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여행 3-1일차 (두근두근 첫 자유여행)




베트남 연예인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다양한 상품을 홍보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구경하며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한참이 지나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리는 카지노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이벤트 시간에 맞춰 입장했다. 당첨이라도 되어 돈을 벌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낮과는 달리 사람이 너무 많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친구와 따로 앉아 돈을 넣고 게임을 준비했다. 내 왼쪽에는 중국 아저씨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유럽 아저씨가 있었다. 중국 아저씨는 미친 듯이 베팅을 했다. 몇백 불씩 한 번에 걸며 현금을 손에 가득 쥐고 있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을 보니 유럽 아저씨는 돈도 별로 없고 소액만 베팅하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돈을 잃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욕설임은 분명했다.
양쪽 모두 난리가 났다. 나는 겁이 났다. 아줌마는 베팅 화면을 마구잡이로 누르고 있었고, 아저씨는 궁시렁거리다가 어딘가로 사라졌다. 한참 뒤 돌아온 아저씨는 100불인가 200불을 들고 와서 100불을 넣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사이 나는 긴장한 채 조금씩 놀고 있었다.
10불, 20불씩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던 중 갑자기 중국 아저씨가 중국어로 말을 걸었다. 나는 중국어를 몰랐다... 어쩌라는 건지...
그러던 중 오른쪽의 유럽 아저씨는 결국 100불을 다 잃었다. 또다시 궁시렁거리며 내가 하는 베팅을 쳐다봤다. 부담스러워서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베팅하지 않고 잠시 좌우를 번갈아 가며 구경했다. 정신없이 게임하다 보니 금방 100불을 날렸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여 겨우 원금 복구에 성공했다.
여기서 멈출까 고민했지만 조금 더 도전하기로 했다.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마지막엔 +20불로 마무리했다. 이 정도면 저녁값은 벌었다고 생각하며 칩을 교환했다.
이제 저녁 식사를 하러 가야 한다.



마지막 저녁은 베트남 친구가 추천해준 퍼솔을 찾아갔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제대로 된 쌀국수 한 그릇을 나의 마지막 식사로 선택했다. 맛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벱메인에 이어 또 하나의 진짜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역시나 사람들도 많았다.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먹고, 모든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아쉬움이 밀려왔다. 3일이 마치 한나절처럼 지나갔다.
공항에 도착해 발권하고 들어갔는데, 게이트에서 잠시 기다리던 중 내 비행기가 지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1시간의 지연이라니... 게다가 안내방송으로만 알리고 전광판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한국 사람들이 후다닥 움직이는 것을 보고 따라가 보았다. 안내 화면에서는 내가 타야 할 비행기를 찾을 수 없었기에 무조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앞사람에게 물어보니 방송으로만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감사 인사를 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도 문을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연료 넣어주는 차량은 와 있었지만, 연료는 채우지 않았다. 혹시라도 변화가 있을까 싶어 이어폰도 못 꽂고 모든 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비행기에 타야 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 찾는 방송이 나왔다. 직원들이 피켓을 만들어 일일이 게이트마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찾았다. 1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이 상황 속에서 나는 더 급했다. "저기요, 선생님 벌써 2시간째 대기 중이에요."라고 말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이트 앞에서 곧 탑승한다고 안내 화면에 떴다. 드디어 가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게이트 앞에서 3시간을 기다린 끝에 겨우 탑승이 시작됐다.
탑승 과정에서도 시간이 걸렸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국 비행기에 올라타고 나서도 30분을 더 기다렸다.
결국, 제대로 된 안내 없이 총 3시간 반이 지연되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피곤함이 더 컸다. 비행기 안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스튜어디스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귀여운 스튜어디스를 보며 화를 삭이고 잠들었다. 피곤에 찌든 상태로 자면서도 좌석의 불편함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망할 비엣젯..." 좁은 좌석은 그렇다 치더라도 좀 더 쿠션감 있는 의자로 바꿔주길 간절히 바랐다.
두 번 다시 비엣젯을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1월 달에도 또 예약하게 되었다.
돈 앞엔 장사가 없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호치민 여행 후기는 이렇게 끝났다. 아쉬움도 많았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들도 많았다. 다음번에는 이번에 하지 못했던 것들만 골라서 해봐야겠다.
일반 마사지도 받고 린체린도 다시 정복해봐야겠다.
호치민 여행 일기는 여기서 끝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사진을 좀 더 꼼꼼히 찍어보도록 하겠다.
그럼 다음 후기를 기약하며 첫 자유여행의 두근거림을 마무리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