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신기하고 어메이징 했던 방타이- Ep.4
여행 3일차 후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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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해가 떠오르고,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 와중에 내 귀엽고 소중한 친구도 함께 눈을 뜨고 아주 기분 좋게 시작됐던 아침. 뿌잉난로를 꼭 끌어안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좀 보내다, 뿌잉이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호텔방 침대에서 몸과 마음을 충전하며 한숨 낮잠도 잤지.
그러다 오늘이나 내일 함께 조각 작업을 하기로 했던 브로를 만나기로 해서 밖으로 나갔어. 사실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이 브로는 매너도 훌륭하고 성격도 정말 최고더라. 더 친해질 것 같은 예감이 팍 들었어. 이 친구와는 같은 나이라 그런지 더욱 편했는데, 앞으로는 그냥 "내 친구"라고 부르기로 했어.
우리가 있었던 일을 간단히 나누며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도 한 대 태우면서 본격적으로 헐리를 조각하기로 결정. 작업을 마친 후엔 나도 다시 호텔로 돌아왔는데, 와... 몸 상태가 너무 안 좋더라. 지난 이틀 동안 아침 해 뜰 때까지 술 마시고 놀며 엉망진창으로 달렸으니 컨디션이 나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겠지.
그래서 하루 정도는 진짜 쉬어야겠다 싶어서 휴민에 짧게 글을 남겼어. 사실 아주 심각하게 아픈 건 아니었으니 결국 나가기로 마음먹고 다시 친구와 약속을 잡았지. 친구는 저녁에 아고고를 둘러볼 예정이라면서 여유 있게 보내더라. 나는 더 자기로 하고, 저녁 11시쯤 만나 헐리를 가기로 했는데...
결과는 폭망. 눈 떠보니 새벽 1시 반.
아... 이걸 어쩌나 싶어서 급하게 라인을 열어 친구에게 연락하려 했는데, 운 좋게도 이미 친구가 메시지를 남겨놓았더라! 아고고에서 한 번 놀다 뽑기를 즐기고는 피곤해서 호텔로 돌아갔다고 하길래, 다음에 작업하자고 하더라구. 아니 이런 행운이… 약속 펑크 내고 잠수 타는 걸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사실 이번엔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거든. 결과적으로 불상사는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지.
그렇게 계속 침대 위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는데, 하루를 이렇게 끝내긴 너무 아쉬워서 결심하고 나가기로 했어. 그때가 딱 새벽 3시 반쯤이었어.

어디로 갈지 고민하며 그날 밤의 계획을 짜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이미 늦은 밤이라 선택할 수 있는 장소가 많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기에 급히 준비를 마친 후, 가장 먼저 워킹스트리트로 향하기로 했다.
새벽 공기가 차갑게 느껴지는 그 시간, 성태우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니 묘하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피곤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 하루의 고단함이 한껏 날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워킹스트리트에 도착하자마자, 활기 넘치는 밤거리를 유유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유독 내가 지나갈 때마다 푸잉들이 이상한 듯 "오이~~~~ 오이~~~~~" 하며 소리치는 모습에 잠시 멈춰서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어떤 의미인지는 도무지 알 수 없어 내내 머리를 갸우뚱했다. 혹시 이 현상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설명해줄 수 있기를 바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밤거리를 끝까지 걸으며 여러 가게들을 스쳐 지나갔지만, 아고고도 이미 문을 닫을 시간이니 더 이상 머물거나 즐길 곳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곳곳에서 느끼던 활기가 점점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아쉬움과 피곤함이 몰려왔다. 결국 잠시 더 걸음을 떼보다가 다음 날 다른 계획을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