가 살짝 우세한 감이 있지만, 사실 큰 차이는 없어요. 판다에도 괜찮은 푸잉들이 꽤 보였습니다. 다만 상위급 비주얼의 푸잉들은 헐리가 조금 더 앞선다는 게 팩트였던 것 같아요.  

판다에서는 시샤(물담배)를 팔더라고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가격은 한 개에 800밧 정도였던 것 같은데, 거의 1,000밧 수준이라 꽤 비싼 편이었어요.  

아무튼 판다에서 재미있게 시간 보낸 후에 친구랑, 그리고 푸잉과 함께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돌아오니 새벽 1시가 넘어 있었어요. 그런데 푸잉이 갑자기 다음번에 태국 오면 자기 고향에 가서 가족을 만나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라고요. 갑작스러웠지만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호텔에서 보는 밤바다의 야경도 오랜만에 보니 참 좋더라고요. 저는 원래 전자담배 유저인데, 태국에서는 삥뜯길까 봐 연초를 피웁니다. 연초 하나 물고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왼손엔 술이나 커피, 오른손엔 담배, 옆에는 푸잉까지… 이게 파타야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푸잉과 발코니에서 바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분위기가 묘하게 잡혀서 무심코 행동으로 이어졌는데요... 앞 호텔에서 보일까 봐 걱정도 되긴 했지만 그 순간 생각은 접어두고 이어갔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방 안에서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그리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푸잉이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더라고요. 역시 여행 와서는 이런 바쁜 하루의 끝에 느껴지는 여유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네. 어제 내가 온 줄 몰랐다면서? 그런데 옷도, 속옷도, 양말도 여벌로 더 챙겨와 있더라. 설마하면서 물어보니 너희 집에는 안 가도 된단다. 너랑 네 오빠 돌아올 때까지 계속 같이 있을 거라고 하던데, 심지어 팔라스에 이미 일주일 휴가도 신청해놨대. 바파인도 안내도 된다고 하더라.

근데 웃긴 건, 자기 돈은 안 줘도 된다는 말은 안 하더라고. 그냥 웃음만 나온다. 지금이라는 변수가 생겼는데, 이 상황에서는 낮에 할 일을 못 찾을 것 같고, 심지어 소이 혹성에도 못 갈 것 같은 느낌이야. 이런 식으로 일이 꼬이다니.

커피 마실래? 하고 물어보는데, "응" 하길래 로비 카페 가서 아메리카노 두 잔을 사와서는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방콕에서 한 푸잉이랑 오래 지내다 보면 괜히 로맨틱한 감정이 싹틀까 봐 일부러 파타야로 돌아왔던 건데, 여기에 와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다니 웃긴 노릇이지.

아니, 왜 휴가를 냈냐고 물으니까 오빠가 어제 LD를 잔뜩 사줘서 한 달 할당량을 채웠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그게 맞는 말인지는 도통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집에 가서 쉬다가 나중에 만나도 된다고 했는데, 되려 "왜? 다른 여자 있냐? 죽을래? 내가 싫어?"라고 하더라. 순간 한글 버전 쓴 거 보고 빵 터졌다.

방콕에서도 이렇게 하루 종일 한 푸잉이랑 붙어있는 건 처음이야. 그래, 뭐 처음이니까 한 번 해보자 싶다. 그렇게 푸잉이랑 호텔에서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구에게 오늘의 상황을 설명하고,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어. 나는 푸잉이랑 터미널로 가서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으려고.  
저녁에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예상대로 "클럽!"이라고 하더라. 이 친구는 언제나 클럽에서 에너지 넘치게 춤추고, 쉬지 않고 빵댕이를 흔드는 타입이라 놀랄 일도 아니지. 흥도 많고, 예전에 팔라스에서 요염한 춤으로 손님 꼬시던 실력을 봤을 때도 참 독보적이었어. 그런데 난 이제 클럽에 질려서 "클럽 말고, 그럼 어디?" 하고 다시 물어봤더니, 역시나 고민하다가 나오는 푸잉 공공의 명대사, "업투유."  
그래서 힐튼 호텔 루프탑에 가볼까? 하고 제안했더니, 좋다고 하네. 가본 적 있냐고 물어봤더니 친구 생일 파티 때 한 번 와봤대. 근데 느낌상 뻥인 것 같아, 그냥 넘기기로 했어 ㅋㅋ.  
센탄 페스티벌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호라이즌 층으로 올라갔어.

 

 

예약 없이 갔더니 외부 자리가 하나밖에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웨이트리스 푸잉에게 백 바트를 슬쩍 찔러주면서 "나중에 자리 바꿔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더니, 진짜로 30분 만에 좋은 자리로 옮겨줬어 ㅋㅋ 역시 바트가 모든 걸 해결하는 매직 타이랜드.  
간단히 치즈와 살라미 같은 안주 모음 메뉴 하나에 칵테일을 시키고, 석양이 지는 멋진 풍경을 즐겼어.

 

 

내가 묵고 있는 호텔 뷰도 나름 괜찮은 편인데, 여기 풍경은 그런 방 뷰 따위로는 비교 불가야. 파타야 비치뷰와 오션뷰는 정말 최강이고, 방콕 도심 루프탑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

 

 

식사를 따로 하진 않고 그냥 칵테일 몇 잔과 안주 하나 시켜서 약 2,000밧 정도 나왔어요. 아, 방콕에서 알던 친구가 잘 지내나 궁금해서 연락해봤더니 지금 혼자 부아카오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센탄 마리나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예쁜 푸잉을 봤는데, 용기 내서 라인을 물어보고 대화를 좀 했어요. 그랬더니 자신을 부아카오에 있는 술집 매니저라고 소개하더군요. 그래서 지금도 그 술집에 있다고 알려줬어요.  

저도 불현듯 그 친구에게 연락이 닿으니 제 푸잉에게 “친구가 부아카오에 있는데 우리도 한번 가볼까?” 물어봤죠. 그러자 자기도 부아카오에서는 놀아본 적이 없다면서 흔쾌히 오케이하더라고요.  

오도방구 택시에 셋이 타고 트리타운으로 출발! 도착한 뒤 친구에게 맥도날드 앞으로 나오라고 해서 만나 함께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문XXX’이라는 바비어인데, 다른 바와 달리 완전 노천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실내 느낌이 나는 곳이에요.  

친구에게 “야, 이제 너 방콕이나 태국 어디든 혼자서도 잘 다니겠네? 발전했네, 잘했어!” 하고 칭찬을 건넸죠. 친구 테이블에서 푸잉과 합석했는데, 이 녀석 분위기 잡겠다고 위스키 한 병 벌써 오픈해놨더라는...  

말을 좀 나눠보니 친구의 푸잉은 그곳의 마마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가게 주인은 누구야?” 물었더니 본인과 파트너가 동업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푸잉, 외모가 헐리우드 배우한테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였어요. 심지어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아는 걸 보니, 아마 이전에 까올리(한국)에 경험이 있는 거 같았고, 바지 사장 역할로 가게를 운영 중인 느낌이 들었네요.  

일하는 푸잉들은 숏탐, 롱탐(단기 또는 장기 동행) 제안도 받지만, 본인은 그런 거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니 “이미 문 닫고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받아놨어”라며 우쭐대더라고요. 그러길래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상황 꼬이면 꼬박 혼자 잘 준비하고, 보험 삼아 다른 푸잉들에게 미리 라인 돌려놔라”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촌쨔오(싸구려 태국 술) 마시고 게임도 하면서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던 중 갑자기 제 폰이 울렸어요. 방콕에 있던 낙삭(유명 클럽)의 푸잉에게 메시지가 도착했거든요.  
팔라스에 있던 푸잉이 제 휴대폰을 보더니, 뜬금없이 폰을 달라며 라인을 열어서 보여 달라고 했어요. 왜 그러냐고 물으면서 이런 거 좀 싫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유 햅 레이디! 유 햅 레이디!"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바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돌아볼 정도로 큰 소리였죠.

솔직히 라인을 보여줄 수는 없었어요. 제 휴대폰은 말 그대로 판도라의 상자 같은 존재니까요. 거기에는 그동안 가격을 물어본 기록들, 헐리웃 스타일 마사지를 했던 이야기, 이전에 놀았던 푸잉들과의 대화들이 다 보관되어 있었거든요. 이게 열리면 안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푸잉은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면서 자기 심장을 가리키더군요. "까올리 때문에 이미 심장이 너무 아픈데, 오빠까지 똑같아. 너는 다를 줄 알았는데, 너도 짜오추야." 이러면서 한국 욕까지 내뱉더라고요. 상황이 점점 과열되는 찰나에 친구가 조용히 제게 속삭였습니다. "야, 쟤 그냥 버리자. 선 넘었다."

하지만 저는 별로 화가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웃으면서 친구에게 말했죠. "괜찮아. 나 지금 이 상황도 은근 즐기고 있어. 기분도 안 나쁘고, 재밌네." 이미 푸잉들의 정신세계는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리해서 이해하려 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결국 푸잉에게 "오해야"라고 진정시키는 척하면서 살짝 등을 토닥토닥해줬습니다. 그러면서 몰래 라인의 흔적들을 빛의 속도로 모두 삭제했죠. 친구도 분위기를 잘 이해하고 푸잉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주더군요. 그리고 제가 "라인 보여주면 기분 풀리겠니?"라고 물었더니, 푸잉이 그렇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때 이미 다 지운 상태의 깨끗한 라인을 보여줬습니다.

놀랍게도 푸잉은 금세 풀려서 환히 웃으며 뽀뽀를 하고 "알럽유"를 연발하더군요. 몇 분 전까지 울고불고 난리를 치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가 확 바뀌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후로 예거밤을 몇 잔 더 시키더니 술 기운에 더욱 들떠 있었죠.

그런데 결국 모두 지쳐버렸어요. 친구와 친구의 푸잉도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였고, 저와 제 푸잉은 먼저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술을 더 마시기엔 힘이 없어서, 그냥 음악을 들으며 푸잉과 꽁냥대다 자연스레 침대로 누웠습니다. 그렇게 파타야에서의 또 하루가 저물어 갔죠.

다음 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에게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가 떠난 후 바비어에 있던 마마상의 소개로 친구도 결국 바비어 푸잉과 잘 합체했다고 하네요.

댓글 11


하루의 마무리가 제일 중요하죠 ㅋㅋ

데이트 좋네요

석양 좋네요

역시 힐튼인가

퀄리티 데이트네요

분위기 개 쩌네

이정도 로맴매 각인데

하 푸잉이 너무 좋네

개 부럽다 진심

결국 푸잉은 푸잉이죠

자유게시판

전체 필리핀 태국 베트남 그외
태국 2 - 6 - 6 방콕여행(4)
+10
킴상수
2025.02.10 조회 2041
태국 수영장 셀카
+10
익명의남자
2025.02.10 조회 2408
태국 2 - 6 - 6 방콕여행(3)
+15
킴상수
2025.02.09 조회 2292
태국 바이크 여행(유흥여행) 후기
+9
한달살기
2025.02.09 조회 2254
태국 2 - 6 - 6 방콕여행(2)
+14
킴상수
2025.02.08 조회 2237
11 12 13 14 15
/upload/0d9e17710414401f8aa444f27afb180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