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더위 속으로 떠난 하아학씨의 여행기 9 - 수확의 시간

드라큘라발작
2025.05.28 추천 0 조회수 66 댓글 11

 

지난번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오늘의 일상을 시작하겠습니다. 부아카오(Buakaw)에서 한 끼 든든히 먹고, 이미 식당 후기를 남겼으니 이제 후식으로 넘어가 보죠.

 

 

오늘 하루는 마치 지난 여행에서 심어두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처럼 흘러갔습니다. 처음엔 낚시터에 가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낚시는 금세 접었습니다. 대신 다시 부아카오로 가 낮술을 홀짝거리며 익숙하게 라인을 던져 보았습니다. 한참을 쉬다가 '원정녀'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체력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에 낮잠을 조금 더 보충하기로 결정! 그 와중에 사용할 향수 롤러를 몇 개 구매했는데, 어쩌다 보니 어느새 벌써 6개나 모았더군요. 의도치 않은 쇼핑 중독인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특히 로즈향은 유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밤에 집중하거나 어떤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정말 좋습니다. 낮잠으로 체력을 충전하고 나니, 약속했던 대로 원정녀를 만났습니다. 무려 3개월 만에 만났는데, 오랜 시간 쌓였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예상대로 그녀는 내일 가게에 와서 물건을 팔아달라는 부탁을 하더군요. 저는 단순히 "생각해 볼게" 한 마디로 넘겼지만, 사실 이 모든 게 살짝 식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여행 동안 세웠던 목표들이 대부분 완료되다 보니 새로운 동기나 목적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방타이라는 공간도 약간 익숙해져서 신선함이 떨어지는 느낌이고요. 아고녀든, 원정녀든 몇 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 생존을 위해 조금씩 변질되는 모습도 보여서, 문득 잡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녔습니다.

 

 

원정녀를 일터로 보내고, 친구 푸잉이 술 몇 잔 사 달라고 해서 함께 셋이서 한두 시간 정도 게임하면서 놀다가 가게에 손님이 많이 오는 걸 보고 그냥 나왔다.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오랜만에 런웨이 야시장으로 갔다.

 

 

새우 만두는 100밧에 5개지만 다른 만두는 더 많은 양을 준다. 코로나와 라임 조합을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내가 태국에 오면 항상 마시는 조합 중 하나다. 새우 군만두에 라임과 코로나를 곁들여 야식을 먹다가, 맛이 좋아서 한 번 더 주문했다. 음료 파는 곳의 푸잉이 매우 귀엽고 친절해서 커피도 한 잔 사 마셨는데, 한국어도 조금 공부한 것 같았다.

 

 

같이 사진도 한 컷 찍었고, 만두집 바로 옆에서 일하는 푸잉들이 또래인 것 같다. 이런 곳에서는 가까운 카페에 가지 않아도 60밧짜리 아마존 커피 같은 것을 사 마실 수 있다. 얼음 잔에 담아주기도 하니까, 멀리 가지 않고 아이스 컵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사 먹도록 하라 - Tip. 야식을 먹었지만 여전히 뭔가 갈증이 남아 부아카오의 한 거리로 가서 귀엽게 모습이 인상적인 푸잉과 포켓볼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생각에 발길을 워킹 스트리트로 옮겼어요. 그곳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패션과 타투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는데요, 서로의 감각을 존중하며 타투 디자인도 골라주게 되었죠.

 

 

목에도 하나 새겼는데, 아직 공개는 좀 더 미루려 해요. 구체적일 필요는 없으니 다음 기회에 공유할게요. 이번에 한 타투는 어깨 부분이라 가려지는 위치라 괜찮습니다. 특히 외모가 빛나는 관광객과 함께 목 타투에 대해 상담도 하고 사진도 찍었는데, 막상 확인하니 사진이 흔들려서 아쉬웠어요. 친구와 함께 온 관광객이라 추가 대화는 없었고, 언제 또 우연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여정을 이어갔죠.
처음 방문했던 3개월 전 기억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푸잉이 떠올라 그녀가 있을 법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달라진 걸까요? 그녀는 보이지 않았고 대신 처음 보는 두 명이 저에게 관심을 보였어요. 그 중 한 명은 꽤 인상적이었죠. 시간이 부족해서 망설이던 찰나, 익숙한 푸잉이 들어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그들 셋이 친구였던 거죠.

 

 

이들은 외모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사진도 먼저 제안하며 호감을 표시했어요. 호감 푸잉으로부터 마감 시간이 끝나면 무가타를 먹으러 가자는 제안까지 받았죠. 이런 익숙한 여행 패턴이 벌써 세 번째라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세 명 중 한 명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분이 원래 저를 마음에 두었던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푸잉을 선택했기 때문인지 조금 서운했을 지도 모르죠. 결과적으로 5분 정도 기다린 뒤 함께 움직이기로 했어요.

 

 

셋이서 여유롭게 즐기고 있던 중, 친구 푸잉 한 명이 더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어. 어느새 한 명은 고기를 구워주고, 다른 한 명은 안주를 챙겨주고, 또 다른 한 명은 술을 따라주며 부채질까지 해주는 상황. 정말 영화 같은 순간이지.

 

 

게다가 분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춤까지 추는 호감 가는 푸잉까지 있으니, 태국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는 생각. 문득 예전에 헐리우드로 갔던 샤이브로가 떠오르더라. 그래서 이 친구들을 소개해 주려고 연락했지만, 이미 판다로 향했다는 소식에 살짝 아쉬움이 남았어. 벡카딘3에서는 유독 한국 남자들이 많이 모인 게 눈에 띄어 약간 민망하기도 했지. 하필 자리도 중앙에 있었으니.


'어느새 아침이 다가옵니다. 감옥은 가본 적 없지만, 마치 출소하는 기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서로를 못 알아볼 수 있으니 어서 돌아가야 합니다. 화장이 두꺼울수록 조금 더 알아볼 수 있으니 더 분발하세요.'  
이 문장을 번역기에서 본 걸 살짝 각색해 작별 인사를 건넸어. 푸잉들도 리액션이 좋아서 분위기 좋게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왔지.
이번 방타이에선 술이섬 2연타 이후로 약간 다른 의미의 현타도 왔었는데, 이런 좋은 친구 덕에 어느 정도 기분 전환이 되더라. 호감 가는 푸잉이 오늘은 각자 푹 쉬고 내일 다시 만나자며, "내일 만나면 당신은 행복할 거예요"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어. 정말 짙은 여운을 남긴 밤.
- 다음 편에서 계속 -

 

 

센세이션 자리에 Geisha가 들어올 예정이라니 흥미롭네. 오픈 소식을 듣고 가보고 싶은데 과연 귀국 전에 열릴 수 있을지 궁금하군.

댓글 11


푸잉 수확 타임
수확 해야죠

소이혹 낮거리좋네
한잔 하기 좋죠

Geisha 저도 가보고 싶네요
은근히 기대 되더라구요

소이혹 가봅니다
출발~!

열매를 영그렇네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유게시판

전체 필리핀 태국 베트남 그외
베트남 2025년 첫 방벳_2번째 이야기
+12
로라게이
2025.01.22 조회 4765
베트남 밀린 벳남 후기 정리
+11
걸어서떡치러
2025.01.22 조회 5298
태국 5편
+10
뉴가네
2025.01.22 조회 3126
태국 10월의 파타야 - 6번째 방타이 5>
+15
ONLY파타야
2025.01.22 조회 2578
태국 4편
+16
뉴가네
2025.01.21 조회 2913
태국 남정네 둘이 떠나는 파타야 여행 3
+10
초보여행객
2025.01.21 조회 4015
베트남 하노이 moon 후기
+5
도우11
2025.01.21 조회 2992
태국 파타야 - 6번째 방타이 4-2>
+14
ONLY파타야
2025.01.21 조회 2536
49 50 51 52 53
/upload/0d9e17710414401f8aa444f27afb180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