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아재방랑기 (구)ㅅㅌㅊ 2부 내상편
안녕 브로들! 1부에서 많은 응원 해준 덕에 기분이 좋더라. 딱히 할 게 없어서 그냥 이렇게 글이나 써보려고 해.
참고로 난 뭐랄까, 공정거래보다 직접 뭔가를 만들어가는 게 훨씬 재밌더라구! 아마 브로들 어플 달인들이니까 이런 건 잘 알 거라고 생각해.
근데 만약, 사진이랑 완전 딴판인 외계인이 나타난다? 그럴 땐 그냥 차 한 잔 마시고 조용히 나가거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핑계를 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ㅋㅋㅋㅋ
자, 이제 굉장히 민망하지만, 오늘은 내 얼굴에 먹칠 좀 해볼까 한다.
몇 년 만에 떠난 혼자만의 방콕 여행이었다.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미프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방콕에 도착해서 앱을 켰다. 그런데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리더라. 이게 대체 뭔가 싶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했는데,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의미 없는 대화만 주고받으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결국 걸러내고 걸러내어 어리고 예쁜 친구들에게 하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얼굴이 작고 23살이라는 한 푸잉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지만, 본인은 영상통화가 싫다고 했다. 아, 정말 그때 좀 더 확실히 검증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를 하며 다음 날 그녀, 아니… 그년과 코리아타운에서 만나기로 했다.
멀리서 그녀가 다가오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도망칠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마음이 약해 도망치지 못한 내 자신이 아직도 원망스럽다. 실제로 사진과 실물이 50% 정도밖에 매치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느낌은? 목도리 도마뱀 같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그녀와 함께 코리아타운 1층 식품점 옆 한인 식당에 들어갔다. 입장하자마자 식당 사장님이 그녀를 보고 "어,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라며 반가워하더라. 나는 속으로 남자들과 자주 올 정도로 아는 사이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치 먹방을 찍으러 온 것처럼, 아니 거의 이건희급(?)으로 메뉴를 정신없이 시키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 더운 나라에서 문어 숙회까지 맛보게 되었다고 하면 웃긴 상황 맞겠지?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니, 영어는 유창했다. 그런데 키는 150 정도로 굉장히 작았고... 점점 술이 들어가다 보니 처음엔 극혐 같던 그녀라도 그냥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나도 근성 있는 한국 남자니까 말이다.
그녀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 나는 음식점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혹시 저 친구 워킹걸인가요? 대학생이라고 하기는 좀…" 사장님은 눈은 "아직도 모르냐? 이 바보야!"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듯했고, 입으로는 웃으며 "아닐걸요?! 그냥 옛날에 자주 오던 손님인데 살 엄청 빼서 놀랐어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무슨 일 하는 친구예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사장님은 "글쎄요…"라는 답변만 남겼다.
술을 4병이나 마셨으니 슬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갑자기 택시비를 요구했다. 자기가 코리아타운까지 오느라 1시간 넘게 택시를 탔으니 돈을 주라는 것이다. 사실 사진만 봤을 때는 3천 바트 정도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의 실물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하… 그래도 1천 바트를 쥐여주며 끝냈다.
술기운에 자리를 나왔는데 그녀가 또 한 마디 했다. "설빙 갈래?" 너무 듣기 싫고 거슬려서, 단호히 "너 혼자 가!"라고 외치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도착해서 홀로 소주를 들이켰다.
그리고 브로들의 글을 정독하던 중 내가 만난 그 목도리 도마뱀 같은 그녀를 떠올렸다. 역시 난 호구였던 것 같다... 삽질 제대로 했다는 생각뿐이다.

나는 좀 부족한 쪽인가 보다.. 🥸🥸🥸
그 푸잉은 카페에서 유명한 "윤정수" 푸잉이었더라.
살 뺀 덕인지 원피스를 입었는데, 시선이 한곳에만 간다.
브로들, 믿고 거르길 추천한다.
이 사진은...


다음 날 만난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ㅂㅈㅇ 냄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놓아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