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베트남

1년 푸잉과의 이별여행. 냐짱+달랏 9박 10일. EP. 3. 냐짱 3일차. 애증의 빈펄랜드.

흑주
2024.12.05 추천 0 조회수 2674 댓글 20

 

아침 8시 30분, 푸잉을 깨웠다. 빈펄랜드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해야 하루를 힘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요거트가 맛있었지만 소스는 늘 아쉬웠다. 그런데 요거트를 샐러드 위에 뿌리니 정말 꿀맛이었다.

 

 

매일 선택이 어려운 쌀국수. 소고기 쌀국수는 괜찮았지만 다른 종류들은 별로였다. 방으로 올라와 담배 한 대 피우고 돌아왔더니, 샤워할 줄 알았던 푸잉은 이미 가운을 입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내가 이럴 줄 알고 어제 일찍 자자고 했는데... 씁쓸하다. 오픈런해서 할 일이 많은 곳인데... 에라, 나도 숙면이나 취하자.

정오에 일어나 강제로 푸잉을 깨워 샤워하게 했다. 워터파크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푸잉의 말을 무시하고 그의 수영복과 내 수영복을 챙겨 빈펄랜드로 향했다.

오후 1시쯤 빈펄랜드 케이블카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티켓 교환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텐데, 수수료 더 내고 클룩에서 결제한 게 헛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길은 참으로 멋졌다. 저 왼편에 보이는 대관람차는 특히 해질녘에 타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넓은 풍경이 펼쳐졌다.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했다. 그래도 그곳은 아름다웠다. 푸잉의 인생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오빠, 나 배고파.' '알았어 ㅋㅋㅋ' 이런 상황이 될 것 같아 자고 있는 푸잉을 깨워 아침 식사를 챙겨줬는데...

식당가에서 넴느엉을 팔고 있었다. 지금 먹지 않으면 다시는 못 먹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로 그때 먹은 넴느엉이 마지막일 줄이야...)

 

 

나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하나만 주문했다. 직원의 표정은 겨우 하나냐는 듯했지만, 유원지 식당이 원래 그런 법이지 뭐... 먹을 만 했다. 푸잉이 실망하는 게 느껴졌지만 어쩌겠나? ㅋㅋㅋ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숙취로 깊게 잠들어 놓고 비아 사이공을 시키다니... 에휴... 너무 동화마을 같다며 행복해하는 푸잉과 함께 뜨거운 햇볕 아래를 하염없이 걸으며 많은 인생 샷을 찍어주었다.

 

 

지나간 인연이기에,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려 했지만, 푸잉의 얼굴을 폭시로 바꾸는 것이 귀찮아 결국 한 장만 올리기로 했다.

멀리서 알파인 코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나와 푸잉은 너무 타고 싶어 더위를 무릅쓰고 열심히 그곳으로 걸어갔다.

멀리 에스컬레이터가 보였기에 다가갔으나, 아쉽게도 그것은 혼땀 섬 내 리조트로 이동하는 셔틀버스 정류장이었다. 우리는 빈펄랜드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마침내 빈펄 랜드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더위에 지쳐 숨이 막힐 뻔했다.

 

 

마치 디즈니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오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그곳에서, 우리는 집라인을 발견했다. 푸잉은 알파인코스터를 타기로 했던 계획을 잠시 잊고 있었다.

 

 

"오빠...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어서 방금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 푸잉이 말했다. "오빠, 나 집라인 타고 싶어." 하지만 대기 시간이 무려 2시간 30분이라 패스하기로 하고 알파인 코스터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약 1시간 정도 기다리며 지루해하는 푸잉과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느라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어, 2인 탑승이 가능하네? 혼자서 탈래? 둘이서 탈래?" 내가 물었다. "나 무서워. 같이 타자 오빠." 푸잉이 답했다.

 

그렇게 사진도 많이 찍었다. 처음엔 천천히 상승하길래 이게 뭐야 싶었지만, 내려갈 때의 스릴은 정말 재미있었다! 푸잉은 무섭다고 제발 천천히 가자고 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내려와 보니 사진 두 장이 꽤 잘 찍혔다.

"오빠, 나 사진 구입하고 싶어." "그래, 구입해." "두 장 다. 오빠 한 장, 나 한 장. 하나씩 보관하자." 아, 이것도 챙기지 못했군. 아마 푸잉네 집에 있을 것이다. 가격은 에버랜드와 비슷했다...

"너무 덥다. 워터파크 가자." "그래 오빠."

 

 

사진 찍기의 수준이 향상되어 이제 중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귓가를 스치는 알림음은 마치 환청처럼 지나갑니다.

더 잘 나온 사진에는 여우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넘겼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범퍼카를 발견하고 흥분한 푸잉이 소리쳤습니다. "오빠 오빠, 나 범퍼카 타고 싶어!"라는 말에, 저는 "야, 너 초딩이냐? 무슨 범퍼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건 다 하라고 했죠.

 

 

사진을 다시 보니 너무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푸잉의 옆구리와 궁둥이를 제 자동차로 열심히 부딪혔습니다. 소심하게 놀던 베트남과 중국계 서양 어린이들까지도 함께 난장판을 만들었습니다. 한 번 더 타겠다는 푸잉을 목덜미를 잡고 끌고 나오느라 쉽지 않았습니다.

"오빠, 나 아쿠아리움 가고 싶어졌어."라는 푸잉의 말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응? 우리 워터파크 가는 길인데?"라고 물었지만, 푸잉은 태어나서 한 번도 아쿠아리움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살짝 눈물을 닦으며 결국 아쿠아리움으로 향했습니다.

 

더위에 지쳐 에어컨이 있는 매점에서 익숙한 아이스크림들을 발견했습니다. 메로나 가격이 한국의 두 배쯤 되더군요. 그런데 웃긴 것은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가격이 똑같았습니다. 규모가 작아서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익숙한 제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어종이 좀 다르고 펭귄도 없으며 상어는 너무 작았습니다.

 

 

푸잉을 닮은 양서류들을 사진으로 담아보려 했지만,

 

 

그저 물고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푸잉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워터파크가 대체 뭐길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즐거웠으면 된 거지.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더위가 무척이나 심했다. 그늘조차 드문드문한 곳에서.

'어? 오빠, 저기 워터파크 있어!!!'

'응. 가이드북에 45분 후면 문 닫는다고 나와있어.'

'진짜? 그래도 혹시 모르니 들어가보자.'

그래... 네 마음대로 해...

나는 들어가자마자 수영복을 갈아입고 놀이기구 하나라도 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생맥주를 파는 노점을 발견하더니 그쪽으로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로... 정말로... 머릿속 플러그가 끊어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그래, 이건 이별여행이지. 내가 전생에 큰 죄를 지어서 지금 그 잘못을 갚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에델바이스라는 생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두 잔씩 마셨다. 덤으로 닭꼬치도 하나 시켜 나눠 먹었다.

"오빠, 미안해. 워터파크에 와서 맥주만 마시고 있어."

"응, 괜찮아." (이를 꽉 깨물며) "이럴 줄 알았어..."

"미안해..."

"괜찮아. 워터파크는 어디든 있으니까."

"파타야에 가서 워터파크 가자. 좋은 곳이 있더라. 아니면 내 콘도에서 수영해도 좋고."

"생각해볼게." (미안하지만 너와는 워터파크에 갈 확률이 낮을 것 같아.)

폐장할 때까지 맥주를 마시고 사람 구경하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오빠, 저기 또 맥주 팔고 있어. 그리고 나 닭꼬치 하나 더 먹을래."

"그래, 그러렴." (포기 상태)

신기하게도 사장님이 한국 여자분이셨는데, 맛은 별로였다. 워터파크 안에서는 맛있었는데... 쩝...

"홍학이나 보러 가자."

"오, 나 그거 페북에서 본 적 있어."

 

 

장관이었다. 해질녘에 가까워서 조금 아쉬울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진이 좀 더 좋았을 텐데...

해질녘이고 야간 공연까지 시간이 붕 떠 있었다. 뭐하지? 음...

"고공 관람차 타러 갈까?"

"오 좋아! 우리 케이블카 타고 오면서 본 그거?"

"응."

 

 

대관람차를 타러 가면서 본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런 곳에는 역시 T와 함께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P 성향이지만 어쩔 수 없이 T가 되어야 했고, 극P인 푸잉과 둘이서 놀이공원을 오니 놓치는 것이 너무 많았다. 물론 나름 재미있었지만, 컨텐츠를 충분히 즐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가까이서 보니 대관람차는 정말로 거대했다. 약 60칸은 되는 것 같았고, 한 바퀴 도는데 최소 20분은 걸릴 것 같았다.

관람차에 타자마자 땀을 흘리며 브라를 빼내길래 그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 여기서 붐붐 오케이?'

'오빠...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아무도 우리를 보지 않아. 우리 둘뿐이야. 앞뒤로 사람들 있어도 머리만 보일 거야.'

'안돼...'

'조금만 가까이 가볼까...?'

'미안해... 너무 부끄러워...'

흠...아쉽더라. 이런 거 해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푸잉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작 거리다가 손가락 하나를 넣어봤어.

"응? 너 젖었어."

"아니야, 오빠. 땀이야... 그리고 냄새나."

그저 쩝쩝거리며 손끝으로 만지작거린다.

그녀 또한 내 것을 그저 만지작거리며 이 상황을 넘긴다.

 

 

워터뮤직쇼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넓은 자리를 찾아 앉았지만, 더위에 지쳐 옆자리에 앉지 말라는 표시로 가방을 올려두었다. 그러나 서양 아주머니가 굳이 내 옆에 앉으려 하며 암내가 진동했다. 영상 촬영에 열중한 그녀 덕분에 그 냄새는 더욱 심해졌다. 헛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쇼 자체는 볼만했지만, 몇 년 전 인도 여행 중 찬디가르와 뉴델리에서 본 더 멋진 쇼들이 떠올라 감흥은 덜했다. 푸잉도 처음에는 아이처럼 좋아하다가 점점 시들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쇼가 끝나자마자 페어리쇼로 발걸음을 옮겼다.

페어리쇼 현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더위 속에서 우리는 거의 탈진 상태였지만, 다행히 가방에 있던 물을 나눠 마시며 가장 뒷쪽 기둥에 기대어 서서 쇼를 관람했다.

 

 

장관이 펼쳐진 그곳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진 쇼였다. "가자, 너무 덥고 여기 더 있다간 내가 저 중국인과 싸울 것 같아." 나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나도 지쳤어. 가자 오빠," 그녀가 대답했다.

공연 때문에 빈펄랜드 내 모든 불이 꺼져 있었다. 비상구 안내 표지판조차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헤매다가 결국 직원에게 물어 입구를 찾았다.

"아냐 오빠, 거기 아니야. 저기 공연하잖아."

"아냐, 직원이 저기라고 했어. 저기가 맞아."

그녀는 끝까지 직원이 말한 곳이 통로가 아니라고 우겼다. 나는 담배 한 대 피우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역시나 아니었다.

그래도 끝까지 내가 말한 길이 아니라고 우기는 그녀를 달래며 데리고 가니 그곳이 통로가 맞았다. 공연 후 나온 출연진들이 광장에서 페어리쇼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공연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광장을 지나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아... 베트남이나 중국이나 새치기를 밥 먹듯 했다. 짜증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나는 그 베트남 남자의 어깨를 잡고 돌려세웠다. 영어로 말하기도 귀찮아서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키며 한국말로 말했다.

"차례를 지켜."

"ㅇ_ㅇ?"

"뒤로 가서 줄 서세요." (영어로)

그는 무시했다. 그래서 다시 그의 어깨를 잡으려 하자, 푸잉이 내 손을 꼭 잡고 간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결국 우리는...

베트남의 푸차이와 서로 인사를 나누는 중국인들, 그리고 아기 상어 노래로 우는 중국 아이를 달래는 혼란스러운 케이블카에 탑승하여 육지로 돌아왔다.

(한 대 보내고 다음 것을 타려고 했지만, 직원이 두 자리가 있다고 했다. 그래도 다른 것을 타려고 했는데 푸잉이 이미 내 손을 강제로 끌고 태웠다.)

 

 

일부러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았다. 새치기한 베트남 푸차이를 여기까지 쓸게. 쓰다 보니 혈압이 오른다.
 

댓글 20


완전 찐 데이트네요
이별 여행이란걸 깜박 햇습니다 ㅋㅋ

니가가라하와이
냐짱 진짜 좋네요
강추 만프로

내가니꽃다발이가
와 냐짱 분위기 너무 좋네요
진짜 완전 추천 드립니다

하 나도 도시락 데리고 냐장 가고 싶네
그럼 완벽합니다

벳남 아닌거 같네 ㄷㄷ
제가 잘찍는거 일수도 ㅋㅋㅋ

와 무슨 디즈니 랜드 같네
느낌있쥬 ㅋㅋㅋ

이런 여행 나도 해보고 싶네

하 나도 꽁이든 푸잉이든 데리고 가야 것다 이건 못참는다 ㅋㅋㅋ

하 이런 여행 왜이렇게 부럽냐

부럽다 ㄷㄷ

하 졸구만 달랏 ㄷㄷㄷㄷ

와 냐짱 미쳤네 여기 꼭 가야 겟네요

와 좋다진짜..

와 냐짱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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