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그녀와의 아름다운 기억 (항상 행복하길) - 2

ONLY파타야
2025.05.21 추천 0 조회수 28 댓글 5

 

행복했던 시간들에 대한 회상.  
그녀에게 시간이 여유로웠던 덕분에, 그날 이후 우리는 매일같이 라인을 주고받았다. 어떤 날은 천 통이 넘을 만큼 주고받기도 했고, 대체로 400~600통 사이의 메시지를 나누었던 것 같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 이야기, 성장 배경, 생각과 가치관, 친구들, 고향 등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들이 이어졌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12월 31일이 되었고, 나는 집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그녀는 파타야 해변에서 새해의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새해 첫날, 1월 1일 자정에 그녀가 나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영상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자주 끊기기는 했지만, 그녀는 "새해 복 많이 받아라", "항상 건강하라", "우리 꼭 만나자" 같은 말을 건넸다. 그 순간 나는 정말 행복을 느꼈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사실과 내가 연락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  
물론 그녀에게는 단순히 고객 관리의 일환일 수도 있었겠지만, 한밤중인 자정에 영상통화를 걸어준 것 자체가 내게는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 이후로 나는 조금씩 그녀에 대한 마음이 커졌고,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1월은 그녀에게 매우 바쁜 시기였다. 그녀는 태국 국적이 아니었기에 비자 갱신 절차를 밟아야 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아 당분간 고향 섬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파타야를 떠나 어린 시절을 보낸 섬으로 떠났다. 그곳은 꼬창 아일랜드라는 곳이었다.  

 

 

파타야에서 약 4~5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캄보디아와 태국의 경계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이 있어. 이곳은 많은 유럽과 서양인들이 찾는 휴양지로도 유명해. 그녀는 꼬창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나에게 보내주었어. 그곳은 정말 조용하고 깨끗하며 마음의 안정을 주는 공간이었어. 난 정말 그곳에 가보고 싶었고, 우린 다음 여행에 함께 가자고 약속했어. 그렇게 그녀는 고향섬에서, 나는 회사에서 바쁜 1월을 보내고 있었지.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어느덧 2월이 되었어. 그녀는 파타야로 돌아왔고 2월 중순에 자신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줬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일을 쉬고 있으며, 3월 중순쯤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했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었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어. 그런 그녀가 안쓰러워서 비록 한국에 있지만, 그녀가 외롭지 않도록 돕고 싶었어.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난 그녀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며 예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보냈어. 그랩으로 주문하니 쉽게 받을 수 있더라.

 

 

그날 그녀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몇 년만에 맞이한 발렌타인 선물이라며 기뻐하던 그녀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둘씩 함께 추억을 쌓아갔다. 
2월 말이 되었을 때, 문득 그녀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직업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3월에 예정된 수술 비용은 도대체 어떻게 마련할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그녀는 아직 모아둔 돈이 남아 있으니 괜찮다며 날 안심시켰다. 하지만 난 여전히 찜찜했다. 그래서 그녀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끔 3월 초에 파타야로 함께 다녀오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녀와의 여행은 단순한 힐링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몸이 아픈 그녀에게 잠시나마 웃음과 안정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혹시 필요하다면 조금의 금전적 도움도 주고 싶었다. 그러나 무언가 계획이 틀어질 신호였을까. 준비해두었던 여행 경비가 갑작스러운 문제로 묶여버렸고, 회사 휴가 요청도 반려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업무 중 손가락 부상을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이 상황 속에서 어쩐지 이번 여행은 가지 말라는 신호 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결국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렵게 휴가를 취소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지만 괜찮다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시간이 지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어떻게든 그녀를 만나러 갔어야 했다. 수없이 후회가 남는다. 3월 중순, 그녀는 예정된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천천히 회복 중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편치가 않았다. 3월 말에서 4월 초 즈음, 다시 한번 파타야로 향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엔 다짐했다. 그녀 곁에서 회복을 돕고, 일도 쉬며 수술 이후 재정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지원하고 싶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난 직접 돈을 보낼 수 없었다. 한국에서 해외 송금을 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내 계좌를 꼼꼼히 관리해 주셨는데, 과거 내가 경제적으로 힘들 때 밥 굶는 일을 겪으며 그게 큰 한이 되셨던 것 같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매달 내 은행 계좌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시작했고, 내가 돈이 부족해 보이면 몰래 생활비를 채워주시기도 하셨다. 현재는 내가 잘 벌어서 통장도 항상 여유 있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그 습관을 유지하고 계셨기에 해외 송금 같은 건 절대 가능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알면서도 난 그냥 모른 척 넘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3월 말이 되었다. 드디어 그녀를 만나기 위해 파타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번 여행은 올해 들어 첫 파타야 방문이었다. 

 

댓글 5


드디어 다시 만나셨군요

정성도 대단하셨네요

이제 부터 본게임 일듯

오호 이제부터 포인트 겟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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