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4월 28일 일대기~! 1부
이번 28일 차 후기는 가볍게, 빠르게 정리해봅니다. 왜냐고요? 별다른 일이 없었거든요. 아니, 사실 크게 한 건 없으니까요.
그녀들(?)을 보내고 나서는 친구들과 함께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연스럽게 오늘의 계획을 짜며 수다가 이어졌죠.
친구1이, "난 오늘 또 볼 거야. 미리 얘기해 뒀어," 하길래, 친구2도 슬며시 끼어들며 "내가 볼까 했는데, 너 오늘 하루 쉰다며?"라고 덧붙이며 상황 점검에 나섭니다.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제가, "왁싱이나 하고 오지 그래,"라고 툭 내뱉고 나니 친구1이 제안합니다. "그럼 밥 먹고 ㅂㄱㅁ 갔다가 왁싱 갈래?" 그러다 결국 "저녁까지 푹 쉬자"는 결론으로 마무리되었죠.
그래서 저 혼자 3군 통일궁 근처의 자주 가던 스테이크집을 찾았습니다. 한 번 이곳에 들어가면 제대로 먹어야죠. 음료부터 고기, 파스타, 볶음밥까지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한 최대한 주문했습니다.

특히 이곳의 반미는 전지분유를 썼는지 굉장히 부드럽더라고요. 결과적으로 32만 동 정도를 내고 배를 꽉 채웠습니다. 그나저나 식사 중 나온 친구2의 한마디가 참 웃기더군요. "애들 있을 땐 잘 먹으면서, 우리끼리는 이러는 거 아니냐?" 그러자 친구1이 웃으며 말했죠. "아니야,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냐? 진짜 괜찮고 맛있다니까."
이후 예약도 요청하고, 시간도 적당히 때우려고 근처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쉬다가 약속된 시간에 맞춰 입장했죠.
그렇게 첫 타임. 그런데 희망 후보 번호에는 단 한 명뿐이라 좀 고민되더군요. 친구1은 와꾸(?) 좋은 친구로 픽했고, 저는 그냥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대충 찍었습니다. 그리고 입장. 다행히도, 순박한 웃음이 매력적인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90분 동안 밀도 높게 시간을 보내며 제대로 때도 밀어보고 만족스러운 마무리로 하루를 장식했습니다.

숙소에 모여 복작복작 떠들다 보니 어느새 분위기가 묘하게 흐른다. 그런데 막상 와꾸를 선택한 친구의 표정이 영 시원찮다.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친구2가 이를 두고 한마디한다.
"야, 원래 마사지하러 갈 땐 외모만 보고 픽하는 거 아니야. 다 장기로 먹고사는 법이 있거든. 이쁜 애들은 얼굴 자체가 필살기인 거고."
그러자 친구1이 넘어가며 화제를 돌린다.
"그래, 그건 그렇고, 내일은 어떻게 할래?"
친구2는 잠시 고민하다 답한다.
"오늘 포함해서 이틀 본 거면 됐지 않냐? 좋았어도 이틀이면 충분이잖아."
친구1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내일은 완전히 새로운 이들을 만나볼까? 오늘은 숙소로 그쪽 부르자. 그리고 너도 안 바쁘면 같이 저녁이나 먹자."
이때 나방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자리를 뜬다.
"일단 나는 벌이나 좀 잡으러 간다. 있다가 연락할게."
그들이 각자 할 일을 정리하기도 전에 주선자로부터 연락이 온다.
"오빠, 어제 만난 애들이 오늘 또 만나고 싶대. 어떻게 할 거야?"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비롯된다. 아침부터 재잘거리는 메시지 알림이 빈 거실에 울려 퍼진다. "애들은 빈홈으로 가면 될 거 같아. 그리고 내일 만날 친구 있나?" 그저 담담하지만 하루를 여는 문장이다. 그렇게 하루의 일정은 서서히 모습을 갖춰간다.
몇몇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뜬금없이 "외화를 벌러 떠납니다"라는 다짐이 날아온다. 훗날 되돌아보면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자리에 앉아 진지하게 시작해보지만, 현실적인 난관 앞에서는 집중이 쉽지 않다. 그 사이 친구들에게서 사진 두 장이 도착한다. "넌 선택했어?"라며 압박 비슷한 메시지가 따라붙는다. 여유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탓하며 뒤늦게 사진을 들여다본다.
눈에 띄는 얼굴 하나,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들의 익숙한 반응. "넌 그렇지. 이제 네 취향을 99%는 알겠어."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내는 대화가 이어지고, 다시 반복되는 하루의 준비가 시작된다. 오늘은 휴식하기로 한 날. 작은 사치를 누려보기 위해 근처 왁싱샵으로 발길을 옮긴다. 지갑은 가벼워졌지만, 마음의 여유만큼은 차오른 느낌이다.
왁싱샵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니, 방 안에는 이미 의욕을 잃고 바닥을 차지한 2명의 친구들이 있다. "오늘 저녁 어디서 먹을까?" 나른한 분위기 속 나지막한 질문이 흘러나온다. "그냥 집에서 먹자. 시끄럽게 떠들 것도 없고, 얘기나 하다가 자자." 어디 나갈 힘도 없는데 더할 나위 없는 제안이다. 결국 오늘은 조용히 흘러가기로 결정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