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베트남

1년 푸잉과의 이별여행. 냐짱+달랏 9박 10일. EP. 4. 냐짱 3일차 마무리 + 딱히 한건 없지만 즐거운 4일차.

흑주
2024.12.06 추천 0 조회수 2556 댓글 17

 

케이블카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우리 둘 다 지쳐서 힘이 빠져버렸다. 머피의 법칙처럼, 그랩도 우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그랩 안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숙소로 바로 가지 말고 그냥 밥부터 먹을까?'

'아니, 씻고 옷 갈아입고 싶어.'

'그러면 씨푸드 레스토랑 가기로 했는데 거의 문 닫을걸?'

'호텔 입구에 24시간 열잖아. 거기 가면 되잖아.'

케세라세라,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움직였다.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늘어지려는 푸잉을 붙잡았다.

'밥 먹고 자.'

'아냐, 그냥 잘래. 너무 피곤해.'

'그럼 나 혼자 먹고 온다?'

'그러던가.'

음... 그래, 이럴수록 연장자인 내가 견뎌내야지... 혈압 수치 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억지로 끌고 나왔다. 길 건너 24시간 시푸드 점은 사람 하나 없더라.

'따라와. 근처에 로컬 시푸드 가게 있어.'

'오, 맛있대?'

'몰라. 평점은 좋아 ㅋㅋㅋ'

그리고 간 조개요리 전문점.

 

 

둘이서 맥주 6캔과 비아 사이공 스페셜(리오와 싱하의 중간 맛인데 확실히 일반 비아 사이공보단 더 맛있는 느낌이었다), 바지락 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킨 참이슬 빨간뚜껑 한 병 마시고 행복하게 호텔로 돌아와 손만 잡고 잠들었다. 정말로 리얼로...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다. 떡이 옆에 있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전날 아침 식사를 패스하기로 합의했기에 둘 다 숙면했다. 일어나서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다. 전전날 모닝 즐거운 시간 이후 오랜만에 하니 참 격렬했던 것 같다. 침대가 참 튼튼했던 것 같은데 이불이며 매트리스며 어디까지 밀려나 있었고 그녀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하고 만족하지 못한 나는 한 번 더 하려 했는데 이미 코골며 자고 있더라 ㅋㅋㅋ 그래서 또 숙면했다 ㅋㅋㅋ 샤워하고 밖에 나오니 오후 2시 넘었더라 ㅋㅋㅋ 숙소 바로 앞에 '반쎄오' 파는 곳이 있더라. 한국인 없어 너무 좋아! 완전 로컬!

 

 

나는 그 음식이 맛있었지만, 정통 태국인에게는 그냥 평범한 맛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사실, 재료가 조금 부실하긴 했다.

"뭐 하고 싶은 거 있어?"라고 물었다.

"(아무 것도 몰라요~) 음...생각 안해봤는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힌두교 사원이 괜찮다고 하더라. 사진은 잘 나올 것 같아. 가볼래?"

"응. ㄱㄱㄱ"

그렇게 우리는 포나가르 사원에 갔다. 둘 다 어제 숙면을 취했고 ㅋㅋㅋ 이미 오후 3시 정도였기에 햇빛도 견딜 만했다.

 

 

전통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아, 한쪽 팔을 한 바퀴 꼬아야 하는데... 요가라도 다녀야 하는 건가...?

 

 

한낮의 태양을 피했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나는 베트남의 아이스크림 체인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바로 앞 노점에서 사탕수수 주스 두 잔을 구매해 잠시 쉬어갔다. 사진은 찍지 않았다. 너무 덥거나 지치면 항상 사진 찍는 것을 깜빡하곤 한다.

사람들이 단체로 다리 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따라가 보았다. 알고 보니 그곳은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이었다.

 

 

경치는 좋았다! 그러나 베트남 돈에 대한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아, 원화로 환산한 후 다시 바트로 환산하는 습관이 있다. 500만 동이 금방 사라져서 VP뱅크에 들러 또다시 500만 동을 인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200만 동씩 두 번 인출했다. ATM기에 잔액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뒤로 한국인 여성 두 명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해주려다가 오지랖일까 봐 그냥 지나쳤다.

숙소까지 걸어갈 만한 거리였다. 아니, 그냥 걸어보기로 했다. 둘 다 체력이 남아도는 날이었다.

 

 

나는 아보카도가 98퍼센트, 설탕이 2퍼센트 들어간 듯한 스무디를 마시며 만족감을 느꼈다. 푸잉은 우돈타니에서 유명한 과일로 만든 스무디를 들고 동네를 둘러보고 있었다.

"아, 몸이 찌뿌둥하네. 마사지 받을까?"

"좋아, 가자."

우리는 이전에 방문했던 킴 마사지 샵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매우 만족했지만, 푸잉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오일 마사지를 60분 받았고, 각각 20만 동을 지불했다. 푸잉의 표정이 별로였기에 팁은 주지 않았다.

"오빠, 비가 오네."

"어? 그러게? 조금 와야겠어. 너무 더웠거든."

"오빠, 호텔 갈까?"

"아니, 샤워하고 나서 밥 먹으면 또 샤워해야 하니까, 밥 먹고 호텔 가자."

"알겠어. 그럼 어제 갔던 곳으로 갈까?"

"또 거기?"

"응, 정말 좋았거든."

"그래, 가자."

빗줄기가 얇아졌길래 우리는 작은 양산을 펴들고 전날 방문했던 조개 요리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나서는 비아 사이공 스페셜 맥주 여섯 캔을 마셨다. 한 캔이 남아서 챙겨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마친 후, 우리는 마사지 팩을 얼굴에 얹고 나란히 누웠다. 30분 동안 서로를 쓰다듬으며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그녀는 갑자기 팩을 떼어내더니 자신의 엉덩이 한쪽에 붙였다.

'왜 그러는 거야?'

'남은 팩이 아깝잖아...'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나머지 한쪽도 그녀에게 붙여주었고, 이미 붙인 김에 잘 펴 주었다.

 

 

열심히 두드리고 주물러 남은 팩 성분이 흡수되도록 도와주자 그녀는 몸을 돌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라며 웃음이 났다.

 

 

앞면에도 팩을 해주고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날은 특별히 한 일이 없었지만, 내가 꿈꾸던 여행의 하루였다. 비록 이별 여행이라 할지라도 이런 날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 17


ㅋ ㅑ 관리는 이렇게 해야지 ㅋㅋㅋ
관리의 기본이죠

ㅋ ㅑ 좌방실 우방실 ㅋㅋㅋ

팩을 어디에 ㄷㄷㄷ
원래 저기다 하는건데요 ㅋㅋ

마지막 팩 보다가 뿜었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하시는거 아닙니까 ㅋㅋㅋ

와우 대박
좋지라~! ㅋㅋㅋ

하 뿜었네 진짜 뭐지 하면서 ㅋㅋㅋ

ㅎㅎㅎㅎ 팩을 도대체 어디에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팩 위치가;

팩 개쩌네 진짜 ㄷㄷㄷ

하필 팩을 ㄷㄷㄷ

자유게시판

전체 필리핀 태국 베트남 그외
태국 내 여행 개폭망(5)
+13
킴상수
2024.12.06 조회 4645
베트남 좋은 사람들과 하노이5일차
+15
아도보맛집
2024.12.06 조회 2939
베트남 12월 호치민 저녁&2회차
+11
엘디맛집
2024.12.06 조회 3249
베트남 베트남 여행 4일차
+15
데데왕
2024.12.05 조회 4907
태국 방타이 후기 4편
+21
레보감별사
2024.12.05 조회 4297
태국 원래는 끝났어야할 4일차 파타야
+17
현란한칼싸움
2024.12.05 조회 2837
태국 내 여행개폭망(4)
+18
킴상수
2024.12.05 조회 3710
66 67 68 69 70
/upload/0d9e17710414401f8aa444f27afb180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