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베트남

N과 L, T, D 그리고 그 외에 대하여 (제3장)

머피의법칙
2024.11.14 추천 0 조회수 2981 댓글 16

 

제3장 - '24년 3월 - 1

 

 

[N]
1월에 하노이를 다녀온 후,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3월이 찾아왔다. N과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냈다. 사실 대화의 대부분은 일상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고, 특별히 새로운 정보를 얻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단지 연락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3월 출장에는 조금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하노이만 방문하는 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시작해 하노이를 거쳐 호치민으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N에게 호치민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고, N은 자신의 일정을 조정하며 맞추려 했다. 하지만 어쩐지 N이 호치민 스케줄을 맞추면서 점점 예민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출발하기 2주 전쯤, N과 호치민 방문 관련해서 크게 싸우게 되었다. 솔직히 아직도 왜 N이 그렇게 예민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왜 싸웠는지도 사소한 이유였던 것 같아 기억이 희미하다. 중요한 것은 N과 크게 싸운 뒤 약 3일 동안 서로 연락을 끊었던 것이다.

N은 마치 나와 호치민에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은연중에 내비쳤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이것이 결국 오해의 씨앗이 되어버렸다). 기대했던 일정들이 모두 무너져내리던 그 순간, L에게서 잘 지내냐는 연락이 왔다. 참 신기하게도 타이밍은 절묘했다.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발생하는 우연들은 때때로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리고 간사하게도 나는 그 시점에 N과의 일정이 무너진 상황에서 차라리 L과 호치민에 가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오랜만에 연락 온 L은 이전보다 더 따뜻하게 나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시험인가 싶었지만, 그런 의도는 아닌 것 같았다.

우선 L에게 곧 하노이에 간다고 말했다. L은 이번에는 꼭 만나고 싶다고 했고, 만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며 술이나 식사를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 나는 L과 일정을 잡는 것을 동의했고, 정확한 일정은 내가 하노이에 도착할 즈음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아직 N과의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었으므로 마음 한편엔 복잡함이 남아 있었다.

냉전을 끝내고, N의 잘로 스토리에 댓글을 달며 다시 연락을 시도했지만, 우리는 호치민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다. 호치민 이야기만 아니라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 시점에서 나는 N과의 호치민 일정은 정말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N은 생각보다 자기 고집이 강한 편이었다. 하지만 출장 때나 만나는 N에게 그 고집을 꺾도록 만들고자 하는 의지는 없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느낌으로, N과 호치민은 내 의식 속에서 서로 분리해 두었다.

그렇게 나는 L에게 슬쩍 호치민 이야기를 꺼냈는데, L은 호치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크게 관심을 보이길래 항공권 비용은 내가 지불할 테니 몸만 오라고 했다. L은 동의했고, 그렇게 나는 하노이에서 일정을 쪼개서 N과 L을 만난 후, 호치민에는 L과 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항공권은 우선 L이 예약을 진행했고, 비용은 내가 하노이에 가서 따로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3월의 일정은 판타스틱하게 잡아두고, 실행되는 것만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하노이에서의 약 4일간의 일정 계획은 이랬다:

1일차: 오후에 하노이 도착 후 N과 데이트 (N이 예약해둔 스파 갔다가, 저녁은 N 집에서 N의 홈푸드를 먹으며 좋은 시간).

2일차: 오전 오후 미팅을 끝내고 L과 데이트 (미딩에서 술 한잔하고 같이 호텔로 와서 좋은 시간).

3일차: 오전 오후 미팅을 끝내고 N과 데이트 (호텔 바에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좋은 시간).

4일차: L과 오전에 공항에서 만나서 호치민으로 이동.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무언가를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면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규칙이라도 있는 듯했다. 동남아를 많이 다녀본 형들은 알겠지만, 자카르타와 하노이 사이에는 저가 항공을 제외하고는 직항이 없다. 출장으로 가는 길에 저가 항공을 타고 가는 것은 내 스스로가 거부하는 사항이었다(창이 공항 면세점을 들르는 또 다른 목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일정은 자카르타에서 오전 일찍 떠나 싱가폴 창이 공항에서 약 2시간 정도 쇼핑한 후 하노이에 오후 도착하여 N과 일정을 보내는 것이었다. L에게는 그날 밤 늦게 도착한다고 얘기하고 다음 날 만나는 걸로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자카르타에서는 비행기가 아침에 뜨질 못했다... 일정이 완전히 꼬여버린 것이다. 원래 컴플레인을 잘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날은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들을 상대로 언성을 좀 높였던 것 같다. 결국 어찌저찌 싱가폴 창이로 가는 다음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지만... 창이에서 하노이로 도착하는 비행기는 밤 시간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N에게 상황을 설명했으나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나조차도 그 안 좋은 분위기를 대면하며 위로해줄 멘탈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하노이에 결국 밤에 도착했는데 수하물이 오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자카르타 -> 창이는 싱가폴 항공이고, 창이 -> 하노이는 베트남 항공이었다. 두 개의 다른 항공사가 엮이다 보니 수하물 추적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우선 하노이 공항에 상황을 알리고 작성할 서류를 모두 작성한 후 지체 없이 택시를 타고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향했다.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N에게 연락을 했지만, 평소와 달리 그날은 답장이 늦었다. 호텔에 도착하기 약 10분 전쯤에야 겨우 연락이 왔고, 이제 준비해서 호텔로 가겠다고 했다. 아마도 시간이 늦었으니 자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결국 N은 피곤해 보이는 상태로 호텔에 도착했고, 기분도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런 상황을 마주하니 나 역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나는 피곤한 N을 이끌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몸을 섞었고, 끝난 후 바로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고, N은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아침 일찍 모델 에이전시와 미팅이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라 돈을 요구할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 없이 입맞춤만 하고 나갔다.

나는 입을 옷이 없어 오전에 잡혀있던 미팅을 오후로 미루고 옷을 사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반바지와 일반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그 꼴로는 미팅을 할 수 없었다.) N은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했지만, 굳이 방해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L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대략적인 상황 설명 후 몰에 가서 옷 사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L은 준비하고 나갈 테니 집 근처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알고 보니 L은 생각보다 인터컨과 가까운 곳에 살았다. (거리가 기껏해야 1km 조금 넘었던 것 같다.)

거기에 도착해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니 L이 내려왔다. 화장을 대충 하고 그냥 집히는 대로 옷을 입고 나온 것 같았다. 거의 반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었다. 멘탈이 거의 부서진 상태여서 그런지 L의 환한 미소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랩을 타고 몰에 가서 급하게 옷을 샀고, 그렇게 L과는 처음으로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L이 배고픈지 물어봤지만, 사실 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속 쓰림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식욕도 없었고 심지어 물만 마셔도 속이 쓰렸다.

그래서 나는 오후 미팅 전에 호텔에서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L은 같이 가겠다고 했고 우리는 1층 스타벅스에서 커피 두 잔을 사서 내 방으로 올라갔다.

N과 L은 내게 벌어진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N은 본인이 계획했던 모든 것이 틀어졌으니 기분이 안 좋아 보였어도 내가 수하물을 잃어버린 상황 자체는 웃긴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L은 내가 겪은 상황과 스트레스 받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듯했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웃기다는 반응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토닥여주는 L에게 마음이 갔다.

속 쓰린 와중에도 어느새 L과 키스를 하고 있다가 전라로 몸을 섞게 되었다. 여러 가지 히스토리가 있었어도 결국 보고 싶었던 L이라 그 사실만으로도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L은 나에게 더 잘해주는 듯해서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결국 처음처럼 L의 배 위에 발사를 하고 우리는 누워있었는데, L이 많이 피곤해 보였다.

 


[L]
나는 곧 있을 미팅에 나가야 했기에, L에게 필요하다면 좀 더 자다가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말하고,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급히 산 옷으로 갈아입고 미팅 장소로 향했다.

오후의 긴 미팅이 끝난 후, 함께한 업체에서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제안했지만, 나는 도저히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호텔에 가면 바로 쓰러져 잠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술을 못 마시는 것이 아쉬웠기에, 잠시 커피라도 하자고 하여 거래처와 대화를 나누던 중 N에게서 연락이 왔다.

메세지가 아닌 주소 링크였는데, 자신의 집 주소라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으니 오라고 했다. 사실 N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오늘은 그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택시를 타고 연락하겠다고 했다. L에게는 약속이 잡혀 오늘 만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게 커피 타임을 마치고 나는 그랩을 불러 N의 집으로 향했다.

 

댓글 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어...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 공감해준다는 것. 그냥 내 이야기를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는 것...

그것 때문에 나도 로맴매가 시작되었고...물론 끝은 안좋았지만...

브로의 상황이 진짜 멘붕 심하게 오는 상황이네. 여행도 아니고 출장인데 말이야.
이럴 때 순수하게 도와주는 애들 너무 고맙지.
댓글 고마워 브로~
브로 말대로 놀러 간 것도 아니고, 일하러 가서 저런 상황이었던데다 옷이며, 미팅 자료, 심지어 시제품까지 수하물에 있었던 상황이라 멘탈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ㅋ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순수하게 도와주니까 맘이 홀려버렸고..

브로도 그런 경험이 있었구나.. 끝이 안 좋았다니.. 아쉽네

비행기가 연착이 되고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는 상황을 들어보기는 했는데 브로에게 그 일이 있어났구나 ㅠ

단순한 여행도 아니고 미팅이 있어서 간건데 스트레스가 참 많았을것 같아

난 베트남에서 참 충격적이었던게 ATM에서 돈을 찾는데 내 통장에서 돈만 빠져나가고 현금이 안나왔던적이 있어

순간 너무 황당해서 이게 뭐지...?

일단 은행 가서 접수하려고 하는데 뭔가 대응하는게 대충대충이랄까?

안그래도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인데 너무 화가 나게 하더라구...

그때 내가 만나던 하노이 여자애들한테 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다들 그냥 웃고 넘기던 애들만 있었어 ㅋㅋㅋㅋ ㅠㅜ
댓글 고마워 브로~
ATM 얘기는 정말 충격적이네;; 나는 한번 출금해본적 있었는데, 문제 없었거든.. 근데 아마 외국인이라고 대충 대응했을텐데, 상황이 그려지니 더 딥빡이 올라오는 것 같네ㅋ

결국 내 일 아니니까 웃어 넘기는건지, 아니면 그런 부정적인 것 잊고 그냥 딴 생각 하려는 의도인지.. N 반응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애 ㅋ

브로가 올린 사진의 주인공이 L이야
몸매가 아주 공격적이구만 옳게 된 몸매야ㅎㅎ
댓글 고마워 브로~
첫 짤은 N이고, 둘째 짤은 L이야 ㅋ

세상에 우연은 없지, 오로지 필연뿐이지 ㅎㅎ

다시 한번쯤 베트남에 가면 나도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
댓글 고마워 브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아직까지는 언제든 그런 것들이 기다리는 곳 중에 하나가 베트남이 아닐까 싶어ㅋ

N 과 L 둘다 몸매가 미쳤구려~!

마흠이가 아주 모범적이야 ㄷㄷㄷ
브로도 잘 찾아보면 좋은 꽁이가 있을거야 ㅋㅋㅋ

와 꽁들도 몸매 실하다

와 꽁까이 몸매 뭔데 터질라 하네 ㄷㄷㄷㄷ

와 꽁도 몸매들이 실하네 ㄷㄷㄷ

꽁들이 몸매가 글래머러스 하네 보기 드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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