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타이2회차 ㅎㅌㅊㅌㄸㅍㅇㅎ 일기 10
일기가 마무리되거나 마지막 부분에서 이번 방타이 여행에 대한 비용 정산이나 궁금해하실만한 것들을 한번 정리해 볼게요. 이제 다시 글을 써보겠습니다. DJ 응우옌, 드랍 더 비트! 원 모어 타임, 레츠고!
눈을 뜨니 푸잉이가 옆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어요. 이마에 살짝 입 맞추고는, 일단 매너를 지키기 위해 양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양치하는 건 기본 국룰이잖아요? 양치를 하고 있는데 푸잉이도 일어나더니 제 옆으로 걸어와 칫솔을 들고 같이 양치하는 거예요. 이걸 보니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그리고 무난하게 이어지는 좋은 아침이 시작되죠.
조식 시간이 이미 지나서 룸서비스로 아메리카노 두 잔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440밧이었는데… 솔직히 생각했던 맛엔 못 미쳤어요. 아마존 커피만도 못하다고 느꼈지만, 어쨌든 시켰으니 마시긴 했죠.
그러다 친구에게 톡을 보냈는데 답이 없는 겁니다. 한참 생각하다가, 아마 조식을 먹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서 자고 있는 것 같다고 결론지었죠.

푸잉이와 함께 터미널 21 푸드코트로 가서 음식을 네 가지 시켰는데, 푸잉이가 일인분도 제대로 다 먹지 못하더라고요. 자기는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해서 소식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사실 소식은 제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낙슥이 타니야 푸잉이랑 오늘은 어떤 계획을 세울지 따로 얘기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다시 온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먼저 오늘도 같이 보자고 말하려 했는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먼저 이야기하니 약간 설렜습니다.
파타야의 팔라스 푸잉도 매력이 있었지만, 낙슥이 푸잉은 또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여성스럽고 귀엽고 착한 데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자연스레 좋아져요. 성격도 잘 맞아서 그런지 그녀가 항상 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따뜻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드네요.
집에 가서 천천히 준비하고 출발 전에 연락 달라고 했어요. 혹시나 친구가 어디 나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사실 빼는 이유였죠). 푸잉이가 5시까지 오겠다고 말해줬고, 덕분에 세 시간 넘게 남게 되었습니다. 좋아요!
그런데 갑자기 푸잉에게 “너 일은 어떻게 해?”라고 물었더니, 어제와 오늘 이틀 빠지면 바파인을 하루에 1200~1500밧 정도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푸잉이에게 7000밧을 챙겨줬어요.
바에 있던 나머지 음료를 마시면서 적당히 분위기를 즐기니 "오빠~" 하며 다가와서 "코쿤카"라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더라고요. 그 순간, 잠깐 설렘이 느껴졌던 제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동행했던 친구가 옷을 갈아입으러 갔어요.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더니 낮에는 BTS(방콕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게 더 빠르다고 하네요. 그렇게 007 작전처럼 제임스 본드에 빙의해 빛의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미리 준비했던 첫날 받은 라인 아이디 중에서 세 명의 푸잉(태국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클럽이 열기 전에 두 시간 정도 짧게 놀지 않겠냐고요.
마스크를 쓰고 있던 얼굴이 작은 푸잉 한 명에게서 가장 먼저 답장이 왔습니다. 이름은 어느 유명한 한국 여성 가수와 같아서 기억하기 쉬웠죠. 곧 도착할 수 있다고 하길래 오케이, 빨리 오라고 답하고, 호텔 앞에 도착하면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 사이 저는 손님 맞이 준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올라가 샤워도 다시 하고 향수도 뿌리고 머리 드라이도 마쳤습니다.
잠시 후 푸잉이 도착했고,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간단한 간식을 사 가지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게임(?)에 돌입했어요. 방콕에서 만난 푸잉 중에서 이번 사람이 반응이 가장 좋더라고요. 제 손길에 반응하는 리액션도 상당했어요. 놀랄 만큼 쉽게 긴장을 풀더니 금방 클라이맥스에 도달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최적화된 반응이랄까요? 떨림도 꽤나 강렬하더군요.
하나 끝내고 나니 기브 앤 테이크 정신으로 리턴 서비스를 해줬는데, 그 부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전 친구보다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그런 뒤 누워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쉬다가 그녀를 배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500밧을 주고 인사를 나누며 작별했어요.


낙슥이 푸잉이 올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부랴부랴 방 정리를 시작합니다. 장갑 치우고, 수건 가지런히 개어놓고, 샤워가운까지 정리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네요.
오늘은 낙슥이 푸잉이랑 아시아티크에 가기로 했어요. 친구도 함께 가기로 해서 더 기대되네요. 푸잉이가 약속 시간보다 15분 정도 늦는다고 미리 알려줬는데, 이 정도면 푸잉타임 치고는 꽤 정확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로비에서 만나자마자 "오빠~!" 하면서 달려와 안기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낙슥이를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지네요. 이거 혹시 로맨스 시작의 전조현상인가요? 정말 시복(?)스럽게 느껴져요.
택시를 잡아타고 아시아티크로 향합니다. 도착해 보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여행사 버스도 마침 건너편 주차장에 도착해서 북적북적합니다.
조금씩 돌아다니며 상점 구경도 하고, 식당도 둘러보고, 강가 풍경도 감상하고, 그곳을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한 시간도 채 구경하지 않았는데 벌써 다 본 느낌이에요. 생각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더라고요. ㅎㅎ
강가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에 앉아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다가 식사 중에 해 지는 풍경을 보니 참 좋더라고요.
호가든 생맥주를 저는 큰 잔으로, 푸잉이는 작은 잔으로 시켰는데, 잔 크기를 보더니 둘이 오빠랑 자기 같다면서 깔깔 웃었어요. ㅋㅋ

맛은 괜찮았는데, 강가에 위치해서 그런지 가격이 조금 높더라고요. 셋이 먹고 3천 밧 넘게 나온 것 같아요.
새우, 락스타, 그리고 다른 요리들까지 해서 5~6 접시는 시킨 듯하지만요. ㅎㅎ

푸잉이랑 알콩달콩 놀고 있는데 친구가 묻더라고요, "좋냐, 진짜?" 그래서 대답했죠, "응ㅋㅋ."
아시아티크를 나와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카오산으로 향했어요. 방콕에 왔는데 카오산로드는 한번쯤은 꼭 구경해야 하잖아요.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아시아티크에서 카오산까지 30분이 넘게 걸린 것 같았어요.
카오산로드에 도착하니 역시나 길거리 음식이 넘치고 사람도 많고, 그냥 뭐든지 많은 분위기였어요. 작년과 달랐던 점은, 지난해에는 백신 접종 확인을 하고 입장시켰는데 올해는 그런 절차 없이 그냥 들어가는 거였죠. 그리고 어디서든 은은하게 마리화나 냄새가 느껴졌어요.
회의적인 실내 클럽 대신, 노천 클럽 느낌의 계단 형태로 된 카오산 중간에 있는 핫플을 한번 가봤어요. 파랑(서양인)도 많고, 콘타이(태국인)도 많았고, 카레형님들(인도인)과 영까형(영미권 사람들)들도 꽤 눈에 띄었어요. 물론 김치(한국인)들도 있었죠ㅋㅋ.
근데 분위기 즐기고 있던 중에 이상한 사람이 난입했어요. 까올리 쪽에서 온 BJ로 보였는데, 자리 한가운데 떡하니 앉아서 자기 방송하느라 눈에 너무 거슬리더라고요. 혼자 방송하려면 구석에서 조용히 하지 왜 굳이 그런 데서…
어쨌든 마스크 올려 쓰고 푸잉이랑 칵테일 한 잔씩 챙겨 마시며 시간을 보냈어요. 친구는 푸잉 한 명 건질 생각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는데, 거의 연인들만 보여서 쉽지 않아 보이더라고요. 결국 그냥 아속으로 돌아가 테메에서 누군가 찾아보겠다고 했어요.
저는 무삥도 조금 사와서 먹으며 둠칫둠칫 춤 좀 추며 놀았어요. 카오산은 딱 ‘쌈마이 위 아 더 월드’ 같은 느낌이에요. 나름 재밌는 밤이었어요.

아시아티크와 카오산을 둘러본 뒤 아속으로 돌아왔어요. 친구 녀석은 탐탐커피에 간다며 말을 돌리고 테메로 향했죠. 저는 푸잉이와 함께 세븐일레븐에 들러 잭다니엘 한 병과 간단히 안주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어요.
푸잉이가 내일 뭐 할 거냐고 물어서 파타야에 간다고 했습니다. 친구 녀석이 남은 일정 중 방콕과 파타야 가운데 파타야를 선택했거든요. 사실 저는 반반이었는데, 낙슥이 때문에 방콕이 조금 끌리긴 했어요. 하지만 이미 친구와 조율된 사항이라 따르기로 했습니다.
낙슥이가 굉장히 아쉬워하더라고요. 연기라면 영화제 여우주연상감이라 싶을 정도였어요. 푸잉이를 달래며 잔을 한두 번 더 기울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낙슥이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참 착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궁합도 다시 한번 봐가며 그렇게 방콕에서의 이번 방타이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로맨스를 피하는 법을 배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흔들릴 수도 있구나 싶어서 약간 씁쓸한 기분으로 잠들었어요.
다음 일기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