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밤
숙소에서 큰 도로로 나와 우측으로 돌면 바로 루암칫 호텔이 있다.
그곳에서는 활발한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먼저 나나 역을 지나 소이 카우보이까지 갔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골목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입구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테메로 향했다.

정말 날씬하고 예쁜 푸잉들이 아니라 형님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국인처럼 보이는 브로에게 영업 중인 레이디가 있었는데,
정말 예뻤다.


메이드가 되지 않았는지 다른 쪽에서 영업하던 곳으로 지원 가더라.
육교 위에서 아래 세상을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여전히 2:1 협상은 진행 중이었고,
양형 할배는 영업당해 픽업하는 것 같았다.
볼살 꼬집기는 반칙이지.
그 와중에 테메에서 올라오는 푸잉은 정말 괜찮았다.
흰색 중국인이 너무 부러웠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참 맛있게 먹고 있었다.
한번 먹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
시간은 이미 1시를 향하고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테메를 미처 보기도 전에 왼쪽에서 스태프가 뭐 마실 거냐 물었다.
맥주 한 병 들고 그제야 분위기를 살펴봤다.
공부한 대로 여자들이 벽 쪽으로 둘러앉아 있고 남자들이 S 모양 테이블에서 여자들을 보고 있었다.
가운데 테이블에서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살피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다 푸잉과 눈이 마주치면 어김없이 대쉬가 날아왔다.
손가락 하트를 마구마구 보내고 심지어는 내 쪽으로 와서 영업을 했다.
초보들이 참 힘든 게 거절하는 스킬인 것 같다.
그냥 그 상황을 즐기면 되는 건데 처음엔 그게 잘 안됐다.
픽업할 생각은 없어서 마감하는 2시까지 음악을 들으며
"아 이제 새로운 세상에 왔구나"
라고 상황을 나름 즐기고 마감과 함께 테메를 나왔다.
루암칫 호텔 앞에는 메이드되지 않은 남자들과 푸잉들 그리고 레보들이 뒤섞여 마지막 찬스를 잡으려 애쓰고 있었다!
나는 1층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그 모습을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워서 마냥 즐거웠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내 옆에 어떤 푸잉이 음식을 들고 와서 앉아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왔니? 너는 왜 여자를 안 구했니?"
등등 소소한 얘기를 하는데 대화 상대가 있어서 좋았다.
"너 얼굴이 빨개졌네. 괜찮아? 힘들어 보여."
"괜찮아, 난 술 잘 못 마셔서 조금만 먹어도 이래져."
그렇게 한참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푸잉이 본론을 꺼냈다.
나는 픽업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ID카드를 보여주며 자기가 여자라고 했다.
"오키오키, 너 여자 맞아." 하면서 웃어 넘겼는데 그녀도 근성이 있었다.
"늦었으니까 내일 아침까지 2000바트에 같이 있고 싶어." 라고 했다.
좀 고민이 됐다. 아주 예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않았었고 한 시간 넘게 나랑 얘기하면서 투자한 정성도 그렇고... 하지만 마음에 딱 드는 것은 아니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지루여서 너가 힘들 거야~~ 게다가 난 술도 먹었어!
니가 노콘 가능하고 inside out 된다면 가자!"
한참 고민하더니 "오케이"라고 했다.
내가 놀라서,
너 왜 오케이라고 하는 거냐 물었다.
사실 자기는 어린 아이 하나 있고 묶어서 괜찮다고 했다.
퇴로가 막혔다.
그래... 그녀의 마음도 나쁘지 않고 혼자 자는 것보다는 좋을 것 같아서 픽업해서 호텔로 갔다.

길거리에서 파는 닭꼬치랑 돼지고기 꼬치(10바트) 네 개 사서 숙소로 와서 같이 먹었다.
치킨은 맛있었는데 돼지고기는 별로였다.
푸잉은 몇 시간 전에 산 밥을 내 숙소에서 먹겠다고 하더니 진짜로 호텔 와서 먹게 되었다...
많이 배고팠던 것 같다.


그렇게 서로의 허기를 달랜 후,
아직 태국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내 몸은 땀으로 범벅되어 샤워를 해야 했다.
푸잉을 먼저 샤워하게 하고 담배 한 대 피운 후 들어갔다.
푸잉이가 샤워를 다하고 우리가 먹은 뒷정리를 다 하고 침대 속에 들어가 있었다.
나도 샤워를 하고 피로를 잊은 채 신나게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미 아침이 되어 밖은 환했고,
놀이기구도 신나게 타서 푸잉을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너무 피곤해졌다.
푸잉을 보내려 나오는데 푸잉 친구도 같은 호텔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마 다른 방에서 롱타임 끝내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보다
그렇게 서둘러 푸잉을 보내고 기절하듯 숙면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푸잉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미리 친해진 낙슥사와 데이트하기로 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