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k]Elemental ผูหญิง.초심 잡은 방문기(아유타야with 로맴10%)-9
E가 떠나고,
D를 다시 만나기로 전날부터 결정했어.
오후 1시 35분,
원래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그녀는 자신의 차를 끌고 호텔에 도착했어.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어.
내 여행의 마지막 날이자 푸잉 차를 타고 근교 드라이브를 가는 첫 경험의 날이었지.

우리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고민했어.
아유타야에 진짜 갈까?
아니면 호텔에서 그냥 쉴까?
그런데 그 식당 음식이 정말 맛있더라.
대충 검색해서 들어갔는데 태국 음식 퓨전 버전으로 훌륭했어.
메인 메뉴 두 개, 사이드 튀김 하나,
맥주 한 잔 해서 세금 포함 ฿1,057였어.
내가 가는 곳은 항상 맛집인 경우가 많은데,
태국에서도 통하니 흐뭇했어.
결국 아유타야에 가기로 결정!
주차해둔 그녀의 차로 가서 출발 전에 담배 한 모금을 피우며(D는 비흡연자) 드라이브를 시작했지.
방콕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교통체증 때문에 그녀는 방콕이 너무 싫다고 투덜댔고,
나도 서울보다 더 심하다고 맞장구쳤어.
"그럼 왜 여기 살아?"라고 물었더니
"넌 왜 여기로 여행 왔냐?"고 되물었지.
대화가 재미있었어.
역시 외모보다는 티키타카가 중요해.
"로맨스 할래?"라고 물으니
웃으며 "너 여자 많지 않냐?"길래
"아냐, 방콕 여친은 너밖에 없어" 했더니 빵 터졌어.
어느덧 아유타야의 유명한 사원에 도착했어.


아유타야로 오는 톨비와 나를 투어 시켜주는 착한 푸잉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1,500을 건네려 했지만
끝내 받지 않으려 하더라.
그래도 고맙다고 말하며 새벽 비행기인데 공항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며 줬어;
흔쾌히 알겠다고 하면서 속으로 로맨스는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있었지.

우리는 음료수를 사들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는 드라이브를 시작했어.
방콕 오는 내내 피곤한 나는 꾸벅꾸벅 졸다가 들켰는데 미안하다고 했더니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어.
하지만 막상 자면 계속 귀엽게 쳐다봤지.
호텔로 돌아와 그랩푸드를 받고 와서 쌩쏨과 소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작년 첫 방타이 때처럼 살짝 마음이 아려왔어.

다음 날 새벽 2시 20분 비행기라 숙소에서 돈므앙까지 가는 시간을 계산해 밤 11시 30분쯤 체크아웃할 계획이었어.
우리는 잠시 소화시키고 함께 샤워 후 침대로 와서 피곤했던 몸을 녹였어.
나도 D도 기침을 해대서 콤보로 콜록콜록 거리는 게 웃겼지만 웃으면 또 기침이 났지.
에어컨 바람은 차가웠지만 포근한 이불 아래 서로의 마음은 애틋하게 느껴졌어.
7번째 방타이 방문,
2024년 가을,
재미없는 한국 생활 모든 게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은근히 취해 있었던 순간 따뜻한 D의 몸이 내 마음을 녹여주는 사이 무심코 "락 나(좋아해♡)"라는 말이 나왔고
옆에서 귓가에 속삭이는 말 "찬 착 쿤(사랑해♥)" 들렸지.
"구라치지 마"라고 했더니 웃다가 또 기침하면서 장난치듯 마지막 사랑을 나눴어.
이번엔 뒤로 오래 했던 것 같아.
딱히 아쉽진 않았지만 역시 피니쉬를 못하는 건 서운함이 있어ㅜㅜ
그래도 얘랑은 첫 만난 날 어렵게 마무리 지었으니 다음에 볼 기회가 있으면 잔뜩 단백질을 줄 예정이라구.
호텔에서 나오면서 피곤함이 보이는 얼굴인데도 불구하고 어서 차에 타라며 엉덩이를 토닥여줬어.
돈므앙은 1,2터미널 가까워?
D가 물었지 "여기서 나 갈까?
아니면 주차장에 주차하고 너 끝까지 배웅해줄까?"
"업투유."
"나 시간 있으니까 주차하자."
2터미널 옆 주차장에 대놓고 1터미널까지 걸으며 우리는 손을 꼭 잡았어.
D: "나 이렇게 데려다주는 거 처음이야."
나: "아 이렇게 공항까지?"
D: "아니ㅋㅋ 주차까지 하고 배웅해주는 거."
하여튼 개구쟁이지.
꿈에서 깰 시간이야 브로들 그리고 나

인천공항 내리니까 생각보다 춥지 않았던 10월의 한국 날씨였어
순대국밥 한 그릇 때리며 10월 태국 여행 마무리
아ㅜ 내년엔 유럽여행 계획 있어서 안 가고 내후년 송크란에나 가려고 했는데

나름 뭐 방타이 권태기였는데 극복했다 정도로 위안 삼으려고
어쨌든 유일하게 A~E 중에서 D만 아직 꾸준하게 연락 중 이야
지금 달거리 중이라 예민해서 답장은 잘 안하지만ㅋㅋ
(나랑 만난 날 여드름 올라온다고 곧 그날일 거래써)
아, 나 내년 1월 설에 방콕 가는데
일정 맞으면 언제나 함께 역사를 쓸 브로를 찾아
너무 방타이 초보만 아니면 댓글은 늘 열려있으니
문 두드려주길 바래
내 여행기에 공감해주고
댓글 달아주는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