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삼원정(미딩)

벌써 방벳 생활도 8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하지만 여전히 제 단점 중 하나는 현지 음식을 잘 즐기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잘 먹는 게 쌀국수와 반미 정도라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멀리까지 가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땐 한식당을 찾아보게 됩니다.
주로 혼자 여행하다 보니 대부분 혼밥이 되곤 하는데요, 이전에 방벳에서 방문했던 한식당 중 한 곳이 인상 깊어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그곳은 바로 삼원정이라는 한식당입니다.
이 식당은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가 편하고, 제가 방문했을 땐 이른 점심 시간이라 테이블도 한산한 편이었어요. 1인 정식 메뉴가 잘 구성되어 있어서 고민 없이 바로 들어갔죠. 들어서니 현지 직원들과 함께 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더군요.
참고로 저는 고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히 돼지고기를요. 다행히 1인 정식 메뉴 중 불고기가 있어서 바로 주문했답니다.

저는 메뉴에서 오삼불고기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약 1만 5천 원 정도였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아서인지, 의외로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음료수 하나 주문하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어요. 식사 중에는 근처에 있던 한인 주부들이 두세 명 들어오더군요.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아줌마들의 대화 소리가 묘하게 한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습니다.

오삼불고기의 맛이 정말 좋았어요.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해서 결국 두 공기를 먹었더니 배가 좀 불렀습니다. 하지만 옆에 함께 나왔던 찌개는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웠어요. 특히 제가 전라도식 입맛이라 그런지, 간이 조금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여기가 베트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1인 정식을 기준으로 퀄리티를 따지면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 식당이 기억에 남습니다. 메뉴에는 갈비나 다른 음식들도 다양하게 있어서 모임 장소로도 적합할 것 같더라고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공간이 깔끔했고, 특히 꽁까이 근처에서 만남의 장소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후기로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