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평범할지도 안녕~~ 안녕 ㅠ.ㅠ 안녕!!!
어색함과 불편함,
설렘이 모두 공존하는 자리였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주문한 메뉴들.
서양 매니저가 고기도 썰어주었다.
치킨 스테이크였으니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식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영어 실력은 더 늘었고,
중간중간 "괜찮아! 맛있어! 오빠!"라며 한국말을 하는데 어색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영어도 서툴렀고,
한국말은 전혀 할 줄 몰랐는데.
"한국말을 하네?"
"응, 한국 드라마도 보고 음악도 들으면서 배우고 있어."
"그렇구나~"
"왜?"
"아니 그냥 네가 한국말을 하니까 이상해서~"
그녀는 웃었다.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는 그녀가 앞에서 저리 웃으면 모든 게 다 용서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앙금이라면 앙금,
화라면 화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있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지금 시기에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 역시 그녀의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고 살갑게 대해주는 그녀가 좋았다.
서로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내 안에 연애 감정과 다시 설렐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그녀였다.
당시에도 그녀가 나에게 진심이라는 걸 많이 느꼈지만,
파타야의 삶은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여자들에게 쉽지 않은 삶이었다.
점차 술에 취해 연락하는 횟수와 짜증이 늘어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안타까웠다.
그럴 때마다 그녀를 달래주고 다시 또 가게 되었지만,
나도 한국에서의 삶이 있기에 완벽하게 케어할 수 없었다.
맨정신일 때는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밤마다 술에 취해 화내고 짜증냈다.
그렇게 다시 파타야에 들어갔고 얼굴을 보면 서로 좋아 죽을 만큼 안아주고 챙겨주고 사랑을 했다.
하지만 끊을 수도 없는 로맨스도 아닌 이 상황은 정말 어려웠다.
어느 날은 클럽에서 술에 취해 테이블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하고,
어느 날은 워킹스트릿 한복판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만취한 그녀가 운전을 한다길래 막았다가 경찰에 신고당하기도 했다.
지쳐서 못 만나겠더라.
그래서 어느 날 또 만취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라인으로 다 쓰고 차단해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만났다.
식사를 마치고 AREA 39로 가기로 했다.
술을 마신다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정이 떨어졌다.

"부를 친구 있음 불러."
"정말? 그럼 나 친구들 부른다."
"응 그리고 먹고 싶은 거 시켜."
H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것저것 주문했다.
"오랜만에 너와 밥 먹고 술도 마시니 너무 좋다."
너는 좋겠지만 난 이제 갈 거거든.
"친구들은 언제 와?"
"20~30분 걸리겠지?"
"H야 넌 술만 안 마시면 정말 천사야."
"하하하 고마워."
"아니야 너 웃는 모습은 정말 예뻐, 한국 유명 연예인보다 너가 더 예뻐."
"하하하 진짜 고마워."
"하지만 술 마시면 넌 악마야."
"응 무슨 말이야?"
"난 너 술 마시는 거 못 볼 것 같아~ 술은 친구들과 마셔~"
"무슨 말이야? 무슨 일이야?"
"미안해 나중에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그리고 그녀 앞에 5천 바트를 올려놓고 그냥 나왔다.
라인도 울리고 영상통화도 왔지만 확인하지 않았고 받지도 않았다.
오늘 그녀와 술을 마신다면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녀가 좋게 변했을 수도 있고,
그런 모습보다 다시 연이 이어지고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그녀가 변했다고 한들 나도 변했고,
다시 전과 같은 행동이나 마음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파타야에서 그녀보다 예쁜 푸잉 언니를 못 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내 마음속 1등은 그녀였다.

외모도 1등, 진상짓도 1등 모든 면에서 1등인 그런 그녀를 두고 호텔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클럽으로 갔다.

친구들이 먼저 도착해서 완벽하게 세팅해놨더라.
오늘은 그냥 놀자!
열심히 놀던 중 핀업에서 일하는 푸잉 언니에게 라인이 왔다.
“어디야? 클럽이면 방파인만 해줘 같이 놀자.”
“판다 BOSS 1번.”
“오늘 완전 안 좋은 일 있었어 나 술 엄청 마실 거야.”
“오케이 셀프 방파인 하고 와.”
약 40분 후, 그녀가 도착했다.
핀업에서 유니폼 입은 모습만 보다가 사복 입은 모습을 보니 딴 사람 같았다.
오자마자 샷을 연속으로 들이키는 그녀.
“나 핀업에서 일 안 해 그만둘래.”
“무슨 일이야?”
“나중에 이야기 해줄게 오늘은 마시고 놀자!!”
“오케이!!”
새벽 5시까지 논 것 같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너무 무리를 했나 보다 힘들었다...
핀업녀는 완전히 취했고 그런 그녀를 데리고 어쩔 수 없이 호텔로 갔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나는 씻고 잠들었다.
일어나보니 11시? 옆에는 없었다.
호텔 방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욕조 사이에 문이 있어서
그쪽으로 보니 샤워하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녀는 잠에서 깬 나를 보며
“안녕!!!”
“응 안녕!! 좋은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