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필리핀

눈만 감으면

쏙쏙타요
2024.05.20 추천 0 조회수 355 댓글 0

천장을 가득 메운 연기 사이로 이리저리 길을 잃은 레이저 불빛들 아래서 더 빛나는 그녀를 보며, 빨간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노래를 듣습니다.

"우닛 나요이 난디 또 나 이까우, 이까우 앙 빠기빅 나 비니까이..."

바람막이를 입고 있어도 온몸을 차갑게 만드는 거센 에어컨 바람이 직격으로 오는 자리지만, 그녀가 노래하며 꼭 잡아주는 손만은 따뜻합니다.

노래 가사를 보며 부르다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촉촉한 눈빛으로 저를 보며 부를 때, 참 이 나이에도 부끄러워 입술이 묘하게 쪼그라듭니다.

그리고 가사를 보기 위해 천장 가까이 위치한 TV 쪽으로 몸을 돌릴 때, 잡고 있던 손은 자연스레 그녀의 힙 위로 올라갑니다. 모양새로 봐서는 꽤나 빵빵해서 단단할 것 같았는데, 막상 올라간 손이 전해주는 느낌은 굉장히 말랑말랑한 마시멜로 같습니다.

후렴구 가사는 볼 필요가 없는지, 자연스럽게 제 무릎에 앉아 촉촉한 눈빛으로 저를 더듬으며 제가 마시던 콜라 빨대를 입에 가져가네요.

"삐삐리~~ 쏘 러블리 타임~~ 예이예~~" 깊고 저음의 동굴 목소리로 음악을 담당하는 꾸야가 마이크로 끼어들고, 그를 바라보면 홀 내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립니다.

업소 문 곁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피싱하며 대기 타는 ㅂㅂㅇ들도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쳐줍니다. "키스하라고! 사랑하라고!"

주거니 받거니 1곡 혹은 2곡씩 종이에 적어 그녀와 경쟁하듯 부르다 보면, 침대에서 나누는 교감 이상의 무언가를 홀 내 무선 마이크를 잡고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콩깍지라면 눈에 좀 씌어놔도 되겠죠?
휴지의민족1.com

댓글 0

자유게시판

전체 필리핀 태국 베트남 그외
필리핀 마닐라에서..
+1
즛토다이스키
8시간전 조회 17
베트남 로컬 착석 짬진 갓성비네요
+6
응디머니
2025.05.17 조회 87
베트남 하노이 경유 1일차
+6
매니퍼키아우
2025.05.17 조회 50
베트남 하노이 여행기 [1편]
+13
어니구미
2025.05.15 조회 156
베트남 호치민 District K 후기
+8
먼제
2025.05.15 조회 105
1 2 3 4 5
/upload/0d9e17710414401f8aa444f27afb180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