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평범할지도 이별의 밤

자는 그녀를 두고 호텔 1층에서 커피와 함께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냈다.
회사와 이런 저런 통화를 마치고 방에 돌아가니 그녀는 깨어 있었다.
"오늘 몇 시에 갈 거야?"
"나 하루 더 있을래, 괜찮지?"
"상관없어, 난 저녁에 약속 있어."
"누구랑?"
"친구들과 저녁도 먹고 클럽도 가고 아고고도 가야 해."
"그래, 그럼 놀다 와. 난 호텔에서 수영도 좀 하고 쉴게."
"그래도 괜찮겠어?"
"다른 여자랑 노는 거 아니잖아. 대신 일찍 들어와."
"알았어."
그렇게 그녀와 점심을 먹고 마사지도 받고 쉬다가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준비를 하고 나왔다.
그녀를 혼자 두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하루 더 있겠다는 그녀를 보냈다.
아는 동생이 아고고는 처음이라 해서 7~8군데 아고고를 돌아다니며 구경시켜 주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어서 보스 테이블도 두 개나 잡아 합쳐 버렸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시간이 너무 흘렀다. 12시...
"나 조금 늦을 것 같아."
"OK"
그렇게 나는 동생 파트너를 맞춰주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고, 1시 30분경 동생의 파트너를 맞춰주고 클럽을 나왔다.
그리고 호텔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서 그녀에게 말했다.
"늦어서 미안해."
"..."
"늦어서 미안해~~"
갑자기 그녀는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왜 그래? 어디 가려고?"
"나 그냥 갈래."
"이 시간에 어디 갈 건데?"
"상관하지 마."
그러면서 짐을 싸길래 그냥 지켜보았다.
말리지 않고 구경만 하니 내가 사준 옷이며 비키니며 나한테 집어 던지는 그녀.
그걸 다 주워서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더니 그걸 낼름 집어서 화장실 변기 속에 넣어버렸다.
나도 갑자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짐 빨리 싸서 나가줘."
"걱정 마."
그리고 테이핑할 때 쓰는 가위를 꺼내 그녀가 변기통에 넣은 옷을 하나둘씩 잘라버렸다.
"뭐 하는 거야! 내 거잖아!!"
"아니, 내가 사준 거고 네가 버렸으니 이왕 버릴 거 잘라 버리는 거야."
그녀는 날 말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밀어내며 나머지 옷도 다 잘라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짐을 챙겨 나가버렸다.
막상 나가더니 갈 곳이 없었는지 연신 라인만 보내더라.
그런 그녀에게 "딱 한마디만 해 '미안해' 그러면 됨."이라고 했다.
끝까지 미안하단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고 그녀는 떠났지만 바로 운전해서 방콕으로 갔는지 어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연락이 왔다.

그녀는 어제 일을 되풀이하며 이야기했고,
나는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아 그만하자고 했다.
그 이후로도 그녀는 계속 라인을 보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온 마지막 연락, 다시 승무원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마지막으로 답장을 해줬다.
"고마워, 늦었지만 그날 미안해."
이제 와서 사과한들 마음은 떠났기에 더 이상 답장하지 않았다.
그냥 가기로 한 날 갔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내가 그냥 참고 달래줬더라면 어땠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혼자 두고 나간 내가 잘못한 것이었다...
안녕! 너의 꿈을 응원하고 꼭 이루길 바란다! ^^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