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벳 뉴비의 호찌민 후기 3
토요일 아침이 밝아왔다.
평소와 달리 공사 소리가 들리지 않아,
주말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민감한 사람이라 여전히 몇 시간밖에 잠들지 못하고 일어났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누구를 만날까 생각해보았는데,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했다.
D라는 친구가 떠올랐다.
어제 있었던 일 이후로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제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며,
다음번에는 제대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밥도 얻어먹었으니 이번에는 자기가 초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기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나는 착한 사람이라 차단 같은 건 하지 않는다.
D는 상처가 많은 아이여서 더 이상 상처 주고 싶지 않다.
결국 배는 고프고 할 일은 없어서 ㅈㅁ러 형을 불러 함께 밥을 먹기로 했다.
데탐거리에 있는 쌀국수 맛집이라고 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베트남에서 한 끼 식사를 마쳤다.
음료까지 포함해서 8만 동 정도였던 것 같다.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괜찮았다.
그저께는 엑스트라 사이즈를 먹었는데,
추천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다가 들어간 음료가 있었는데,
그것도 피하는 게 좋겠다.
고수를 잘 먹는 친구조차 그 음료는 힘들어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패션후르츠였다.
쌀국수에 넣으라고 라임이 나왔는데,
그것을 넣어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식사를 마치고 마사지 받으러 가기로 했다.
그러던 중, 친구를 만나러 데탐 거리로 향하던 길이었다.
어떤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었는데,
1층에 아주 아름다운 여성이 오토바이에 기대 서 있었다.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예뻤다.
그녀에게 말을 걸까 고민하다가 두 번째로 보았을 때 다른 여성이 다가왔다.
아마 친구인 듯했다.
결국 그녀는 사라졌다.
게스트하우스 직원 같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기회가 있으면 망설이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
내 일정 중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이었다.
결국 우리는 황제마사지로 향했다.
그랩을 불렀는데 예상보다 멀리서 왔다.
그래서 우리는 데탐 거리에서 걸어갔다.

건물은 대략 4층에서 5층 정도로 보였고,
3~4층은 케어실,
2층은 마사지실인 듯했다.
확신할 수는 없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아주머니가 예약 여부를 물으셨다.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니 약 40분을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화장실이 급해서 다녀왔는데,
밖에서 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두 명의 직원 중 덜 예쁜 분이 나를 안내해 주셨다.
케어실에 들어가니 다른 직원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옆자리에는 함께 온 친구가 먼저 케어를 받고 있었다.
전날 욜로헤어를 방문했기에 귀나 손발톱에 별로 할 게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 받아보기로 했다.
귀는 계속 쑤시더니 뭔가 있긴 했던 모양이다.
손발톱도 깎을 게 없었는데 더 깎아버렸다.
바짝 깎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텐데...
저녁에 참사가 일어나 이틀 동안 고생했다.
형들, 꼭 짧게 깎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
케어가 끝난 후 마사지를 받고 내려와 머리를 내가 직접 말렸다.
이번 직원은 힘이 좋아 꽤 아팠다.
욜로와 비교하자면,
욜로는 신생이라 더 깔끔했고 짐 보관함도 있었지만 여기는 그런 게 없었다.
1층으로 내려오니 달콤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었다.
그걸 마시며 그랩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좀 지나기도 했고 오늘이 토요일이라 누구를 만나기보다 클럽에 가서 자리 잡고 놀기로 마음먹었다.
앱을 통해 상황을 살피다가 클럽 가기 전에 술 한잔 하려고 비어바에서 일하는 C에게 연락했다.
오늘 너 보러 갈 거라며 어디로 가냐고 묻자 주소를 보내주었다.
8시에 집에서 나와 비어바로 향했다.
그랩을 타고 도착한 곳은 기대와는 달리 찾기 어려웠다.
밖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있었고,
나는 이곳이 섹시한 분위기의 장소라는 생각에 지갑을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알고 보니 내가 찾던 곳이 바로 그 여성들이 있는 장소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한국인처럼 보였지만,
직접 보니 동남아시아 특유의 매력이 있었다.
그녀들은 아름다웠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상보다 손님은 적었고,
여성들이 더 많았다.
그 중 C라는 여성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녀는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너무 예쁘다"고 칭찬했더니,
다른 누군가가 넘버원이라고 소개해줬지만 내 눈에는 C가 더 나았다.
나는 생맥주를 주문했고,
그녀는 잭콕 비슷한 음료를 가져왔다.
하지만 잭콕은 아니라고 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녀는 나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유 핸썸"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지나가던 C의 언니 같은 사람이 장난스럽게 "핸썸"이라고 놀리며,
C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팔을 번갈아 펴보라는 것이었는데,
끝내자마자 그녀가 내 품에 쏙 들어왔다.
게임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를 안아주었다.
너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직원이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기에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새우깡과 땅콩을 가져와 먹여주었고,
나는 잠시 사랑에 빠질 뻔했다.
그러나 이곳은 클럽 가기 전의 장소였기에 시간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
12시쯤 되었을 때 러쉬 간 형이 사진을 올렸고,
다른 형도 러쉬에 갔다며 테이블이 꽉 찼다고 했다.
그래서 러쉬를 포기하고 아포칼립스를 가기로 결정했다.
비어바에서 나오면서 몇 시에 끝나냐고 물었고,
끝나면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폰 배터리가 없어서 꺼두었다가 그녀가 끝날 즈음 다시 켜서 연락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소문대로 아포칼립스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친구와 함께 입장했는데,
러쉬보다 훨씬 넓고 스테이지와 조용히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1층은 완전히 외국인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
반면에 2층은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분위기였지만,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2층에서 놀고 싶었지만 사람이 없어 결국 1층으로 내려가 술을 사 마셨다.
바 옆에는 여성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같이 온 친구가 그들 중 한 명의 가격을 물어봤는데 꽤 비쌌다.
그중 한 명은 특히 아름다웠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은 키에 귀엽고 예쁜 외모였다.
시간이 흘러 새벽 3시쯤 되자 이곳에서는 더 이상 재미를 찾기 어려울 것 같아 택시를 타고 고투바로 이동했다.
역시나 클럽답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몇몇 호객 행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현지인이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직원들은 맥주 세트나 시샤를 권하며 테이블을 잡으라고 했다.
고투바는 1층이 비어바, 2층이 클럽이며, 3층은 문을 닫았다.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는 동안 현지인들이 테이블을 잡고 시샤를 피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시샤를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늦어서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결국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고,
그때가 아마 새벽 5시쯤 되었던 것 같다.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불금인데도 재미가 없었던 날이었다.
그러다 문득 C가 생각났다.
폰을 켜서 C에게 연락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짜증이 나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그제야 C에게서 집에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는 긴 글을 남겼지만 또 읽씹당하고 말았다.
오늘은 그냥 새장국이나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